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은 듣지 마세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3집 [Goodbye Aluminium]
저주받은 뮤지션 달빛요정의 새 앨범 ‘Goodbye Aluminium’. 2004년, ‘절룩거리네’, ‘스끼다시 내 인생’이 담긴 1집 앨범으로 혜성과 같이 데뷔하였으나 최대의 히트곡이 방송금지를 당하며 시작된 저주, 이후 대중과의 소통을 모색하면서도 진실된 노랫말과 멜로디에 개성 있는 창법이 얹혀진, 본인 스스로 명명했던 달빛요정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정규2집과 싱글, EP 등을 발표하였으나 요정이 아닌 호빗에 가까운 외모로 인해 독특한 노래에 관심을 가졌던 팬들은 등을 돌렸고 진심을 담았던 그의 노랫말은 평이한 연주로 인해 그 빛이 바랬다. 결국 그에게 남은 것은 1년 넘게 밀린 월세와 낡은 기타들이 나뒹구는 자취방, 신용불량의 딱지뿐. 가난하게 살아도 음악을 하면서 살겠다는 그 소박한 꿈은 절망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하여 2007년 새해, 달빛요정은 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연봉 1200. 즉 월수입 100만원이 되지 않으면 음악을 그만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준비된 앨범이 바로 ‘Goodbye Aluminium’ 이다.
이 앨범은 능력 없이 열망만 가득했던 실력 없는 뮤지션이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현실을 인식하고 자신이 패배자이며 낙오자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앨범이다. 다행히 달빛요정은 연봉 1000만원에 만족하며 은퇴결심을 일단 거두었지만 음악을 향한 정말 순수했던 열정은 이 앨범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겠다. 온갖 낯설고 불친절한 지시어와 대중과의 소통을 고려하지 않은 사운드로 무장한 이 앨범은 바쁘게 살다가 음악을 통해 휴식을 취하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하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위악적이거나 작위적이라는 비난도 있을 수 있다. 누가 달빛요정을 이렇게 만들었나, 전업 뮤지션으로서 연봉 1200이 그렇게 허황된 꿈이었단 말인가. 찬란히 빛나는 문명의 21세기, 국민소득 2만 불의 대한민국에서 주변인으로 도태된 달빛요정이 노래하는 상대적 박탈감. 행복한 사람은 듣지 마세요, 굿바이 알루미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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