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중인 백자 등잔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중인 목제 등경 |
1. 개요
燈盞, 호롱 / Oil lamp기름을 담아 불을 붙일 수 있도록 만든 그릇.
서양에서 파라핀제 양초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밀랍으로 만든 초는 상당히 비쌌기에, 어지간히 부잣집이 아니라면 제사를 지낼 적에만 초를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등잔을 사용했다. 창작물에서 가난한 선비의 스테레오타입이 호롱불 아래서 공부하는 모습인 게 이런 까닭.
2. 역사
등잔이라는 물건 자체가 그릇에 기름을 담고 불 붙인 것이라, 그 기원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초기에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코코넛 껍데기나 조개 껍데기, 오목하게 파인 돌을 등잔 삼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등잔은 중석기 시대인 기원전 10,300-8000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석제 등잔으로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되었다.한국에서도 삼국시대에 온갖 등잔 유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등잔은 앞에 서술한 바와같이 귀했던 초에 비해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가장 보편적인 조명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구한말 서양으로부터 전구가 들어오고, 정전 대비용 마저도 파라핀으로 만든 양초로 대체되게 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3. 종류
3.1. 재질에 따른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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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제 등잔
흙을 구워 만든 등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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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제 등잔
돌로 만든 등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유물이 많다.
3.2. 심지
한지, 솜, 삼으로 짠 실 등을 엮어 만든 심지를 만들어, 기름이 배어들게 한 후 사용하였다. 전통적인 등잔의 기름은 화력이 그렇게 세지 않아서 심지를 그릇가에 비스듬하게 세운 후 사용하였지만, 구한말 이후 석유를 사용한 등잔은 불이 기름에 닿는 순간 전부 연소할 수 있어서 등잔을 호리병처럼 만들고, 뚜껑을 겸하는 심지꽃이를 만들어 사용했다.조도를 높이기 위해서 심지를 두 개 또는 그 이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를 쌍심지라고 한다. 눈에 쌍심지를 킨다는 말이 여기서 유래된 것.
3.3. 기름
기름으로는 참기름, 콩기름, 파마자유를 비롯한 식물성 기름과 동물성 기름, 어유[1] 등을 썼다. 평상시에는 되는대로 썼겠지만 제사 때 불을 켜는 데는 식물성 기름을 애용했다. 1876년에 일본으로부터 석유가 수입된 이후에는 석유도 사용되었다.3.4. 등경
燈檠초를 고정하는 촛대와 비슷하게 등잔을 고정하기 위해 쓰는 물건으로, 유의어로는 등잔걸이가 있다. 등경은 놋, 철, 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졌으며, 모양도 등잔을 올리기 위한 최소 조건만 갖춘 것부터, 온갖 장식을 해둔 것까지 다양하다.
[1]
물고기에서 짜낸 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