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밀레네타(Millenniata, Inc.)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디스크 규격으로, 길다 못해 매체에 기록을 남긴 인간이 먼저 썩어 문드러져 버릴 정도로 긴 수명을 지닌 기록 매체를 만드는 걸 목적으로 작정하고 만들어진 '광 디스크의 포맷'[1]을 지닌 저장매체이다. 그래서인지 이 디스크 출시와 함께 내놓은 슬로건이 ' 1000 YEARS'이다.무기질로 구성된 디스크의 앞뒤로 강화 폴리카보네이트 보호층이 존재하며, 고출력의 레이저를 탑재한 광학 버너로 직접 무기질층을 깎아내어 데이터를 기록한다. 독자적인 포맷이 아닌 DVD와 BD 포맷을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므로, M-DISC를 지원하지 않는 단순 DVD/BD 호환 재생매체에서도 재생할 수 있다.
2. 상세
외형은 MO-DISC와 달리 사각형 패키지가 아니라 일반 DVD 매체와 같이 미디어가 생으로 나와 있는데, 마치 PS1 게임 타이틀처럼 색상은 반투명한 검은색이다.용량은 2016년 현재 4.7GB(DVD 싱글레이어), 25GB(BD 싱글레이어), 50GB(BD 듀얼레이어), 100GB(BD 트리플레이어)이며 반사층이 없기 때문에 반투명하게 투과돼서 보인다. 쓰기 작업시엔 200~1000도까지 가열한 후 정보를 기록시키며, 당연하지만 한번 기록하면 다시 지우고 쓸 수 없기 때문에 DVD-RW, BD-RE와는 달리 단 일회만 기록할 수 있다. (단, 분할 기록은 가능)
DVD와 호환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모든 DVD 플레이어에서 읽는 것이 가능하며, 쓰는 건 DVD의 경우 고출력 레이저를 탑재한 M-DISC 레코더 또는 BD-R 레코더, 콤보 레코더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BD의 경우에는 모든 BD-R 레코더에서 쓰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M-DISC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레코더가 아닌 경우 기록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M-DISC를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레코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폴리카보네이트 보호층 덕분에 내충격성이 뛰어나고 무기물 기록층은 내화학성 및 자외선 저항성이 뛰어나다. 폴리카보네이트가 녹아버릴 정도의 온도만 아니라면 고온 환경에서 장기보존해도 매체의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광미디어이기 때문에 전자기장에 대해 완전 면역이며 따라서 EMP 등에 노출돼도 문제없다. 직사광선 아래 장시간 방치해두거나 물에 빠지거나 산사태 속에 묻히는 등의 열악한 조건에서도 데이터를 보존해 내며 웬만큼 집어던져도 깨지지 않는다. 한 외국인이 M디스크의 내구성을 실험한 후기가 있는데, 일반 공 블루레이와 M 디스크에 각각 같은 영상을 굽고, 야외 나뭇가지에 걸어두어 약 26도의 환경과 영하 온도 상태에 방치, 식물에 일부러 닿게 만들기도 하고 무려 두 달 반을 흙속에 묻어뒀다고 한다. 그 결과, 일반 공 블루레이의 데이터는 그냥 봐도 망가진 게 눈에 보이는 반면, M 디스크는 더러워지긴 했지만 기록면은 멀쩡해 보였다고 하는데, 흐르는 따뜻한 물로 흙을 모두 씻어내 재생해본 결과 정말 인식이 됐다고 한다. 실로 괴물같은 내구성. 하지만 아쉽게도 폴리카보네이트의 소재적 한계 때문에 화재에는 잘 버티지 못하는데 그조차도 다른 광학매체나 자기 기록 매체들에 비해서는 월등히 뛰어난 수준이다.
가격 면에서 보자면 버바팀의 DVD 매체가 장당 약 5000원에 판매되는데 해외직구의 경우 최저 3500원대로 파는 곳도 존재한다. 블루레이 단면 25GB도 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중국 직구로 눈을 돌리면, 대만 RITEK[2]의 단면 BD M-DISC(25GB)를 장당 5천원 이하로 구할 수 있는 모양. 드라이브 가격도 5만원 안팎에서 형성돼있다. LTO 테이프가 테라바이트당 2만원선으로 구할 수 있지만, 전용 드라이브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며, 카세트테이프 특성상 전자기장/온도/습도 등에 취약하고, (테이프가 아닌) 드라이브의 비디오 헤드 클리너도 필요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B2C로 판매하지 않고 B2B로만 소비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일반인(개인)이 운용하기 힘들다. 즉, M-DISC야 말로 일반인이 데이터 영구보존용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미디어라 할 수 있다.
2018년 기준으로 값의 변동이 생겼다. 디스크의 경우 버바팀이 사실상 구매하기 쉬운 유일한 수단이며 가격도 케이크 제품의 경우 25GB 한장당 3000원 대에 구매 가능하다. (25장 기준) 대만 RITEK의 경우 디스크를 대량으로 구매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버바팀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가 사라졌다. 아래의 단점에서도 언급되겠지만, 여러 가지로 인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2016년 12월에 이미 밀레네타가 공식적으로 파산한 상태여서 앞으로의 재고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비록 M-DISC의 보존 기간은 후할지라도, 회사와 시장은 냉정하게 돌아가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 타 광학매체와의 비교
광디스크의 데이터 집합 포맷을 가져다가 만들었을 뿐, 사실 M-DISC는 기존의 광학매체인 CD-R 및 DVD-R, BD-R와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이들 광학매체들은 광반응성 염료로 저출력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에 반응하여 성질이 달라지는걸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는 원리라 그 수명이 고작 최대 5~10년에 지나지 않는 것에 반해 M-DISC는 최대 1000년의 수명을 갖는다. 이는 M-DISC가 고출력 레이저로 무기물매체(쉽게 말해 '돌')을 깎아서(!!!) 요철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그 위에 새겨 저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CD, DVD, BD의 염료 기반 기록 방식이 지니는 내구성을 완벽히 상회한다.이들 광 디스크가 생득적으로 지니는 단점중 하나인, 보관중 빛에 노출되면 손상을 입는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광자기 디스크(Magneto-Optical Disc)조차도 내구성과 수명에 있어서는 M-DISC의 위상에 감히 비교할 수 없다.
광자기 디스크는 레이저로 디스크를 가열하여 레이어의 항자기성을 약화시킨 뒤, 버너에 달려있는 전자석이 하드디스크의 암처럼 스핀하며 원하는 지점에 새로이 자성을 입혀 정보를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며, 이 때문에 거의 무한대의 RW 횟수를 보장하지만 역설적으로 광디스크나 M-DISC처럼 비가역적 변화로서 데이터를 보관하는게 아니라 자기배열로 데이터를 보관하는 특성 때문에 광자기 디스크는 USB 플래시 드라이브가 없던 시절에나 이동식 저장매체로 각광 받았지 작금에 들어서는 일반 광디스크 또한 염료가 개선되며 RW 보장 횟수가 늘어나 실 사용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이미 하향세인 광학매체들 중에서도 밀려난지 오래이며 또한 아카이빙 목적으로도 그 효용성이 M-DISC의 발치에도 못 미친다.
염료를 사용한 일반 광미디어(DVD/블루레이)는 시간이 지나면 보호 플라스틱층 사이로 침투하는 산소에 의해 산화되거나 자외선에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데이터가 지워지게 되며 자기테이프 백업 역시 절대영도에서 보관하는 게 아닌 한 언젠가는 자기 스핀 정보가 반전되어 데이터가 지워지는 날이 온다.
4. 사용처
말할 것도 없이 백업이다. 그중에서도 최종 단계 백업인 아카이빙용 매체에 속한다. 기관 제출용이나 포트폴리오 용도로는 성능이 과도하므로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사실 단일 매체 최대 용량이 100GB 정도로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기업용 백업 매체로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반인이나 프리랜서 전문가가 개인 데이터를 백업하는 데에는 충분한 용량이며 라이팅용 장비의 가격도 합리적이다. 용량당 가격 비는 타 매체보다 상당히 떨어지지만, 단품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중소기업이라면 도면 파일 등 기업의 핵심 자산은 용량이 그렇게까지 크지 않으므로 M-DISC에 백업하고 금고에 넣어버리는 것도 괜찮다. 금고 안에 있는 한 핵전쟁이 터져도 금고에 핵이 직격하지 않는 한 데이터는 멀쩡할 것이다. M-DISC는 수해, 산사태, 지진, 건물 붕괴 등 물리적인 재난에는 그냥 면역이며 금고 자체적으로 방열 방염기능을 어느 정도 하므로 화재에도 견딘다. 그 내구성 좋다는 테이프조차 바닷물 속에서 몇 년 이상 견디는 건 어려운데 이놈은 버틴다. 클라우드 업체의 백업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재난 상황을 더 잘 견뎌낼 수는 있을지 모르나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 특성상 계속해서 요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삭제당할 수 있다.
5. 단점
워낙에 튼튼한 미디어라서 정작 데이터를 파기해야 할 경우 애로사항이 꽃핀다. 소각하면 유독가스가 발생하고 그나마도 잘 타는 것도 아니며 파쇄기에 넣어도 폴리카보네이트재질의 질긴 외피가 오히려 파쇄기를 망가뜨린다. 방탄유리 대체품으로도 쓰일 만큼 엄청 튼튼한 놈이다. 광학 매체라서 디가우저도 소용없다. 장갑 끼고 접어서 쪼개버리려고 해도 말 그대로 접히기만 하지 쪼개지질 않는다. CD 표면을 못으로 긁어서 파기하는 장비 역시 하드코팅된 표면 위에서 그냥 미끄러질 뿐 미디어는 멀쩡하다. 그나마 할 만한 파기법은 주방 가위로 가능한 한 잘게 잘라서 파기하는 방법(사무용 가위는 오히려 가위 이가 나간다!)과 좀 큰 사무실에 가끔씩 보이는 제본용 작두를 써서 파기하는 것이다.그리고 이런 상황이 아주 가끔 발생하는 것도 아닌 게, 굽다가 실패한 디스크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런 고가의 디스크에 백업하는 데이터가 가치가 낮거나 공공 데이터일 가능성은 거의 없고 거의 다 보안등급이 높은 데이터라서 잘못 구워진 디스크는 반드시 파기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위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흔한 재난 상황 중 하나인 화재에는 잘 견디지 못한다. 다른 기록 매체들과 공유하는 단점이라 부각되지 않을 뿐이다. 몹시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출력 레이저나 방사선에 노출돼도 매체는 파괴된다. 오히려 방사선 저항성은 하드디스크가 더 강하다.
데이터의 읽기/쓰기 속도가 느린 점 또한 단점으로 작용하는데, 적어도 MO-DISC 보다는 빠르지만 여전히 현존하는 디지털 미디어 중에서 읽기 쓰기 속도가 최하위권에 머문다.
그리고 2019년 현재 시점에서 광학 드라이브를 장착한 컴퓨터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 점도 단점으로 꼽히나, 가까운 미래에 광학 드라이브 자체가 시장에서 퇴출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신규생산을 중단한다고 기존까지 생산해온 드라이브들의 재고품이 모조리 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그때가서 재고품을 넉넉히 구매해 진공포장 한 뒤 보관하면 보관자의 수명 그 이상까지 문제없이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다.
어떤 아카이빙 매체도 영구적이지 않다. 영구적인 것은 기록된 데이터뿐이고, 매체가 (단종 등으로) 수명을 다하면 다른 매체로 옮겨가는 것이 맞다. 소규모 개인 아카이빙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드라이브 생산 자체는 계속될 것이다. 플로피 디스켓은 단종되었지만 드라이브는 아직 판매되고 있다. 아카이브 솔루션 자체는 없어질 수 없으므로 단종된다면 그 때 데이터를 다른 솔루션으로 옮기면 된다. 스펙상 아카이브용으로 M-DISC의 내구성은 현존 최고 수준이고 아쉬운 점이라면 용량 뿐인데, 다른 저장 솔루션이 등장할때까지는 충분히 쓸만한 가치가 있다.
[1]
M-DISC는 애초에 그냥 돌을 깎아 만든 석판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돌을 가져다가 저장매체로 써먹겠다는 발상 자체가 가지는 생소함도 있고 또한 새로운 저장매체를 새로 만들더라도 결국 그걸 읽을 수 있는 디바이스가 흔하지도 않고 거기다 수요 공급에 따라 가격마저 비싸다면 시장에서 고사당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은 이미 PC의 태동기에 수많은 회사가 도산하는 것으로 그 말로를 처참하게 증명한 바 있다. 이에 주변에서 흔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 아날로그 매체인 석판에 기록 또한 쉽게 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기존의 광디스크 였던 것.
[2]
밀레네타 이름을 달고 나오는 M-DISC는 전부 라이텍 제조이다. 밀레네타가 자체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라이텍에서 제조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