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25 20:05:04

낙하하는 저녁

1. 개요2. 줄거리3. 인명 고의 오역

1. 개요

에쿠니 가오리 1996년 소설. 국내에서는 김난주가 번역하고 소담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2. 줄거리

15개월에 걸쳐 사랑하는 남자 다케오를 천천히 떠나보내는 여자 리카의 이야기… 노을이 진 저녁 시간, 이성이 고개를 숙이고 청명한 감성이 눈뜬 시간 속에서 사랑을 뺏은 여자와 뺏긴 여자 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 사랑, 그 이후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쉽게 말해서 완전히 네토라레물이다.

여주인공 리카가 자신의 남자를 빼앗아간 여자 하나코와 무려 15개월 동안 동거하는 이야기. '내 애인을 NTR한 여자가 갑자기 우리집에 찾아와서 같이 살자고 부탁한다'는 아스트랄한 상황 설정이 압권. 왜인지 막장계의 대모 임 작가 이 드라마가 연상된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받아들인 리카라는 여자도 이해 불가능이지만……. 상황은 이와 같이 막장의 극을 달리지만 에쿠니 가오리 소설답게 그냥 조용하게 물 흐르듯이 잔잔한 일상을 유지하다가 끝난다.

3. 인명 고의 오역

리카의 옛 애인 다케오의 원래 이름은 '겐고'였으나 번역가 김난주가 자기 멋대로 '다케오'로 바꿔버렸다. 아예 캐릭터 이미지상 다케오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 일부러 바꿨다고 역자 후기에 당당히 밝혔다. 이 사건은 번역계에 손꼽히는 황당 사건 중 하나.

이하 문제의 역자 후기. #
남자 주인공의 원래 이름은 다케오가 아니라 겐고입니다.
번역 작업을 하면서 이 한자를 줄곧 다케오라고 읽었고, 겐고라고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다케오란 이름으로 인물의 이미지가 굳어버려 그 이름이 어색하고 생소하기만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았지만, 건장하고 저돌적이며 또 사랑에 고뇌하는 남성의 이미지에는 소박하고 수줍을 잘 타는 시골 청년이 연상되는 겐고라는 이름보다 다케오란 이름이 더 어울릴 듯 하여 굳이 오류를 범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독자가 일본 이름의 이미지를 어떻게 안다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다케오/겐고의 원어는 健吾인데, 健吾는 DQN네임이 아닌 이상 たけお로 못 읽는다. 吾의 일본어 음독은 ゴ이며, 남성 이름의 마지막 글자로 쓰일 때도 일반적으로 ご로 읽힌다. '다케오'는 健의 훈독[1] たけ + 吾의 한국 한자음 '오'의 조합으로 봐야 한다. 차라리 잘못 읽은 것이었으면 '실수'로 치부할 수 있지만 실수를 깨닫고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고 맘대로 개명한 것이다.[2]

2017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도 '다케오'는 여전히 유지되어 있다. # 여전히 표기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자세를 유지 중. 아래는 책 소개문 중 해당 내용의 인용이다.
번역가 김난주는 개정판 작업을 위해 원문 전체를 다시 살피고 번역 문장을 시대 흐름에 맞게 다듬었다. 그는 "이 책의 초판을 번역할 당시보다 나이가 좀 더 든 지금, 리카와 다케오와 하나코 이야기가 참 다르게 와닿았다"면서 "다시 읽으니 새삼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거듭 말했다. 소담출판사 편집부 또한 "독자들에게 꼭 다시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면서 "리카에게도, 다케오에게도, 하나코에게도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 마치 다른 소설을 읽는 듯 놀랍도록 새로운 인상이다"라고 소개했다.


[1] 이 한자의 훈독은 すこやか라서 정확히는 훈독도 아니다. 이걸 たけ라고 읽는 경우는 인명용 밖에 없다. 사람 이름으로 쓰이는 한자는 일반적으로 아는 발음 외에도 수만가지 방법으로 다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적혀있는 기본적인 음독, 훈독 이외의 발음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2] 중국 소설 <빨간 기와>도 한국판에서 일부 등장인물 이름이 개명되긴 했지만, 인명들을 한자를 한국식으로 읽은 방식으로 표기하며 어색해지거나(숫자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사백삼->서백삼) 발음이 힘든 것을(도훼->도희) 원작자의 허락을 얻어 바꾼 것이니 경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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