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성소수자 당사자의 가족들이다. 가족들에게 매정하게 버림받고 의절당하여 불우하게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에겐 그야말로 로망(?)과 같은 존재로, 이들 중에도 특히 세대차이가 나는 부모가 자식의 행복을 위해 인권운동에 나서서 무관심한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곤 한다. '바비를 위한 기도' 같은 여러 퀴어 영화에서도 부모의 자식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자주 다뤄질 정도인데 우울한 영화와 달리 자식들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많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받는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을 일컬어 Parents, Families and Friends of Lesbians and Gays, PFLAG, 피플래그라 한다. 물론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한다면 뒤에 BTAIQ+ 어쩌고..가 붙어야 할테지만 하술할 미국에서의 운동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랫동안 쓰인 말이기도 하고 입에 착착 감기기도 해서 퀴어 커뮤니티에서는 지향성, 정체성에 무관하게 PFLAG가 얼추 '보기드문 개념 충만하고 선하신 부모님들'(...)을 뜻하는 말로서 분명하게 인식되어 있다.
2. 역사
1972년 뉴욕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2004년 샌프란시스코
스톤월 항쟁 이전 같은 퀴어 인권운동의 초창기만 해도 이들의 투쟁은 당사자들의 울부짖음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1972년, 미국 뉴욕 퀸즈에 사는 한 초등학교 선생님은 아들이 자신에게 동성애자라 커밍아웃하자 대담하게도 뉴욕 포스트에 기고문을 썼다. "나는 동성애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아들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쓴 어머니인 진 맨포드(Jeanne Manford, 1920~2013)는 6월 25일 위 사진으로 남은 뉴욕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참가했고, 많은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자기 엄마 아빠 이해시켜달라는 등의 도움을 요청받았다. 이들의 절실한 외침에 진 맨포드는 성소수자 가족, 친구를 둔 부모, 형제자매, 친구들이 참여하는 인권단체 PFLAG를 창립했고, 이 단체는 미국 각지에서 (비)정기적 모임과 행사를 열며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는 커밍아웃 팁과 힘든 세상살이에 대한 위로, 가족과 친지들에겐 남과 다를 것 없는 성소수자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자는 외침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영향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은채 세계 여러 나라로 뻗어나갔고,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비슷한 이름의 인권단체가 설립되어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한국에서 2014년 발족한 성소수자 부모모임도 중국이나 미주지역 한인 성소수자 단체 등 해외 단체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