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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각 지역별 팀들이 하나씩 4강에 올라오는 풍경이 됐다. 그러다 보니 롤챔스 해설진들은 각 지역의 최고 인기 팀들이 올라오는 이런 광경도 색다르다며 감탄했다.공교롭게도 조별 1위 팀은 다른 조 2위 팀과 같은 지역에서 온 팀을 첫 경기에서 잡았고, 조별 2위 팀은 다른 조 1위 팀과 같은 지역에서 온 팀을 2위 결정전에서 최종적으로 꺾으며 진출했다. 어떻게 보면 지역별 복수전.
2. 4강 1경기 SK Telecom T1 vs Team SoloMid
결승 프리 패스 매치 드립이 터져나왔던 QG전을 승리하고 SKT가 TSM을 만나게 되었다. 다들 에버, 오리젠과 함께 역사에 남을TSM의 초반 운영이 생각보다 위협적이기는 하나, 마침내 블랭크가 방송 울렁증을 떨쳐내는 느낌이고 울프의 폼마저 따라 올라오는 분위기라서 초반에 너무 휘둘려서 터질 정도만 아니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TSM이 그나마 비슷하게 맞춰갈 수 있는 라인은 미드뿐, 나머지 라인은 좋아 보이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2.1. 1세트
<rowcolor=#fff> SK Telecom T1 | Team SoloMid | ||
밴 | 밴 | ||
픽 |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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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픽부터 SKT가 웃고 들어갔다. 우선 세 라인 모두 라인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픽을 SKT가 가져갔고, 페이커는 여기에 미드 코르키로 정화까지 들어서 혹시나 비역슨의 르블랑에 솔킬을 당할 가능성까지 원천봉쇄했다. 게다가 탑 역시 트런들을 가져간 SKT가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노틸러스를 가진 TSM을 압도할 수밖에 없었고, 원딜은 TSM의 이즈리얼이 클 때까지 루시안이 미쳐 날뛸 수 있는 판이 마련되었다. 현재 너프가 필요하다는 아우성이 나오는 니달리 정글과 이제 정글 1티어에서 내려온 리신은 덤.
이렇듯 픽부터 SKT가 유리했는데 설상가상 노틸러스가 갱킹을 당해 죽음으로서 가뜩이나 불리하던 TSM의 탑 라인전은 상대 불가능 수준으로 벌어진다.[1] 그러나 이후 TSM의 블루 쪽에서 블랭크가 와드를 지우려는 욕심을 내다 리신에게 그대로 물려버렸고, TSM은 미드-정글 싸움에서 리신만 주고 르블랑에게 2킬을 먹이는 데 성공한다. 이후 끊어내기 싸움에선 탑 차이가 워낙 벌어져 한 명을 손해보긴 했지만 미드에 노틸러스까지 4인 갱을 찌름으로서 페이커를 한 번 더 잡아내게 되어 미드는 TSM 쪽으로 차이가 확 기운다. 이 시점에서 SKT가 드래곤만 하나 먹었을뿐 타워와 글골은 같았고 TSM은 잘큰 르블랑으로 국지전 유도를 해야 했지만...
명불허전 북미식 오더가 다 망쳤다.
일단 TSM 패배의 단초는 두 번째 용 한타였는데, 여기서 해설진들은 이구동성으로 "TSM은 이즈리얼 때문에 절대 한타를 하면 안되고 르블랑 위주의 끊어먹기 운영으로 가야한다."라고 했음에도 TSM은 뭔 패기인지 오히려 자신들이 먼저 용을 치기 시작한다. 게다가 용을 치기로 했으면(즉 한타를 선택했으면) 노틸러스가 미리 합류해있다가 순간적으로 Q이니시를 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트런들보다 노틸의 합류가 늦었고(...) 이 한타에서 TSM은 더블리프트와 용을 내주며 슬슬 불리해진다.
이후 벌어진 미드 한타에선 성장차가 이미 많이 벌어져 있어서 TSM측 3명이 죽어버린다. 그나마 비역슨이 슈퍼플레이로 뱅을 솔킬내긴 했으나 거기까지. SKT는 미드 2차까지 고속도로로 밀어버리고, 이후 또다시 벌어진 한타에선 CC연계도 제대로 안 넣었음에도 성장차이가 워낙 벌어져 대승한다. 바론까지 먹고 돌려깎기를 시전하자 TSM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한타를 해야했지만 이미 글골은 1만 정도 벌어진 상태. 한타를 걸어도 승산은 없었다. 이걸 보고 중계진은 "TSM은 싸우면 안 될 때 싸우고, 싸워야 할 때 안 싸운다."라고 하기도 했다. 결국 탑과 봇을 동시에 밀고 들어오자 TSM은 저항하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
TSM 입장에선
SKT는 분명 초반에는 미드에서 확실히 밀렸다. 다만 그 이후 딱히 모든 선수들이 큰 실수를 하진 않았고, 실수만 안 했을 뿐인데 TSM이 알아서 자멸하며(...) 낙승을 거뒀다. 사실 TSM이 미드에 지나친 투자를 해서 망했다고 볼 수도 있다. 페이커의 코르키는 꽤 뛰어난 무빙을 선보였다. 리신의 음파를 기가막히게 피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도주 경로도 잘 잡았다. 초반 4인갱에서는 도망갈 구석이 아예 없었을 뿐.
한타에서는 페이커가 적극적으로 적진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TSM은 페이커의 존재에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면서 자신들의 원딜을 방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드로서의 성적보다는 미끼로서의 활약이 뛰어난 경기라고 볼 수 있었다.
2.2. 2세트
<rowcolor=#fff> Team SoloMid | SK Telecom T1 | ||
밴 | 밴 | ||
픽 |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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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트보다는 확실히 TSM이 밴픽에서 선방했다. 피오라 vs 뽀삐의 경우 둘 다 1티어에서 내려온 상황이고 둘 중 잘크는 쪽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고, 무엇보다 SKT가
게임이 시작되고 TSM은 시작부터 정글링 동선을 꼬이고 시작한다. 물론 라인 스왑으로 시작했기에 아주 큰 문제는 아닌듯 보였지만, 양 팀의 스왑 과정에서 TSM이 봇쪽에 원거리 미니언 다수를 남기는 스왑 전략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린다. 그렇다고 아예 봇을 쭉쭉 밀어 미니언 웨이브를 밀어넣은것도 아니라서 SKT는 봇에 누가 가든 꿀 같은 CS를 수급할 수 있게 되었고, LCK에선 꿈도 못 꾸는 2라인 파밍을 해냈다. 당장 조별리그에서 ESC Ever가 RNG 상대로 이걸 하다가 그대로 게임이 터졌다는 걸 생각해 보면 TSM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스벤스케런이 뽀삐가 라인을 공격적으로 미는 동안 탑을 찔러서 퍼블을 따내며[2] 피오라가 기분이 좋아진다. 다만 SKT는 역으로 용과 봇 1차를 먹으며 전체적인 이득은 SKT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그런데 소규모 교전에서 스벤스케런이 오로지 페이커만 바라보는 무한 사랑을 선사하면서 페이커는 전투만 했다하면 잘리면서 게임 중반에 1/3/1
봇에서 더블리프트가 혼자 스플릿을 하고 있었고, 이걸 제드가 일대일로 암살하는 순간 게임이 터졌다. 이때 더블리프트는 봇 2차 타워를 때리고 있었다! 이러니 페이커의 제드가 민병대+WWR로 접근해서 암살하는 게 가능했다. 애초에 이미 시야 장악이 다 되어 있었고, 제드 등이 더블리프트를 덮치는 한편 그를 커버하기 위해 다가오는 나머지 TSM 팀원들을 끊어내기 위해 뽀삐가 이미 텔레포트를 준비 중이었다. 결국 더블리프트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3명을 끊어내며 게임은 완전히 터져버렸다. 물론 더블리프트 입장에서 얘기하자면 트페 궁도 있고, 아군도 바로 옆 정글에서 합류 중이어서 잘만 하면 역으로 봇 2차 공략도 가능하지 않냐고
SKT는 5:2의 우위를 앞세워 바론을 치고, 막아보려고 다가온 나머지 챔프들마저 잡으며 사실상 에이스를 기록하고 바론도 먹었다. 이어 탑을 거쳐서 차례차례 들어오는 TSM 챔피언들을 끊어먹고 오히려 1세트보다 5분 이른 시간에 승리.
중계진의 말대로, SKT의 이번 세트는 LCK였으면 사실상 초반에 터진 게임이었다. 제드가 1/3/1을 찍을 정도로 엄청나게 망했었는데 TSM은 이걸 또다시 기가막힌 북미잼(...)으로 희대의 대역전패를 당했다.
2.3. 총평
김동준: 북미에서 말하는 스로잉이란 것과 우리가 말하는 역캐리란 것에는 차이가 있어요. 북미 선수들은 가끔식 역캐리를 합니다.
TSM은 초반에는 분명 그럭저럭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다. 비역슨은 페이커에 꿀리지 않았고, 스벤스케런이 비역슨을 잘 보좌했으며 나머지 3명도 하락세에서 분명 반등해 물이 오르기 시작한 SKT 멤버들을 대상으로 상당히 선전해주었다. 하지만 1세트는 멍청한 드래곤 한타를 기점으로, 2세트는 우리의 덥맆을 중심으로
나진 타임이 찾아왔고 이후의 모습은 팬들이 예상하고 김정균 코치가 예상한 모습 그대로였다.팬덤에서는 TSM의 오더 방식을 점점 불신하기 시작했다. 분명 옐로우스타가 프나틱 오더의 중심이었고, 이를 후니와 레인오버가 보조하는 방식이었다곤 하지만 TSM의 오더는 북미 수준은 몰라도 세계 무대 수준에서는 별로라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한국 팀인 SKT와 붙자 본헤드 플레이에 가차없는 응징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
그런데 대회 주최 측의 실수로 TSM의 보이스가 유출되었는데, 오로지 비역슨만 말하고 옐로스타가 뭔가 의견을 내지만 비역슨이 이걸 씹어버리는 행동까지 하는 게 밝혀졌다. -- 유출된 팀 보이스[3] 시즌 5 TSM은 팀 차원에서 비역슨에게 오더를 맡겼는데, 특히 다른 팀원들의 똥까지 치워줘야 하는 비역슨이 오더까지 보려니 부담이 많았다는 게 중평이었다. 그 오더를 맡기거나 적어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옐로우스타를 영입했다는 설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옐로우스타의 오더 지분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또 하도 더블리프트가 자신이 자리만 비웠다 하면 던져대는(...) 통에 라인에 꼭 붙어 있게 되는 등 여러 가지로 멘붕한 옐로우스타가 다시 EU로 돌아가고 싶다고 사석에서 밝혔다는 루머도 있는 등 내적으로도 팀웍이 좋지는 않은 모습이다.
북미 입장에서 더 씁쓸한 것은 이런 팀이 다른 메이저 리그
개인기량이 좋았음에도 그 엄살왕 김정균 코치가 질 일이 없다 자신감을 표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결국 팀플레이 완성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TSM은 세계무대에 다시 나와봤자 나진 소드의 시즌 6 버전에 불과할 것이다.
3. 4강 2경기 Royal Never Give Up vs Fnatic
로얄 클럽은 깔끔히 2승을 챙기며 4강에 진출했다. 프나틱은 훨씬 힘겹게 올라왔지만, 중국에서 로얄보다 평가가 좋은 QG를 어찌저찌 거꾸러뜨리며 로얄과 대결을 앞두게 됐다.객관적인 실력 자체는 로얄 클럽이 높은 편이지만 중국내 순위 1위인 QG를 프나틱이 잡아내는 이변이 발생한 만큼 꼭 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든 매치업.
3.1. 1세트
<rowcolor=#fff> Royal Never Give Up | Fnatic | ||
밴 | 밴 | ||
픽 |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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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준 해설은 프나틱의 진 선호에 대해 로얄이 카운터를 칠지 속 편하게 밴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로얄은 진을 직접 밴하는 대신 쓰레쉬처럼 진에게 힘을 실어줄 챔피언들을 잘랐고, 프나틱은 다소 망설이다가 결국
경기는 아주 부드럽게 터졌다. 초반 운영 과정에서 프나틱이 앞서나갔고 잘 성장해야 할 탑, 정글, 미드가 모두 킬을 잔뜩 주워먹었다. 진은 그 동안과 마찬가지로(...) 원딜임에도 직접 킬을 먹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지만, 사거리 긴 CC기와 장거리 궁극기를 이용해 물리지 않고 장거리에서 성공적으로 CC 연계 및 화력 지원을 해주었다. 그 와중에 스피릿은 그라가스로 온갓 슈퍼 플레이와 팀원 간의 호흡을 보여주며 경기를 터뜨리는 1등 공신이 되었다.
이 시점에서 진에 대해 평가해보자면 등장 초기 한국 해설진들의 혹평과는 달리 충분히 좋은 픽이었다고 보인다. 일반적인 원딜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부족함이 있지만 대신 다른 원딜들은 하지 못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세부적인 역할은 차이가 나지만 시즌 5 원딜 모데카이저나 원딜 케넨과 비슷하다.
3.2. 2세트
<rowcolor=#fff> Fnatic | Royal Never Give Up | ||
밴 | 밴 | ||
픽 |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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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G는 결국 프나틱의 승리 부적인 진을 1밴으로 치워버린다. 사전 예상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었던 진 없이 전패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주요 관건이 되었는데, 해설진들이 전날부터 대체 픽으로 지적했던 루시안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프나틱이 퍼블을 내주기는 했지만 운영상으로는 리드했다. 덕분에 킬 하나 없이도 글로벌 골드를 상당히 앞서갔고, 로얄이 다소 허둥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교전이 펼쳐질 때마다 로얄의 절묘한 이니시에 프나틱이 손해를 봤다. 운영상의 이점도 프나틱이 다급했는지 노틸러스의 순간이동을 무리수 바론 오더에 소모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잘 큰 페비벤과 훌륭한 스킬 활용을 보여준 감수가 열심히 분전했으나, 팀 딜링의 70% 이상을 루시안에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루시안이 한타 때마다 가장 먼저 증발하니 프나틱이 승리할 수가 없었다.
3.3. 3세트
<rowcolor=#fff> Fnatic | Royal Never Give Up | ||
밴 | 밴 | ||
픽 | 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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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RNG가 진을 2밴으로 치워버렸다. 하지만 룰루 선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칼리스타가 살아남았기 때문에[4] 프나틱이 곧바로 쓰레쉬와 함께 입체 기동 콤비를 챙겨갔고, 사실상 여기에서 승부가 결정났다. 진-니달리-제드를 모두 쳐낸 건 좋았는데 칼리스타 쓰레쉬가 상대 픽창에 떠 있는 마당에 코르키와 이즈리얼을 다음 순서로 가져오며 사실상 바텀라인을 알아서 카운터당했고, 감수가 노틸러스를 무난히 뽑게 만들었다. 거기까진 그래도 그러려니 했는데 루퍼가 뽀삐가 아니라 피오라를 뽑아버리면서 레클레스의 부담이 한결 덜해졌다. 레클레스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는 걸 생각하면 생각보다 방만한 밴픽.
전투에 지나칠 정도로 집중하는 LPL 팀의 특성인지 로얄은 이번에도 초반 운영 단계에서 지나칠 정도로 많은 이득을 내주었다. 그나마 프나틱이 다소 안일하게 용을 먹을 때 덮쳐서 한 번 이득을 보기는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탑 1차타워를 서로 비등비등한 상황에서 눈뜨고 내준것이 가장 큰 마이너스요소. 로얄이 글로벌 골드 차이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한타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프나틱의 전투 집중력 또한 로얄에 밀리지 않았고, 원딜이 조심해야 할 챔피언이 리 신과 알리스타 정도밖에 없으니 레클레스가 부담 없이 프리딜을 넣을 수 있었다.
더불어 게임 내에서는 샤오후가 페비벤에게 상성상 앞서는 코르키 vs 룰루 구도에서 일찍부터 주도권을 내주고 타워도 먼저 밀려버린 것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페비벤이 순간이동을 이용한 빠른 템 구비로 정화를 든 코르키를 압박한 것이 주요했다. 그 외에도 딜교 시 스킬 명중률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는 클템의 의견이 있었다.
3세트만 놓고 보자면 결과적으로 RNG는 2원딜에 피오라 스플릿 조합을 기용하기에는 운영적인 부분이 받쳐주지 못했다. 당장 한국 상위 팀들만 보더라도 미드 코르키와 캐리형 원딜 조합을 구성할 때 유틸형 보호 탱커인 뽀삐를 더 선호하고 있으며, 설령 피오라를 픽하더라도 엘리스나 서폿 트런들같이 대치 구도를 유지할 수 있는 픽들을 섞어 보완한다. 리 신과 피오라로 인해 RNG의 조합 구성이 아예 어긋났다는 이야기. 물론 적지 않은 성장 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라인전 페이즈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는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이번은 정도가 심했다. 이즈리얼이 바텀 라인전에서 손해를 보는 만큼 탑미드는 반반 이상은 가줘야 했고 특히 상성상 앞서는 코르키는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 답답해진 RNG가 한타를 열려고 시도해봐도 한국 해설진의 말처럼 한타 이전에 프나틱이 이미 이겨버린 게임이었다.
RNG 조합은 라인 상성도 봇 강열세, 미드 약우세, 탑에서 비등한 정도였지만 후반 가면 정식 한타가 불리한 조합이었다. 결국 픽밴을 말아먹은 이상 무슨 일이 있어도 피오라를 키워 스플릿을 해야 했는데, 루퍼는 7주간 EU 팬들의 욕받이를 했지만 적어도 라인전을 잘하는 감수를 상대로 초반에도, 1킬을 먹은 중반에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물론 페비벤이 미드 주도권을 잡고 서포터도 마타보다 Klaj 쪽이 행동이 자유로워진 것이 치명적이기는 했다. 심지어 mlxg도 역적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 리 신 1챔 장인이던 스피릿마저 엘리스를 잡고 데뷔 초의 그 리즈시절 폼을 보여주었기에 루퍼 입장에서 좀 억울할 여지가 많은 것도 사실이긴 하다.
3.4. 총평
이번 IEM 최약체로 분류됐던 프나틱은 LPL 조 1위 팀들을 모두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자대륙에서 펼쳐지는 대회 결승전에 도달했다. 리그와 비교해서 프나틱이 현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던 비결은 스피릿의 부활과 감수의 1인분이었다. 페비벤이 건재함에도 오히려 리그에서 에이스 노릇을 해주던 레클레스의 이번 대회 폼이 급전직하하면서 봇라인의 중량감이 폭락, 프나틱은 여전히 강해보이지 않았다. 진 원딜에 집착하기 시작한 모습이 롤드컵 때의 케넨 원딜이 떠오른다고 할 정도. 하지만 2세트에 예상대로 루시안으로 말아먹은 레클레스가 3세트에 그다지 선호한다고까지 보기는 어려운 칼리스타로 캐리를 해내면서 중국 2탑 팀들이 유럽 리그 5위에게 무너지는 이변이 일어나고 말았다.1세트 리 신, 3세트 엘리스 캐리를
하지만 WE에서 정치질을 당하고 유럽에서 부진에 빠졌던 스피릿은 이번에 거짓말처럼 부활하며 중국 2팀을 찍어내고 자신을 버린 LPL에 대한 복수에 성공했다. 사실 리 신 원챔 장인에 가까운 모습이라 우려도 많았는데, 엘리스도 잘하는 것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무려 리그 13경기까지 존재감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는 스피릿의 폼이 심상치 않다. 경기 종료 후 일부러 웨이보에 이겨서 기쁘고 결승 가겠다고 적은 걸 보면 본인도 꽤 이를 갈았던 듯하다.
이현우 해설이 지적했듯, LPL 팀은 세간의 평가처럼 싸움 하나는 굉장히 잘 한다. 하지만 전투를 지나치게 선호하고, 이렇게 전투에만 집착하다 보니 운영, 특히 초반 운영 면에서 많은 허점을 노출했다. IEM에서 받아든 성적표가 더욱 쓰라린 것은 IEM에 나온 두 팀이 중국에서 운영 좀 한다고 이름난 팀들이었다는 것이다. 상대가 싸우지 않고 운영으로, 혹은 상대의 명백한 교전 유도 의도를 읽고 역설계로 이득을 안정적으로 챙기는 동안 LPL 팀들이 믿을 구석이라고는 전투에서의 불확실한 변수뿐이었다. 게다가 4강 3세트에서 확정 이니시에이터가 전혀 없는 조합을 가져간 것을 보면, 자신들의 단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즉 중국 2탑 팀들이 보여주고 있는 운영은 결국 개인기량이나 전투력으로 만들어진 스노우볼을 천천히 굴리는 능력이지, 운영적으로 득점을 하거나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려내는 능력이 아니다. 다르게 말하면 중국 중위권 팀들은 공격 성향으로 인해 잦은 역전패를 당하지만, QG와 RNG는 적어도 역전패는 잘 안 당하는 딱 그런 수준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건 이들 바로 다음 수준의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EDG나
그 결과 중국 빠돌이인 쏘린을 비롯해 중국 편향 성향을 보이는 분석가들이 레딧에서 신나게 까이고 있다.
여담으로, 스피릿은 작년 IEM 월드 챔피언십과 비슷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8강에서 첫경기 패배-패자전 승리 이후 LCK 두 팀을 연파했듯, 이번에는 LPL 두 팀을 차례대로 연파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