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무단횡단을 하면서 정작 살펴봐야 할 곳은 보지 않고 앞이나 반대편으로 보면서 가거나, 스마트폰 화면만 쳐다보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보'행자를 고'라니'에 빗대어 표현하는 비어(鄙語)이다.보라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단횡단을 하는 주제에 자동차를 고려하지 않고 태연하게 길을 건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일반적인 의미의 교통사고 피해 보행자는 물론, 설령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주위를 살피거나 운전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경우에는 보라니라고 부르지 않는다.
2. 어원
2015년 7월경 디시인사이드 (구)주식 갤러리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2015년 7월 1일 오후 10시 쯤 (구)주식 갤러리에 택시에서 하차한 뒤 문을 내리지 않고 가버리거나 무단횡단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영상들이 담긴 '이거 왜이러는거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공교롭게도 영상 속에서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 하나같이 여성이기 때문에 글에는 무개념 여성들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그리고 게시물이 올라온지 약 2시간 정도가 지난 7월 3일 오전 12시 10분에 한 유저가 "보라니 년들"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 단어는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당 글에서 보라니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보'가 ' 보지'인지 '보행자'인지 따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게시물의 내용이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아무래도 보슬아치처럼 보지와 고라니를 합성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보라니라는 표현이 탄생은 했어도 널리 퍼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5년 7월 9일에 일베저장소에서 한 유저가 이 말을 사용했지만 별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약 2주 정도가 지난 7월 13일 오후 7시 40분에 '보라니 특징.swf'이라는 제목의 글이 (구)주식 갤러리 개념글에 올라가면서 몇몇 사람만 기억하던 단어가 본격적으로 일베저장소를 비롯해 인터넷 전반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해당 글에는 단체로 줄지어서 무단횡단을 하는 여성 무리와 부주의로 인하여 교통사고를 당하는 여성(지금은 영상이 삭제되어 볼 수 없음)의 영상이 담겨있었다. 이 게시물을 올린 사람 역시 보라니의 '보'가 '보지'인지 아니면 '보행자'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 또한 게시물의 내용이나 댓글 반응을 보면 보지와 고라니의 합성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무단횡단을 하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사람이 모두 여성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남초 성향이 강하고 각종 비하적인 표현들을 사용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남초 커뮤니티에서 탄생한 단어인 만큼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무개념 여성을 지칭하는 표현이었을지는 몰라도, 시간이 흐르고 단어가 점차 퍼지면서 지금은 무작정 뛰쳐나가는 어린아이, 야간에 술 마시고 비틀거리는 사람, 카트를 끄는 노인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표현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마침 '보행자'의 앞글자에도 '보'가 들어간 탓에, 별 무리없이 보지에서 보행자로 뜻이 바뀌는 것이 가능하였다. 비슷하게 자라니가 자지+ 고라니가 아닌 자전거+고라니인 것과 같다.
즉, 처음에는 보행자가 아니라 보지라는 뜻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앞서 개요에 적혀있는 것처럼 남녀노소 상관 없이 사고를 유발하는 무대뽀 보행자를 비난하는데 사용되는 단어로 변경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단어가 탄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5년 7월 31일 자국이성혐오로 유명한 일베저장소에서조차도 성별에 상관 없이 사고를 유발하는 보행자에게 보라니라는 말을 사용한 흔적이 보이는 등, 의미의 확장이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졌다.
3. 비판
- 보라니라는 표현은 자동차 운전자의 시각에서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보행자를 비난하는 용어이다. 그런데 길이나 무단횡단 개념의 역사적 연원을 생각하면 '길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자동차가 멋대로 점거하고는 보행자의 길 이용을 무단횡단이라는 이름으로 불법화해 횡포를 부린다'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한국의 도로교통법도 이러한 시각에서 보행자에 대한 운전자의 보호 의무를 규정하고, 무단횡단에 대해 보행자 100% 과실이라 판단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이렇게 보행자의 보행권을 중시하는 시각에 따르면, 보라니라는 표현은 자동차 운전자의 의무를 등한시하고 교통약자인 보행자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여지도 있다. 무단횡단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