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2 Grimmauld Place[1]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장소. 런던에 있다. 블랙 가문의 유서 깊은 오래된 가택이다. 머글들의 거주지인 그리몰드 광장 11번지와 13번지 사이에[2] 위치하고 있지만, 마법으로 보호되어 있기 때문에 머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머글을 천시하고 순수혈통을 광적으로 신봉하는 블랙 가문인데, 정작 그들의 집이 머글의 주거지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소설에서는 이 집의 존재와 정확한 위치를 아는 마법사에게 어느 순간 드러나는 것으로 나오며, 영화에서는 건물 사이에 숨겨져 있다가 양옆 건물을 비집고 나오는 연출을 보이며 나타난다.
블랙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시리우스 블랙이 이 집의 주인이며, 그의 뜻에 따라 불사조 기사단의 본부로 사용되었다. 마법사들 사이에 알려진 보안장치를 모조리 설치한데다가 지도 표시 불가 마법에 걸려 있어서 머글은 절대로 못 들어온다고 한다. 여기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비밀 파수꾼 마법까지 걸어놨기 때문에 불사조 기사단에게 이보다 안전한 장소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후의 사항은 아래 문단을 참조.
해리 포터 실사영화 시리즈에서는 외부가 영국 런던 북부에 있는 이즐링턴구의 클레어몬트 스퀘어(Claremont Square) 23-29번지에서 촬영되었다. 내부는 촬영되지 않았고 이렇게 생겼다.
과거에는 그리몰드 광장 12번지로 번역되었지만, 20주년 개정판에서 그리몰드가 12번지로 수정되었다.
2. 작중 묘사
호화로운 집이지만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아서 해리는 마치 죽어가는 사람이 사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3] 가문 일원들이 전부 죽고 시리우스나 벨라트릭스마저 아즈카반에 수감된 상황에서 크리처만 혼자 남아 있었기 때문. 덕분에 블랙 가문이 소유하고 있던, 사람 목을 졸라 죽이려 드는 옷을 비롯한 각종 어둠의 마법이 걸린 유물[4] 외에 거대 거미들, 보가트, 독시 등등 온갖 생물들이 여기 둥지를 틀어버려서 해리, 헤르미온느, 위즐리 일가를 비롯한 불사조 기사단 멤버들은 이것들을 제거하느라 꽤나 노력을 들여야 했다.[5] 그럼에도 집의 음침한 분위기는 바꾸지 못했다.
순수혈통주의인 블랙 가문의 집답게 대문 손잡이는 슬리데린의 상징인 뱀모양이며, 복도에는 트롤의 발 모양(아무래도 진짜 트롤 다리로 만든 듯한) 우산 꽂이와 블랙 가문을 섬겨온 집요정들의 머리가 박제되어 있다. 엘파도라 블랙이라는 가문 어른이 집요정들이 너무 늙어서 차 쟁반도 나르지 못할 정도가 되면 목을 자르는 전통을 만들었다고... 주인에게 순종적이고 사람을 위해 일하는 걸 큰 기쁨으로 여기는 집요정들 성격상 오히려 큰 영광으로 여겼던 듯하다. 크리처의 모친의 머리도 이 중 하나다.[6][7]
벽에는 블랙 가 조상들의 초상화와 계보도가 그려진 양탄자가 붙어 있다. 그 중 몇몇의 얼굴은 블랙 부인이 불로 지져서 알아볼 수 없게 되었는데 이들은 가문의 뜻을 따르지 않아 제명 당한 '가문의 배반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안드로메다 통스와 시리우스 블랙이 있다. 또한 알파드 블랙은 시리우스 블랙에게 유산을 물려준 죄로 제명당했고, 시리우스의 숙부였던 마리우스 등의 스큅들도 제명당했다.
액자속 인물 중 발부르가 블랙(블랙 부인)과 피니어스 나이젤러스 블랙이 주로 묘사되는데, 특히 발부르가 블랙은 틈만 나면 "더러운 잡종과 종족의 배신자들이 블랙 가문의 집안을 더럽힌다"고 괴성을 질러 댄다.
시리우스의 방. 머로더즈와 찍은 사진, 비키니 입은 머글 여자들의 사진
기사단 본부로 쓰이는 동안 가사노동 만렙 몰리 위즐리의 지휘 아래 수많은 인원이 달라붙어 청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는 여전히 음침했지만, 해리가 크리쳐의 과거를 듣고 그와 화해한 뒤에는 순식간에 깨끗해지고 사람 사는 집이 된다. 집요정의 놀라운 집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모습. 시리우스가 크리처가 정말로 원하면 무얼 할 수 있는지 놀랄 거라고 헤르미온느에게 말한 것을 감안하면, 시리우스가 유년 시절 이 집에 살던 블랙 가문이 멀쩡하던 시절에도 이랬으리라고 추정된다.
시리우스 블랙의 사망 이후 그의 유언에 따라 이 집과 집요정 크리처의 소유권은 해리 포터에게 돌아갔다.
7권 부터는 스네이프가 배신했다고 생각한 기사단의 판단 아래 본부는 위즐리 가의 집인 버로로 옮기게 된다. 본부를 옮기면서 스네이프가 찾아올 것을 대비해 매드아이 무디가 누구든지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죽은 덤블도어의 언데드 형상이 날아오는 마법[9] 및 누구든지 이 집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면 혀를 마비시키는 마법을 걸어 두었다.
스네이프는 덤블도어를 살해한 것이 아니라 그의 뜻에 따라 그에게 안식을 주었던 것이므로 당연히 양심의 가책을 느낀 것이 아니었다. 사실 스네이프는 덤블도어의 명령에 따른 것이므로 그 역시 "난 당신을 죽인 게 아니다"라고 할 자격이 있다. 또한 위의 마법들이 걸리기도 전에 스네이프가 시리우스의 방에서 릴리 포터가 그에게 썼던 편지를 읽었을 때는 덤블도어를 죽이고 바로 찾아온 직후였다 보니 의미가 없었다.
이후 잠시 해리 포터 트리오의 호크룩스 탐색 본부로 쓰이나, 마법부 잠입 당시 순간이동 실수로 코번 약슬리를 끌어들이는 바람에 포기하게 된다. 이미 밖에서 죽음을 먹는 자들이 집 위치를 계속 감시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매우 위태위태하긴 했다.
완결 시점에서 해리 가족이 사는 곳이 되었는지 아니면 계속 버려진 채로 놔뒀는지는 언급이 없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해리가 대부와의 추억을 가지고 계속 거주하려 했으나 마법부에서 역사적 가치를 보호하고 기념하기 위해 해리를 설득, 그에게 거액을 주고 사들였다고 한다. 고로 해리 가족은 다른 곳에서 사는 걸로 확정. 사실 괴성을 질러대는 미친 여자인 발부르가의 초상화나 목 잘려 죽은 집요정들의 목을 걸어놓는 등, 애들을 낳고 기르기엔 그다지 적절치 않은 환경이다.[10] 집요정들의 목 장식은 떼어내서 입관식 등의 예식을 치룬 뒤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식으로 미리 봐 놓은 선영으로 보내버리면 그만이고 영구 부착 마법이 걸린 초상화들에는 실렌시오를 걸고 천으로 가리거나 불사르거나 아예 벽을 부숴버리면 해결되는 문제긴 하지만 블랙 가문의 집요정인 크리처가 있었으니 정말 그러긴 어려웠을 듯하다. 그리고 침입자를 대비해서 불사조 기사단이 걸어놓은 마법이 있는데 완결 시점에서도 유효할지는 의문.
[1]
'grim old place(음울하고 오래된 곳)'을 노린 말장난. 또한 이를 'grim's old place'로 생각한다면 '
죽음의 개(grim)의 고향집'이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2]
머글들은 12번지가 건너뛴 채 건축되었고, 귀찮아서 보수공사를 안 하고 있다고 여긴다.
[3]
이것은 나중에 아주 중대한 복선이 된다.
[4]
여담으로 이러한 유물 중에는 멀린 1급 훈장, 은잔 등 각종 귀중한 물건들이 많았는데, 가문을 혐오하던 시리우스 덕분에 이것들은 전부 버려졌지만
먼덩거스 플레처가 이들 중 상당수를 슬쩍했다. 그러한 유물 중에는 '아무도 열지 못한 로켓'이 언급되는데,
그 로켓의 정체는...
[5]
시리우스는 이를 이 집을 인간이 기거하기에 걸맞은 장소로 바꾸는 작업이라 표현했다.
[6]
크리처의 엄마는 돼지코였다고 하니, 마찬가지로 돼지코인 둘 중 하나가 크리처의 모친인 모양.
[7]
크리처가 죽은 뒤에는 정황상 도비처럼 장례를 치른 뒤 무덤으로 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단지 차이점은 급히 묘를 만든 도비와는 달리 제대로 된 수의를 입고 입관한 후 크리처가 묻히고 싶어하는 곳에 선영을 만들어 묻혔을 거라는 것. 사실상 해리가 이 악습을 끊어놓은 셈이다.
[8]
다만 방 배경은 원작과 영화판이 조금 차이가 난다. 원작에서는 방 전체가 포스터로 거의 도배되어 있어서 회색빛 도는 은색 벽지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묘사되는 반면 영화에서는 그리핀도르 깃발과 약간의 사진이 붙어 있는 걸 빼면벽 대부분이 은색 벽지로 도배된 모습이다. 블랙 가문 전원이 시리우스를 제외하면 슬리데린이고, 슬리데린의 상징색이 은색과 녹색이란 걸 감안하면 시리우스가 포스터로 도배한 것 자체가 꼴보기도 싫은 가문의 흔적(은빛)을 지우려고 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 대놓고 그리핀도르의 상징색인 적색이나 황금색으로 했다간 부모가 가만 둘 리가 없으므로.
[9]
일단 세베루스 스네이프?라고 묻는 무디의 목소리가 들린 뒤 혀 묶기 저주가 발동해 침입자의 혀가 말려들어가고 끔찍하게 변형된 덤블도어의 형상이 눈 앞에 나타난다. "우린 당신을 죽이지 않았어요."라고 말을 하면 이 형상은 부서진다. 덕분에 이 집에 찾아왔던
리머스 루핀, 그리고 해리 삼총사는 집에서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계속 이를 반복해야 했다.
[10]
만약에 해리 가족이 살았다면 발부르가의 초상화는 매일 하루가 멀다 하고 온갖 난리를 쳤을 것이다. 일단 해리가 혼혈인 데다가 해리의 부인인 지니는 순수혈통이지만 동족의 배신자라고 자기들끼리 주장하는 위즐리 가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성상
위즐리 가문 일원들이나 이종족 혼혈인
플뢰르 들라쿠르,
루비우스 해그리드 등이 수시로 들락날락거렸을 것임이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