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13:07:45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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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작성 방법3. 실행

1. 개요

Bucket List

버킷 리스트란 죽기 전에 꼭 한 번 쯤은 해 보고 싶은 것들을 정리한 목록을 의미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소망 목록'이라는 순화어를 제시했다.

어원은 '죽다'라는 의미의 '양동이를 차다(Kick the Bucket)'란 영어 관용어로, 유래는 굉장히 무서운 뜻을 가지고 있다. 목을 매고 죽을 때 양동이 위에 올라가서 목을 밧줄(노끈)에 걸고 양동이를 발로 차서 죽는 것에서 유래했다.[1]

국내에서는 어느 순간 열풍처럼 버킷 리스트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2] 이나 방송 등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은 버킷 리스트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이를 소재로 한 방송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버킷 리스트에 대한 예시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유명한 장소들을 여행하기, 매우 맛있고 비싼 고급 음식 먹어보기, 매우 예쁘고 멋지고 비싼 입어보기, 매우 비싸고 화려한 에서 잠시 살아보기, 매우 비싸고 화려한 를 잠시 몰아보기, 스카이다이빙 해보기 등이 있다.

통상적으로 보면 등의 질병으로 투병하다가, 죽기 전에 여행 등을 목표로 소원을 성취한다는 개념으로도 생각하곤 한다.[3] 다만 어원이나 활용은 어떤 의미에선 살벌했던 단어지만 현재는 그런 절박한 의미가 많이 순화돼서 '특정 기회에 혹은 큰 맘 먹고 해보고 싶은 목록' 정도로 정착되어 쓰이고 있다.

2. 작성 방법

버킷 리스트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버킷 리스트 의미에 얽매여서 '이걸 이뤘다면 당장 죽어도 상관 없다'고 할 정도로 이루기 힘들 것들을 써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미에서 벗어나 그냥 '이루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리스트' 정도로 생각하고 작성하는 것이 좋다.

작성에 있어, 좋은 아이디어란 항상 수많은 이상한 아이디어들 사이에 묻혀 있기에, 그걸 잡으려면 일단 브레인스토밍과 같이 필터링 없이 아이디어들을 적을 필요가 있다.[4] 생각나는 대로 또는 타인의 것을 벤치마킹해서 '새로 나온 마블 ○○ 영화 보기', '집 앞 ○○ 돌고 오기', ' 팬케이크 먹기', '버킷 리스트 100개 쓰기' 등등 당장에도 실천 가능한 것들도 막 쓰다 보면 어느새 점점 뇌가 소원을 떠올리는 데 익숙해지고 가속화한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100개도 어렵던 게 2000개를 넘어서고, 그 사이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잊고 있었던 본인의 진짜 보석 같은 소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소원들을 찾아내 리스트에 적는 것만으로도 이미 버킷 리스트를 쓸데 없이 채운 듯한 소원 1000개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3. 실행

버킷 리스트를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계획을 세우고 도전하여 달성하는 높은 하늘의 별' 같은 걸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냥 집에 퍼지거나 주변을 지나치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하게 하고(슈퍼에 갔을 때 맨날 먹던 맥주 대신 버킷 리스트 속 맥주 골라서 먹기 등), 우연히 달성된 버킷 리스트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출장 때문에 상사랑 방문한 곳이 알고 보니 버킷 리스트 속 명소라 작은 달성감을 느끼는 것 등)에 가깝다. 버킷 리스트가 없었으면, 평소 막연히 하고 싶다 느꼈던 게 달성되었어도 그냥 덤덤하게 지나가거나 주말에 퍼져서 '뭐 해야 되지?'만 생각하다가 그냥 끝나는 것을, 평소 리스트에 적어뒀기에 뭔가 삶에 아주 조금의 목표와 용기를 얻고 평소와 다른 선택에 힘을 더해주는 정도이다. 그러한 작은 용기 덕에 몇 십 년간 집에서 뒹굴며 '꿈은 별과 같은 거야. 늘 쳐다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라는 말만 내뱉던 자신이, 어느새 정신 차려 보니 몇 년만에 유럽도 일주했고 100만 유튜버가 되어 있는 등의 변화가 생기곤 한다.

버킷 리스트를 처음 쓰는 사람들이 겪는 것 중 하나가, 쓸 때는 정말 즐거웠고 이걸 이루면 행복할 거 같다라고 느끼며 썼지만 막상 이루게 되면 그냥 '달성했네?' 정도로 별 느낌이 안 든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발휘된다. 예를 들어 홍콩 여행이라 하면, 이룰 때는 몇 군데 제대로 가보지 못하고 스트레스만 받고 고생한 기억밖에 안 나며, 때로는 홍콩 선착장에 그냥 발 한번 댔다가 한국 돌아온 정도여서 이걸 달성했다고 해야 하나 싶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런 기억들은 잊혀지고 홍콩 여행을 다녀온 것이 추억과 이야깃거리로 남게 되어 삶의 동력원이 되고 또 두 번째 홍콩 여행 및 새로운 여행의 초석이 된다.[5] 그래서 이룰 때는 대충 이루더라도 달성 후 리뷰는 되도록이면 공들여 쓰면 다시 읽으며 돌아볼 때마다 성취감이 몇 십 배로 솟구친다.

버킷 리스트는 군대의 소망 리스트와 유사하다. 군대에서 '먹고 싶은 거, 가고 싶은 거' 등을 적어놨어도 정작 휴가 나와서 몇 개 먹고 즐기고 나면 나머지는 그냥 덤덤해진다. 대신에 군대 간 사이에 몰랐던 새로운 문물에 취해 새로운 소망 리스트가 생겨난다. 버킷 리스트도 그런 식으로 달성해나가면서 중간중간 다른 것들을 소거하고 새로운 걸 채워 넣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을 다 돌겠다는 꿈에 취했다가 몇 군데 다녀온 뒤 해당 소원을 지우고 여행지에서 얻게 된 새로운 소망들을 써 놓거나, 본인이 정말 갖고 싶었던 차를 막상 시승해보고 나서는 부족한 승차감 때문에 해당 계열 차들을 버킷 리스트에서 모조리 지우기도 한다. 버킷 리스트의 주인은 늘 자신이므로 언제든지 리스트는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1] 혹은 죄수들을 사형할 때 목을 맨 상태에서 교도관들이 양동이를 치워버리는데, 이 전에 교도관들이 몸소 죄수들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2] 미국에서도 모건 프리먼 잭 니컬슨이 출연한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유명한 표현이 아니었다. [3] 사실 대한민국에서 이 단어가 유명해진 계기가, 영화 버킷리스트가 죽기 직전 노인이 주인공인 영화라서 그런 것인데, 영미권에선 단순히 일생에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개념이라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도 일상적으로 자주 쓰는 말이다. 주토피아에서 닉이 평상시 해보고 싶었던 기차 경적을 울려보고 "버킷 리스트에서 이건 지워도 되겠네(I can cross that off my bucket list)"라고 하는 식. [4] 머릿 속에 떠오를 때는 이상하고 당혹스러워도 정작 쓰고 보면 '괜찮네?' 싶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그러므로 필터링하지 말고 일단 써두는 게 좋다. 쓰는 게 어렵지, 편집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5] 처음에는 달성 만을 위해서 주로 최단 코스 및 계획으로 다니게 되지만, 두 번째로 가거나 다른 여행지에 가게 되면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와 자신감으로 충분히 즐기고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버킷 리스트가 시들시들해지고 삶의 만사가 퍼질 때, 지금까지 본인이 달성한 버킷 리스트 목록들을 돌아보면 우선 자기 자신에게 감탄하고 그때의 열정이 다시 솟구쳐 삶을 도전하고 싶어진다. 다시 말하지만 버킷 리스트의 진가는 달성 후 시간이 흐를수록 발휘된다. 작성할 때 상상했던 거에 비해 실제 달성 순간에 느끼는 달성감은 한참 부족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상상했던 거를 넘는 만족감을 준다. 늘 현실은 소설보다 기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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