Shugborough Inscription
1. 소개
파일:셔그보로 비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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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태포드셔(Staffordshire) 지방의 셔그보로 홀(Shugborough hall)에 위치한 목자의 기념비(Shepherd's monument)에 새겨진 비문으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풀리지 않은 암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문제의 기념비는 18세기의 것으로,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의 작품 《The Shepherds of Arcadia》 가 조각된 아래쪽에 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알파벳들이 나열되어 새겨져 있다. 작품의 상단에는 대머리의 웃는 남성의 얼굴과 염소 뿔이 난 남성의 얼굴의 두 가지가 조각되어 있다. 이 기념비는 토머스 앤슨(Thomas Anson)의 의뢰를 받아 페터 셰마커스(Peter Scheemakers)가 조각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짤막한 알파벳 10개가 대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싶기도 하겠지만 의외로 찰스 다윈이나 찰스 디킨스 같은 쟁쟁한 인물들이 한 번씩 손대보고 좌절했던 적이 있는 유명한 암호다.
2. 가설
워낙 유명하다 보니 가설들도 다양하게 나왔다. 그러나 아직 어느 것도 이거다 싶은 해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셔그보로 홀의 관리인들은 일주일에도 5~6명씩은 자신이 이 암호를 풀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연락을 받곤 한다고. 그래서 이제는 누가 새로운 해석을 내밀어도 다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어느 정도 해탈한 듯.크게 나누자면 이 가설은 이합체시(acrostic)[1]의 일종이라는 주장과 이합체시와는 무관한 주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제시된 가설들은 영어 위키백과 문서의 설명을 참고하였으니 자세한 내용은 그쪽을 열람할 것.
2.1. 이합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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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mae Uxoris Optimae Sororis Viduus Amantissimus Vovit Virtutibus
사망한 아내에 대한 헌사를 라틴어로 적은 뒤 이를 이합체시의 형태로 축약했다는 주장. 그 의미는 "아내들 중의 최고, 자매들 중의 최고, 가장 헌신적인 홀아비가 그대의 미덕에 바치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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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tor Ut Omnia Sunt Vanitas Ait Vanitas Vanitatum
성경의 전도서 12장 8절에 나오는 구절을 라틴어로 적은 뒤 이합체시로 축약했다는 주장. 그 의미는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또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공동 번역)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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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o Ut Omnes Sequantur Viam Ad Veram Vitam
성경의 요한복음 14장 6절에 나오는 구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공동 번역)에 대한 응답으로서의 기도를 라틴어로 적은 뒤 이합체시로 축약했다는 주장. 그 의미는 "나는 모든 사람들이 진실된 생명의 길을 따르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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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Your Own Sweet Vale, Alicia, Vanishes Vanity
"앨리시아" 라는 인물을 위해 영어로 적힌 사랑의 메시지를 이합체시로 축약했다는 주장. 단 여기서는 U 대신 Y가 들어갔고 이와 관련하여 교차검증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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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reave United with Overley and Shugborough, Viscount Anson Venables Vernon
19세기 셔그보로 지역의 주민들의 이름들을 영어로 적고 나서 이합체시로 축약했다는 주장.
2.2. 다른 설명들
- 아래쪽의 D M은 로마의 무덤에서 흔히 "음영 전용"(Dis Manibus; Dedicated to the shades)의 의미로 자주 새겨지곤 했던 그 D M과도 같은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이 기념비는 로마의 영향을 받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 8글자 알파벳은 특정 인물의 이름에 대응하는 알파벳을 숨겨 놓는 고도의 암호일 수 있다. 이 관점에 입각하여 제시된 이름 후보 중 하나는 "마그달렌"(Magdalen)이 있다.
- 8글자 알파벳은 보물섬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숨기고 있는 힌트일 수 있다. 실제로 이 기념비의 비용을 지불한 조지 앤슨(George Anson)은 해군 장교로서 여러 위도와 경도에 관련된 암호를 작성하는 일을 했다는 사실이 근거가 되고 있다. 한편 일부는 알파벳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숫자로 환산하면 2810이 된다고 하면서 이는 오크 섬의 보물, 소위 "머니 피트"(Money Pit)까지의 거리에 대응된다고 보기도 한다. 보물섬 가설도 그럴듯하긴 하지만 머니 피트와 연관짓는 설명은 정보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 작품의 저자인 니콜라 푸생은 시온 수도회(Priory of Sion) 회원이었으며 이 비문이 성배(the Holy Grail)와의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2004년에 셔그보로 부동산의 책임자인 리처드 캠프(Richard Kemp)는 이와 관련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하여 부호를 풀면 "Jesus H Defy" 라는 단어가 나오고 이를 통해 예수의 육적 혈통이 보존되어 왔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이제는 한바탕 지나간 떡밥 취급을 받는 듯.
3. 관련 문서
[1]
시를 쓸 때 각 구의 첫 알파벳들을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속뜻을 만들어내는 기법을 말한다. 이합체시의 가장 대표적이고 가장 유명한 사례는 다름아닌
기독교 전통에서 물고기 그림과 함께 쓰이는
익투스(ΙΧΘΥΣ). 각각을 풀면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원자"라는 뜻이 만들어진다. 대한민국에서는
우리민족끼리 테러 사건,
이승만 시 공모전 세로드립 사건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