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32:28

무(개념)

1. 개요2. 철학적 고찰
2.1. 아리스토텔레스
3. 현대물리학의 유사 개념4.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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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hingness

1. 개요

'무'란 말 그대로 ' 없음'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2. 철학적 고찰

고대부터 철학에서는 '없다'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다. 가장 중요한 떡밥은 뭐가 있기는 있어야 없다라는 것을 말할 수 있지 않겠느냐. 즉, 有의 상대 개념으로서 無가 아닌, '존재' 그 자체와 같이 자명한 無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존재와 관련된 無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상태의 無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 존재하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관측, 인식, 사유되지 않으며 영향을 끼치지 않는 無와 다를 바 없는 상태 - 발견 이전의 상태
  • 존재하지만 모든 범주와 개념에서 독립되고 순수하여 관측, 인식, 사유될 수 없어 無와 다를 바 없는 상태 - 헤겔의 無
  • 존재하지 않지만 인식이나 사유가 가능하며 그만큼에 이르는 영향력을 지닌 有의 상태 - 인간의 상상력 등
  • 존재와 부재, 有와 無가 동시에 공존하는 중첩상태 - 관측에 따라 한쪽이 결정되는 관측 이전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 ( 슈뢰딩거의 고양이 참조)
  • 어떤 형식과 형상으로든 존재 자체를 허락하지 않으며 오로지 완전하고 온전한 무의 상태

無는 존재의 결핍이다. 모든 無는 有의 부정으로만 정의되고, 감각되고, 암시되는 상대 개념이다. 모순되게 표현하자면 '존재'하는 無는 상대에 따른 無이며 有의 상대 개념으로서 '존재'한다. '존재'하지 않는 無는 절대 無이며 말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의미에 벗어나지 않는 '참 無'와 有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거짓 無'로 나눌 수도 있지만 '참 無'란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결론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말장난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참 無'는 근원에 어긋나지 않고 완전한 것이 될 수 있다.

無에 대한 관찰은 고대부터 현재 철학까지 다양한 철학자들이 견해를 내놓았는데, 플라톤- 헤겔- 하이데거- 사르트르로 그 계보가 이어지며 흥미로운 의견들을 내놓았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캐스트의 '존재와 무(無)' 참고.

2.1.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無에 대한 결론은 "無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걸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 흥미로운데, 일단 "無(nothing)는 존재한다"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無(nothing)이란 존재하는 '무언가'(something)이다. 그렇다면 일단 "nothing = something"으로 가정하는 것이 된다.

여기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nothing)에는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다"이라는 전제를 생각하자. 그 전제가 사실이라면 앞서 "nothing = something"이라고 가정했으므로 무언가(something) 안에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고, 동일한 시공에 공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걸 일반화시킨다면 모든 무언가(all something)는 다른 그 어떤 무언가와 같은 시각, 같은 공간에 공존할 수 있게 되는데,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초의 가정, "無(nothing)는 존재한다"라는 가정은 틀렸다. 그래서 無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귀류법적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중요한 전제인 "아무것도 없는 상태(nothing)에는 무언가(something)가 들어갈 수 있다"에서 문제가 생긴다. 진정한 無라면 그것은 공간조차 없어야 한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른 무언가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전제는 잘못된 전제라는 것이다. 공간 자체가 이미 뭔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므로.

3. 현대물리학의 유사 개념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고대인의 사고를 지녔기 때문에 서로 다른 두 개념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현대과학에서라면 가능하다. 대표하여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란 게 떡하니 있는 보존.

그래도 현대물리학이 보이는 행보를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내린 결론 자체는 일단 썩 틀린 것이라 볼 수는 없다. 같은 개념일 리는 없지만… 그런 류의 것이 여럿 있다. 예컨대 양자역학에서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 또는 '아무런 입자도 없는 상태'를 진공이라고 정의한다. 이것 자체는 쉽게 가능한, 양자역학의 기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기술이다. 그런데 양자장론에서는 관찰자에 따라 서로 다른 관찰자는 다른 관찰자의 진공을 진공이 아니라고 관측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배우고, 결국 '없는 것'도 상대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또는 진공을 만든다 하여도 공간 개념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 등 완전한 무라는 것을 전제하거나 설명하는 이론은 아직 없다. 물리학자 알렉산더 빌렌킨은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비운 뒤 진공상태를 만들어 이를 크기 0으로 압축시켜 無라고 가정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이를 완전한 無라고 할수는 없다. 관념상 물리 법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4. 수수께끼

'보다 우월하고 악마보다 나쁘며 부자에겐 없고 빈민에겐 있는데 사람이 먹으면 죽는 것'의 정답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자신의 소설에서 인용하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사실 이 수수께끼의 정답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지는 "없음"에 더 가깝다. 프랑스어로는 rien, 영어로는 nothing. 라틴어로는 Nemo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다'의 뜻을 나타내면서 대명사로 쓰이는 한국어 단어가 마땅히 없었다. 즉 신보다 우월한건 없음. 악마보다 나쁜건 없음. 부자에게 없는 건 없음. 빈민에게 있는 건 없음. 사람이 먹은 것이 없으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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