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프 특수 상황 부서
강습 분서의 지원 전단은 전원이 전투공병이나 야전 의무병 같은 전문가들로 이루어졌다. 본래 강철 팔랑크스는 순수한 공격 전력이다. 허나 파라디소 전역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자 가뜩이나 부족하던
소포텍트들은 각지에 분산되어 더더욱 인원 부족에 시달렸다. 결국 특수 상황 부서는 강철 팔랑크스의 영웅들을 돌볼 새 지원 부대를 창설해야만 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닥틸(Δάκτυλοι, 손가락)이란 금속을 다루는 법을 발견한 초자연적인 존재로, 마술 같은 솜씨의 대장장이이자 치유자라고 한다. 팔랑크스의 닥틸의 경우는 전원이 폭파의 달인이다. 이들의 장기는 폭발물이고, 인류계에서 닥틸만큼 D-차지와 플라스틱 폭탄을 잘 다루는 병력은 극소수뿐이다. 파라디소 전선에서는 그 어디에서나 닥틸들이 다리와 시설을 폭발하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곤 했다.
닥틸도 쓰러진 전우들을 돌보거나 장비들을 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특수상황부서의 소중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건 그저 적의 사격이 쏟아지는 아래에서도 자기 임무를 완수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닥틸이 진정 빛나는 시간은 전장 한가운데에서 긴급 수술을 시행하거나 통제된 폭파 작업을 수행하는 것처럼 그 기량을 뽐낼 때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극한 상황의 구조 작업이나 건물 하나를 통째로 폭탄으로 날려 버려야 할 상황에 마주한 때라면 닥틸처럼 날랜 손가락과 정확한 움직임, 그리고 완벽한 집중력만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