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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죽음의 설명 - 기생충, 독극물,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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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群 集 崩 壞 現 象 / Colony Collapse Disorder(CCD)정확한 시작 시기는 알 수 없지만 2006년부터 갑자기 논란이 된 현상으로, 꿀벌의 군집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현상은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들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둥지에서 일벌을 길러낼 수 있는 여력이 있을 때까지는 근성으로 버티지만, 결국 꿀과 꽃가루가 부족해지면서 벌집 하나가 싸그리 몰살당한다. 일부만 그러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벌집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라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2006년에 가장 먼저 보고되었으며, 2007년에 군집붕괴현상으로 명명되었다. 한국의 경우에도 양봉업자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증상[1]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는 이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면서, 대책 마련을 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 직속으로 전문가 자문회의까지 소집한 상태이다. “집 나간 꿀벌을 찾습니다”
2016년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하와이 토종 꿀벌 7개 종을 절멸 위기종 보호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
2019년 이후로는 군집붕괴현상 발현이 뚝 떨어졌으나, 2022년 대한민국에서 해남군을 시작으로 제주도를 포함해 전국적인 군집붕괴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2022년 4월 16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현상에 대해 다루었다.
2. 원인
동양(재래꿀벌)과 서양( 양봉)의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서양 양봉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가설들이 제시되어 있다.
- 사람이 제조한 각종 무선장비들이 발생하는 전자기파: 전자파에 노출되면 벌이 길을 찾는 메커니즘을 상실한다.
- 유전자 조작 식물: 벌레에 강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식물이 벌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
- 사람이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각종 유기화합물, 특히 안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농약: 이러한 물질에 노출된 벌이 생체활동을 교란당하면서 길을 찾는 메커니즘을 상실한다.
- 벌이 내성을 지니지 못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바이러스에 걸린 벌들이 나갔다가 죽거나 혹은 어떠한 형태로든 길찾기 메커니즘을 상실하여 벌집으로 귀환하지 못한다.
- 지구 온난화: 지구 온난화로 개화시기가 변화하면서 일벌이 꿀과 꽃가루를 찾기 위해 너무 멀리 나가는 바람에 돌아오지 못한다.
- 기후변화: 이상 고온으로 예년보다 일찍 동면에서 깨어났다가 얼마뒤 예년기온으로 돌아가 버리거나, 동면에서 깬 뒤 이상저온이 발생해 냉해로 얼어 죽는다. 이 경우 식물까지 냉해를 입거나,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면 벌들이 피해를 더 본다
- 지구 자전축의 변화: 지구 자전축이 현재 서서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꿀벌의 귀소본능에 혼란이 빚어졌다.
- 아몬드 재배 농가에 의한 피로와 전염병 창궐(미국 한정):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의 아몬드 농가의 80%를 차지하며, 이 아몬드를 수분시키기 위해 아몬드 꽃이 피는 철에는 거의 전국의 양봉농가가 캘리포니아주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꿀벌의 피로가 누적되고 전염병 및 기생충까지 얻어간다는 것, 특히 북쪽의 꿀벌 농가의 피해가 심하다.
가설 중에서 1번의 경우에는 독일에서 실험을 통해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꿀벌들이 집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신빙성 높은 가설로 받아들여졌다. 2011년 5월에는 스위스에서도 동일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나머지 가설들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관련된 학자들이 오랜 시간 관찰한 후 제시하면서 충분한 신빙성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있다는 가설은, 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집단으로 사망한 벌의 사체와 같은 징후가 보여야 되는데 그런 것이 없다는 점에서, 지구 온난화의 경우에는 벌들의 생태가 적응을 하면 바뀔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2012년, 영국·프랑스·이탈리아·미국에서 잇따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오니코티노이드' 계통의 농약 성분이 군집 붕괴 현상을 일으킨다고 한다. # 이 농약 성분을 씨앗에 뿌리면 식물이 자랄 때 모든 부위로 퍼진 뒤 진딧물 등 벌레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죽이는데, 이때 꽃가루나 꽃꿀에도 미량이 섞여 들어간다. 또한 양봉업자들이 꿀벌의 먹이로 주는 옥수수당에도 섞여있다고 한다. 문제는 꿀벌이 이 농약에 노출되면 길찾기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해당 군집의 여왕벌 출생이 감소하는데, 매우 적은 양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 때문에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4월 30일 외신에 의하면 EU에선 해당 농약을 원인으로 규정하고 2년간 해당 농약을 사용 중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근데 저 농약은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히 많이 쓴다고 한다.
2014년 학술잡지 '양봉(Journal of Apiculture)' 최신호에 따르면 태양의 흑점 활동이 꿀벌들의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드는 것이 꿀벌 집단 폐사의 유력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 꿀벌들은 꿀과 꽃가루 채취가 끝나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벌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새나 돌고래처럼 지구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한다. 그런데 태양 흑점 활동으로 발생하는 자기장의 혼란이 꿀벌의 자기감지능력에 영향을 미쳐 꿀벌이 벌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꿀벌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먹이 부족으로 애벌레와 여왕벌도 모두 죽게 돼 집단폐사를 초래하게 된다. 연구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장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벌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무리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일벌들이고, 이들이 태양흑점에 의한 자기장변화로 길을 잃고 죽게 되면 무리의 집단 폐사라는 재앙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2022년 핀란드 연구진들은 '글리포세이트' 계열 농약이 호박벌의 길찾기 및 색깔 기억 능력을 마비시켜 호박벌의 생존 능력을 떨어트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 글리포세이트가 전 세계에서 매우 흔하게 쓰이는 농약인만큼,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면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1. 재래꿀벌
동양 재래꿀벌의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전염병이 그 원인인데, 이 병은 전염성이 매우 크고[2] 걸리면 거의 대다수의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전에 말라죽기 때문에[3] 한번 유행하면 그 주변 군집의 애벌레들까지 전멸해서 결국 군집이 붕괴된다. 이 병에 걸린 벌집에서는 애벌레를 벌집 밖으로 내 버리기 때문에 만약 벌집 근처에서 버려진 꿀벌 유충이 보이면 바로 방역기관에 연락해서 방역하자.2009년부터 유행한 이 병 때문에 토종벌꿀 생산량이 급감하고, 동시에 양봉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병은 전염을 막는 것 외에[4] 백신과 같은 별다른 해결책이 없어서 대책을 연구 중인 실정이다. 서양 양봉은 이 병에 내성을 갖는 것으로 보이나, 한국의 양봉 농가에서는 서양과 같은 CCD가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3. 여담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만에 멸종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는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공식적으로 아인슈타인이 한 이야기 중 '벌'을 언급한 건 그저 사소한 이야기 몇 가지라고. 사실 아인슈타인이 훌륭한 과학자라고 한들 전공이 물리학이었다. 그런 물리학자가 물리학과는 관련이 없는 생물학적인 주장을 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으며 설사 말했다고 해도 사실 여부를 떠나서 전문성이 의심될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이야기가 잘 알려진 일화여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천재교육에서 낸 고1 통합사회 교과서 내의 학습보충자료에는 아인슈타인이 이 이야기를 했다고 당당하게(...) 소개되어있다. 최소한의 사전조사도 없이 교과서를 무성의하게 만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 꿀벌이 멸종할 경우 환경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사실이나 사실 호박벌 등 생태가 다른 벌 종류나 모기[5], 파리목, 나비, 풍뎅이 등 기타 곤충들이나 조류, 포유류, 파충류에 의한 수분 역시 굉장히 많다. 곤충 세계는 알을 많이 낳아서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세계이기 때문에 꿀벌이 줄어든만큼 먹이가 늘어나서 생태계 영향은 벌이 사라진다는 것 외에는 사실 거의 없다. 그야말로 한번에 확 다 사라지면 일시적인 충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으며 서서히 점유율을 내주는 식이라면 꽃가루와 꿀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다른 곤충들에게 넘어갈 것이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다만 양봉업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일반 소비자들은 꿀를 쓰는 제품을 접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 다만 다른 벌들도 상태가 좋은 건 아니라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뒤영벌 4종을 어류로 해석해서 CESA(캘리포니아 멸종위기종법)에 따라 보호조치 판정이 내려졌다. CESA에서 말하는 '어류'에서는 어류 외에도 연체동물, 갑각류, 무척추동물도 포함된다.
- 미국의 아몬드 재배농가는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하기 전에도 야생 꿀벌들이 사라지면서 꽃의 수분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어 비싼 돈 들여 양봉업자로부터 벌통을 빌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아몬드는 오직 꿀벌의 수분 활동으로만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몬드 말고도 이런 꿀벌이 꼭 필요한 작물이 많이 있다. 외부효과 중 외부경제를 설명하는 예시로 자주 나온다. 그래서 설사 꿀벌 종류가 절멸하더라도 속씨식물 전반이 끝장날 일은 없고 자연은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겠지만, 농업은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자연 생태계에서도 꿀벌과 1:1로 맞물려 공생하는 식물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 2017년 이후부터는 군집붕괴현상이 완화되었는지 꿀벌수가 본래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서양꿀벌이 대처하지 못하는 등검은말벌이나 장수말벌 등의 침입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한다.
- 그러나 상기한 것처럼 2022년 한국에서 다시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했으며, 이전과는 달리 거의 팬데믹 수준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양봉업자들과 관련 학계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
- 과일을 대규모로 재배하는 농업 종사자들, 기업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멜론, 참외, 고추, 하우스 수박의 상당수의 수분 작업을 벌로 해왔는데 인공수분으로 대처를 해야 했다.
- 2022년에는 번데기 시절부터 격리한 꿀벌조차 수명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벌집 밖에서 흑점이나 전자파의 영향으로 길을 잃는 게 문제가 아니라 모종의 이유로 꿀벌이 너무 많이 죽어나간다는 것. 유전적 문제가 한가지 변수로 떠올랐다.
- 곤충학계에서는 양봉의 꿀벌 군집붕괴현상도 주목하고 있지만, 야생 꿀벌을 포함한 야생 벌의 감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꿀벌의 경우, 양봉 기업에서 신경쓰고 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 꿀벌의 수가 너무 줄어버리다보니 119에 벌집 발견 신고를 하면 꿀벌의 경우 소방관들이 벌이 귀해 죽일 수 없다며 양봉업자를 소개해 수거해 가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
[1]
청학동의 벌들이 전멸했다고 한다.
[2]
구제역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실제로 '벌들의 구제역'이라고 불리기도 하다.
[3]
이 때문에 '꿀벌
에이즈'라고도 부른다.
[4]
일반적으로 인근을 방역한 후 병에 걸린 벌집을 통째로 태워버린다.
[5]
수컷은 꽃의 꿀과 과일즙을 먹고 살며, 벌에 이어 수분량이 가장 많은 곤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