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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무라야마 준지
村山順智배우: 장의돈연기/정무성·진대연목소리
기순애의 정체는 '무라야마 준지'라는 일본인 음양사였다. 본작의 반전 요소다. 처음 박근현이 친일파임이 드러나자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기순애라는 조선인 승려가 친일파 박근현을 사후 처벌하기 위해 일부러 악지에 묫자리를 잡아준 것이라고 예상하게 된다. 작중에서 김상덕 역시도 그랬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지용의 고모이자 박근현의 딸인 박정자의 술회를 통해 일본인임이 밝혀지면서 스토리는 순식간에 예상을 벗어나게 된다. 기순애라는 이름은 여우의 일본어 단어인 ' 키츠네'를[4]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도 직접 "그렇다. 일제 때 우리나라 문헌에도 여우를 기순애라고 표현한 것들이 있다.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라며 인정했다.[A]
무라야마 준지는 일제강점기 시절 당대 최고의 음양사였는데, 여우를 모시는 신사 출신이라 '여우'라는 이명으로 불렸다고 한다.[6] '키츠네'라는 일본어 발음을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순애'라고 부른 것 같다. 박씨 일가의 사진에서 맨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다. 흰 속대를 입고 관모를 쓴 차림에다 또한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하고 눈썹을 민 후 이마에 히키마유 분장을 하여 이치조 산미를 닮은 상당히 교활하면서도 섬뜩한 인상을 하고 있다.[7] 화림의 스승이 그를 만났던 적이 있는데 음기가 어찌나 강한지 분명 사람이 아니라 여우 새끼일 거라고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인상과 별명에 걸맞게 치밀하고 교활했다. 한반도 백두대간 정기의 척추를 끊는 주술을 걸기 위해 신사에 잘 모셔져 있던 일본 전국시대 다이묘 무장의 참수된 유해를 남산신궁에 모신다고 속이고 조선으로 옮겨와, 머리 없는 목을 통해 시체 속에 불탔던 검을 쑤셔 넣은 뒤 오니로 만들고,[8] 장지의 경위도를 써 넣어 풀려나지 못하도록 봉인했다. 그리고 그의 관을 특정 지점에 세로로 묻으며 인간 쇠말뚝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이후 그들이 조선 곳곳에 한반도의 정기를 끊으려고 박아 놓은 쇠말뚝을 당시 '철혈단'이라는 조선인 항일 운동 그룹이 제거하며 암약하자, 당시 최고위층이었던 친일파 박근현의 묘를 다이묘 오니와 첩장시킴으로써 이곳만큼은 절대 접근하지 못하도록 은닉했다. 즉 본작의 진정한 흑막이자 만악의 근원으로, 목적을 위해 두 인물을 속이며 산 사람과 망자를 도구로만 이용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작중에서 끔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두 악역 모두 따지고 보면 이 작자가 벌인 일로 인해 죽었음에도 편히 쉬지 못하고 괴로워하게 된 피해자에 불과할 정도다.
영화에서는 언급이나 기록, 환영으로만 짧게 나올 뿐 직접적인 등장은 없다. 하지만 짧은 등장으로도 임팩트가 상당했으며 마치 전작 사바하의 풍사 김제석처럼 여전히 늙지도 죽지도 않고 살아 있을 것만 같은 기묘함을 자아낸 탓에 더 비중 있게 등장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하거나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속편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반응도 많다.[9][10]
감독이 말하길 이 영화의 빌런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순간 나쁜 편과 좋은 편이 생기는데, 그 순간 영화의 ‘로직’이 깨진다고 보고 우리 땅에 있는 나쁜 것에 집중하여 그것의 부연 설명으로 잠깐 나온 단어가 음양사였다. 음양사가 두드러지면 나쁜 놈과 착한 놈이 나뉘게 되니 우리 땅에 박혀 있는 이물질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고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으며 이야기에 좋지 않은 이데올로기가 담기는 것이 불편해서 빌런을 최대한 쓸 수 있을 만큼만 썼다고 한다. 여담으로 만화 음양사가 인생 만화책이라고.
작중에서 화림의 스승이 무라야마를 생전에 만나봤을 때, 제자들에게 무라야마의 음기가 너무 강해서 "이놈은 사람이 아니라 여우새끼다"라고 묘사했다는 장면이 있는지라, 이를 토대로 이 인물이 애초에 사람이 아닌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 요괴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다. 그러나 무라야마 준지 역을 맡은 장의돈이 인스타그램에서 팬의 질문 댓글에 "사람입니다~" 라고 답변을 달았기 때문에 둔갑 여우는 아닌 것으로 확정.
모티브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의뢰를 받아 조선의 풍속을 조사했던 학자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0세기 중후반에 활동한 일본 헤이안 시대의 대표적인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를 모티브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우의 자식이라느니 여우의 혼혈이라느니 하는 해당 음양사의 설정이 있는지라 파묘를 했던 산에서 여우가 돌아다니는 모습과도 맞아 떨어진다.
최종보스인 오니가 가짜광기라면 무라야마 준지는 진짜광기라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무라야마가 한 짓은 같은 일본인이라도 경악할 만한 짓인데,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웬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무당이 높으신 분에게 사주받아 일본 기운을 없애겠답시고 계백이나 최영 같은 위인으로 섬겨지는 장군의 위패에다 사기를 치고, 사당을 파헤쳐 유해를 저주물로 만들어선 일본 땅에 박아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상대 국가에 대한 감정이 어지간히 안 좋은 사람조차도 정상인이라면 당연히 "그거 니네 나라 위인 아니냐? 그런 사람을 고인능욕하다니 미쳤냐?"하고 반문할 만하다.
[1]
보국사가 있는 곳을 가리키는 표지판과 절의 문양에 풍수지리를 나타내는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곳을 홀로 돌보고 있는 보국사 보살에 의하면 원봉도 풍수지리에 밝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2]
넷플릭스 자막에서는 '기수네'로 나온다.
[3]
보통 동북아시아 스님의 법명은 두 글자인데 세 글자인 기순애라는 법명은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매우 이상하다.
[4]
실제 일본어 표기법에 의하면 기쓰네로 표기한다. 서술했듯, 넷플릭스 자막에서 기수네로 나와 키츠네와 더 유사하다.
[A]
[6]
이 여우가
백면금모구미호라는 추정이 있으나, 이는 사실 악역이 모신 여우라는 점에서 일본의 유명한 여우 요괴 백면금모를 억지로 엮은 것에 가깝다. 오히려 신사가 존재하고, 여우로 대표되며, 무엇보다 한국 신앙과 연관있는 신이라는 점에서는 도래인들이 믿던 신이 일본에 전래된
이나리일 가능성이 높다.
[7]
작중에서는 음영 진 사진이나 다이묘를 말뚝화시키는 장면에서 아주 잠깐 등장해서 확인이 약간 힘들 수도 있는데, 작중 무라야마를 연기한 배우인 장의돈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제대로 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팬들의 반응은 박근현, 오니보다 훨씬 무섭게 생겼다는게 대부분.
[8]
위의 일본 악귀가 8척이나 된다는 설정도 있고, 주술적인 용도로 쓰기 위해 사용된 검이라는 점, 작중에도 일반적인 일본도 치고는 엄청난 길이와 크기였던 점을 보아 의식용 혹은 전쟁용으로 주로 쓰였다는 3척 이상의
오오타치 혹은 노타치로 추측된다. 작정하고 무식할 정도의 크기의 쇠말뚝을 박으려한 무라야마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치.
[9]
무라야마 준지 역을 맡은 배우 장의돈도 많은 관객들의 찬사에 배역에 대한 애착이 생겼는지 만일 후속작이 나온다면 해당 캐릭터의 재등장을 긍정하는 뉘앙스의 답변을 했다. 다만 장의돈이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편은 아니라 그런지 후속작에서 재등장한다면 그땐 더 인지도 높은 배우로 바뀌어서 나올 거라며 한탄 섞인 농담도 했다.
[10]
장재현 유니버스를 기대하는 팬들 사이에서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의 밀교승들과 조선 총독까지도 스승으로 모셨다는 풍사 김제석과, 동시대에 살며 일본 최고의 음양사로 평가 받았다는 무라야마 준지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