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새벽 거리에서(夜明けの街で)[1].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소설(2007)과 그것을 원작으로 한 일본 영화(2011). 제목은 일본의 밴드 사잔 올 스타즈의 히트곡인 'LOVE AFFAIR ~秘密のデート~'의 첫소절이다. 불륜을 노래한 가사의 내용과 무대(요코하마)를 그대로 살리고 미스테리 요소를 가미하여 소설로 만든 작품. 극장판도 요코하마를 무대로 촬영되었다. 극장판의 주인공들은 후카다 쿄코와 기시타니 고로.2. 상세
“이것은 지옥이다. 감미로운 지옥. 여기서 도망치려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속의 악마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 일본 문학의 아이콘,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7년 발간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사랑과 살인 두 개의 큰 축으로 굴러간다. 책의 전반부는 주인공 와타나베가 비정규직 여사원으로 새로 온 아키하에게 빠져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 용의자 X의 헌신』『 비밀』 등에서 보이는 지고지순한 사랑, 또 하나는 『 백야행』 『 환야』 『 다잉 아이』 등에서 볼 수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 여성에게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어 파멸을 향해 치닫는 사랑이다. 『새벽 거리에서』에서의 사랑은 전형적인 후자의 사랑이다.
본격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사회파에 가까운 작품으로, 미스테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작다. 마지막 반전도 이중반전 없이 단순한 구조이다.
3. 등장인물
- 와타나베 : 주인공. 화자. 40대를 앞 둔 중년의 전기회사 주임으로 평소에는 무생물로 여겨질 만큼 무감각한 아저씨이지만, 우연히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아키하와 엮이면서 치명적인 불륜에 빠져든다.
- 유미코 : 와타나베의 아내. 전형적인 현모양처.
- 소노미 : 와타나베와 유미코의 딸.
- 니카니시 아키하 : 와타나베가 일하는 직장에 입사한 비정규직 사원. 15년전 일어난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이지만 증거불충분으로 입건되지 못했다. 살인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비밀의 여인으로, 와타나베와 불륜 관계에 빠져든다.
- 신타니 : 와타나베의 친구. 불륜 선배로 와타나베에게 불륜에 관해 여러가지 경고를 해준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짧은 번외편이 그의 이야기.
- 구로사와 : 와타나베와 어울리는 친구 중 한명.
- 후루사키 : 와타나베와 어울리는 친구 중 한명.
- 아시하라 : 가나가와 현경 수사 1과 소속의 형사. 아키하를 쫓고 있다.
- 혼조 레이코 : 15년 전 아키하의 집에서 죽은 여성. 아키하의 아버지의 비서.
- 혼조 마키코 : 레이코의 여동생.
4. 줄거리
주인공 와타나베는 흠잡을 데 없는 현모양처인 아내 유미코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 소노미와 함께 살아가는 41세의 가장이자 평범한 샐러리맨. 어느 날 그의 회사에 ‘아키하’라는 이름의 젊은 비정규직 여사원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그녀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던 와타나베는 어느 금요일 저녁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들른 야구 연습장에서 처절한 표정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그녀와 마주치고 그녀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다. 그날 벌어진 우연한 사건으로 며칠 뒤 회사 밖에서 아키하와 둘만의 만남을 가진 와타나베는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한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알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든다. 그러한 감정이 일시적인 현상일 거라고 스스로를 안심시키지만 얼마 후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고 만남이 거듭될수록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평소 불륜을 저지르는 놈만큼 멍청이는 없다고 생각했던 와타나베는 결국 그녀와의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이후 둘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이 깊어져 간다.그러던 어느 날, 아키하는 15년 전 자신이 고등학생일 때 집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대해 와타나베에게 이야기한다. 아버지의 비서로 있던 혼조 레이코라는 여성이 아키하의 집 거실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되었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이 다름 아닌 아키하 자신이라는 것.
그리고 얼마 후 와타나베는 자신을 좇아온 형사와 혼조 레이코의 여동생에 의해 아키하가 그 살인 사건의 용의자이며 사건의 공소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5. 스포일러
혼조 레이코는 자살했던 것이고, 아키하도 살인자가 아니었다.
아키하는 혼조의 유서를 통해 아버지와 이모가 불륜을 저질렀으며, 그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와 혼조 레이코가 자살했다는 것을 알았다. 충격을 받은 아키하는 유서를 숨기고 자신도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복용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와 이모는 아키하가 혼조를 죽인 것으로 착각하고 위장 공작을 펼쳐 사건을 강도살인 사건으로 만들었다.
분노한 아키하는 두 사람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공소시효가 끝날 때까지 침묵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사건으로부터 15년이 지나고[2] 공소시효가 끝나는 날, 아키하는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저택에 아버지와 이모, 와타나베를 불러모아 진상을 밝힌다.
반쯤 넋이 빠진 두 사람을 내버려두고 아키하는 와타나베에게 또 다른 진실을 이야기한다. 아키하는 둘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기 위해 자신이 불륜을 하는 모습을 이들에게 보여주기로 마음먹었고, 때마침 적당한 유부남이 그물망에 걸리면서 와타나베와 잠깐 즐기는 척 연기했던 것 뿐,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었을 뿐만 아니라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와타나베의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더불어 불륜에 대한 혐오감만 심해져갔다는 것.
이야기가 끝난 직후 아키하는 와타나베에게 이별을 통보하는데, 떠나기 직전 '누구라도 상관없었다는 말은 거짓말이며 상대가 당신이라 좋았다'는 말을 남긴 후 완전히 떠나간다.[3] 와타나베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집에서 아내 유미코가 망가뜨린 인형들과 단 하나 부서지지 않은 인형[4]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되고, 아내 유미코가 진작에 자신의 불륜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걸 눈치채고는,[5] 씁쓸한 감정을 가지고 침실로 들어간다.
[1]
원 어휘에 좀 더 가깝게 번역을 하자면 '동이 트는 거리에서'
[2]
이 소설이 출판되었을 때는 아직 살인죄의 공소시효가 15년이었다. 현재는 폐지. 한국도 마찬가지다.
[3]
비정규직이었던 아키하는 이로부터 얼마 전 계약이 만료되며 와타나베의 회사를 떠났으므로, 더 이상 두 사람이 마주칠 일은 없다.
[4]
크리스마스 때 장식으로 썼던 것인데, 아키하와 헤어진 날은 3월 중순이다. 즉, 적어도 그때부터...참고로 인형이 망가진 개수는 와타나베가 아키하와 본격적으로 깊어진 이후의 불륜을 즐기러 나간 횟수와 일치한다. 즉,
마지막 하나마저 부서졌었다면....
[5]
영화판에선 아키하와 헤어진 다음날, 유미코가 말로만 안 할 뿐 싸늘하게 노려보는 표정으로 더 노골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