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7 15:00:52

대학수학능력시험/사회탐구 영역/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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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상세3. 여담

1. 개요

7차 교육과정 시절에 존재했던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 과목 중 하나.

과목명만 봤을때는 초등학교 바른 생활 중학교 도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전혀 다른 과목이다. 사실상 이데올로기 철학에 가깝다.[1] 그래도 암기량이 크게 많지 않고 어느 정도 친숙한 내용을 다루는데다 내신 교과로도 많이 가르쳐 선택자 수는 많은 축에 속했다. 문항들도 대개 무난하게 나오던 편. 다만 작정하고 어렵게 내면 매우 어렵게 나오던 과목이기도 했다.

7차 교육과정 시절 수능 사회탐구 영역 중 유일하게 두 과목이 합쳐져서 출제되던 영역이었으나[2][3] 2014 수능부터 두 과목으로 분리되었다. 윤리와 사상 이름 그대로 하나의 과목으로 분리되었으며 전통 윤리 부분은 신설된 생활과 윤리가 계승했다.

2. 상세

일단 명목상으로는 '전통 윤리'와 '윤리와 사상'이라는 두 과목을 수능에서는 하나로 통합하여 '윤리'로 출제한다고는 되어 있지만, 윤리와 사상이 사실상 윤리 과목의 전부라 해도 다름이 없을 정도로 전통 윤리의 존재감은 적은데, 7차 초반에는 최대 7문제까지 나왔던 전통 윤리파트는 2008, 2009 수능에서는 2년 연속으로 단 한 문제도 안 나왔으며 그 이후로도 사실상 공기 취급이었다. 이는 워낙에 쉽다 보니 문제를 내봤자 변별력이 없어 내용보다는 변별력을 중시해야 하는 수능의 약점이 여기서 드러난다.[4]

윤리에서 배우는 내용은 동·서양의 사상사, 철학사, 그리고 각 사상들의 특징, 한국 전통 윤리 등이다. 특히 서양 윤리는 외워야 할 것(대표적으로 칸트, 헤겔, 벤담, 롤스 등)도 많은데다 아예 전개 자체를 다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이 특히 어렵다. 동양 윤리나 한국 윤리에서는 특히 이기론 파트가 가장 골치아프다. 하지만 이런 몇몇 파트만 제외하면 상식 수준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가 많으며 사상사 이후 부분에선 롤스만 알고 가도 만점 받는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모의고사고 수능이고 항상 어려웠다. 1등급 컷이 40점 안팎에서 갈릴 때가 일쑤다. 극악을 자랑했던 2009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1등급 컷이 무려 29점까지 내려가고 원점수 46점이 표준점수 100점을 받는 괴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는 하도 살인적이라서, 모든 문제를 다 찍은 놈이 모든 문제를 다 푼 놈보다 점수가 더 잘 나왔다든가, 현직 교사도 40점을 못 넘었느니 하는 각종 도시전설이 당시 있었을 정도였다. 인터넷 강의 사이트들에서도 다른 과목의 해설 강의는 다 올라와도 유독 윤리만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다 까닭이 있다. 가뜩이나 6차 수능[5]에서도 윤리 부분만 유독 쉬웠는데, 7차 수능이 첫 선을 보인 2005학년도 수능에서는 문제를 너무 쉽게 내서 만점자가 응시자 중 11%를 넘어가(정확히는 약 17%), 즉 1등급이 2등급을 먹어버리는 초대형 사고를 냈다. 이 때의 문제는 거의 윤리가 아니라 도덕, 아니 거의 바른 생활 수준. 윤리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탐 과목들이 마찬가지였다. 당시 사탐 11개 선택 과목중 7개 과목의 1등급컷이 50점, 즉 만점이었으며 사회문화 단 한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10과목의 1등급컷은 47점 이상이었다. 즉 2개 이상 틀리면 바로 1등급은 물 건너갔다. 사회문화도 1컷이 46점이기는 했으나 이마저도 46점과 47점 사이에서 표준점수 증발이 일어나 그렇게 된 것이다. 윤리가 그 중에서도 특히 심각했던 것으로, 결국 2~3점짜리 단 한개를 틀려서 3등급, 2점짜리 2개를 틀려서 4등급이라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으며, 이 일이 있은 뒤로 윤리는 어려워졌다.

그런데 문제는 어렵게 출제해도 교과서 내에 있는 내용을 가지고 높여야지 가끔씩 교과서 이외의 내용으로 어렵게 내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는 거다.[6]

그래도 이때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2010학년도 수능은 1등급 컷이 47점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으며 이듬해인 2011학년도 수능에서도 1등급 컷 47을 찍었고 표준점수 또한 낮게 나왔다.

사족을 달자면 사탐 인강 강사들이 가장 사랑하는 과목이라고 한다. 아는 척 할 수 있으니까... 일반사회 강사로 유명한 최진기가 특히 아는 척 엄청 한다.

그리고 사족 하나 더 달자면 사실 윤리에서 설명하는 사상사는 의외로 부실하다. 당장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설 이야기할 때 아주 잠깐 언급되는 게 끝이다.[7] 인식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도 부실해서 칸트가 어떻게 경험론 합리론을 종합했는지 교과서 설명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8] 중국 유학사와 서양 철학사의 중요하고 거대한 부분들이 대거 쑥쑥 빠져있고 한국 윤리에도 자장, 의상, 지눌, 조식, 서경덕, 중상학파 등에 대한 설명이 무더기로 빠져 있다. 그나마 한국 윤리의 경우에는 국사에서 어느 정도 언급되긴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 부족한 편이다.

3. 여담

2007학년도 수능에서 나온 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이황과 이이의 가치관을 구분하는 문제였는데, 정작 교과서에서는 이황의 경/ 이이의 성이라 구분해 두고, 수능에서는 이황, 이이 둘 다 경과 성을 중시했다[9]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 출제위원들의 기준에서는 이것이 학생들이 꼭 알아야 할 필수 요소라고 생각해서 낸 모양인데, 정작 출제된 문제는 학생들의 혼란만 야기했다. 어쨌건 이후에 시험 치는 입장의 사람들은 알아놓는 게 좋다. 이 부분은 7차 시절에는 국사 교과서에서도 사단칠정논변과 함께 짤막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속칭 이기론이라 불리는 이 파트는 실제로도 상당히 복잡한 철학 문제인지라[10] 킬러 문제 역할을 맡으며 3점짜리 문항으로 수능과 모의고사를 가리지 않고 단골로 나오는 파트였다.

서양 윤리는 한국 윤리에 비해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되는 편이며 특히 롤스의 정의론은 한국 윤리 파트의 이기론과 비슷하게 단골로 출제되곤 했다. 다만 내용 이해 자체는 이기론에 비하면 훨씬 쉬운 편. 팁이 있다면 롤스는 공리주의를 부정했으므로[11] 공동선 어쩌구 하는 지문은 무조건 틀렸다고 보면 된다.

[1] 그렇다고 대학에서 배우게 될 철학 또한 윤리와 사상과 비슷하냐면 그렇지도 않은 게 윤리와 사상 교과의 내용은 학문적으로 논란이 많거나 아니면 아예 부정확한 내용을 기재하기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윤리와 사상을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않는게 오히려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더 낫다고도 말하는 실정. 사실 이는 경제, 법과 사회 등도 비슷하게 공유하는 문제점이다. [2] 다만, 후술하겠지만 사실상 7차 초기 시절을 제외하면, 전통 윤리 파트는 들러리 수준이고 거의 윤리와 사상 파트에서만 나왔다. [3] 시민 윤리라는 과목도 있었지만, 수능 범위는 아니었다. 이 과목은 사실상 이과 학생들이 사회과 과목 이수 시간을 채우기 위해 내신에서 가르치던 과목이었다. [4] 끽해봐야 가이아 이론과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기는 했지만 이는 윤리와 사상의 세계 윤리 파트를 공부했다면 전통 윤리를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충분히 풀 수 있으며 사실 내용 자체가 상식 수준으로 쉬운 내용이라 따로 공부를 안 해도 풀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애초에 전통 윤리는 내용 자체가 윤리와 사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5] 6차 수능 당시에는 지금처럼 과목별로 분류를 하지 않고 공통으로 시험을 치렀다. 쉽게 말해 사탐 전 과목을 한꺼번에 봤던 것. [6] 2009년 2학년 모의고사에서는 맹자에 관련된 지문이라고 나온 게 오십보 백보 고사였다. 물론 다들 보기를 보고 맞히긴 했지만... [7] 이는 정치 과목도 마찬가지. [8] 따라서 은근 현직 윤리 교사들도 이 점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교사의 성향에 따라서는 교과서 범위 밖의 자료를 사용해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9] 정확히는 성리학 자체에서 경을 중시했다(거경 궁리)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황이 성을 중시했다는 데 대한 언급은 또 없어서(문제에서는 이이가 경을 중시했다는 내용이 출제되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알 수가 없다. [10] 이기호발이니 기발이승일도니 하는 걸로 교과서나 수능특강에서는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사실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이 될 문제가 아니다. 괜히 이황, 기대승, 이이 같은 당대 석학들이 머리를 싸매며 열띤 토론을 했던 주제가 아니다. [11] 정확히는 공동 이익의 합은 각 개개인의 이익의 합을 대변할 수 없다고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