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밤과 푸른 달 천선란 단편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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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SF |
저자 | 천선란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1.11.15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2.7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736000001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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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천선란이 2021년 11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유전자 공학으로 탄생한 진화 인간들을 두고 벌어지는 두 주인공의 갈등과 연대, 그리고 디스토피아적 상황에서도 끝끝내 희망을 꿈구는 이들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가고 싶냐?”
강설이 젓가락으로 졸인 콩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어디를?”
입 안 가득 고기를 욱여넣은 명월이 뭉개진 발음으로 되물었다.
“우주선 타고. 밖으로.”
자신과 눈을 맞추고 입 안의 고기를 빠르게 씹어 삼키는 명월 보며, 강설은 자신이 무슨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지 생각했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재미있어 보이잖아. 너는 안 가고 싶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주에서 다른 행성에 간다는데, 나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데.”
보통은 설레겠지. 그렇지만 지구로 귀향하지 못할 우주선에는 아무도 타려 하지 않겠지. 새로운 세계로 가는 것과 돌아오지 못한다가 맞붙으면 보통은 후자가 이겨서 전자를 없애 버리니까. 강설은 돌아오지 않는 우주선인 걸 아냐고 명월에게 다시 확인시켜 줄까 고민했고, 아니면 돌아오는 우주선인데 자신이 잘못 알고 있는 건가 고민했다.
“언제 돌아오는데?”
“그건 잘 모르겠는데? 뭐, 식민행성도 빨리 발견하고 전쟁도 빨리 끝나면 금방 돌아오겠지만 아무 금방은 아닐 것 같은데…”
끝말을 흐리며 눈을 피하는 걸 보니 ‘금방은 아닐 것 같다’는 말속에 ‘영원히’가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네 결정 말릴 마음 없어.”
명월도 모르진 않은 것이다. 다른 대원들의 가족들은 지금쯤 대원들을 열심히 설득 중이라는 걸. 그래서 혹시 명월이 붙잡아 주기를 바라서 부른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부른 거야. 얼굴 보고 가려고.”
강설은 순간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런데 왜 나 불렀냐? 너 유도 스승님이랑도 친했고 원장님도 계시잖아.”
“너는 그걸 질문이라고 해? 십몇 년을 살 부딪치며 산 너랑 그 사람들이랑 지금 같다고 생각해? 이거 은근히 기분 나쁘네. 너는 그럼 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랑 나랑 같다고 생각하는 거지?”
<흰 밤과 푸른 달> 본문 중에서
강설이 젓가락으로 졸인 콩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어디를?”
입 안 가득 고기를 욱여넣은 명월이 뭉개진 발음으로 되물었다.
“우주선 타고. 밖으로.”
자신과 눈을 맞추고 입 안의 고기를 빠르게 씹어 삼키는 명월 보며, 강설은 자신이 무슨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지 생각했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재미있어 보이잖아. 너는 안 가고 싶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우주에서 다른 행성에 간다는데, 나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데.”
보통은 설레겠지. 그렇지만 지구로 귀향하지 못할 우주선에는 아무도 타려 하지 않겠지. 새로운 세계로 가는 것과 돌아오지 못한다가 맞붙으면 보통은 후자가 이겨서 전자를 없애 버리니까. 강설은 돌아오지 않는 우주선인 걸 아냐고 명월에게 다시 확인시켜 줄까 고민했고, 아니면 돌아오는 우주선인데 자신이 잘못 알고 있는 건가 고민했다.
“언제 돌아오는데?”
“그건 잘 모르겠는데? 뭐, 식민행성도 빨리 발견하고 전쟁도 빨리 끝나면 금방 돌아오겠지만 아무 금방은 아닐 것 같은데…”
끝말을 흐리며 눈을 피하는 걸 보니 ‘금방은 아닐 것 같다’는 말속에 ‘영원히’가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네 결정 말릴 마음 없어.”
명월도 모르진 않은 것이다. 다른 대원들의 가족들은 지금쯤 대원들을 열심히 설득 중이라는 걸. 그래서 혹시 명월이 붙잡아 주기를 바라서 부른 건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부른 거야. 얼굴 보고 가려고.”
강설은 순간 울컥 화가 치밀었다.
“그런데 왜 나 불렀냐? 너 유도 스승님이랑도 친했고 원장님도 계시잖아.”
“너는 그걸 질문이라고 해? 십몇 년을 살 부딪치며 산 너랑 그 사람들이랑 지금 같다고 생각해? 이거 은근히 기분 나쁘네. 너는 그럼 네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랑 나랑 같다고 생각하는 거지?”
<흰 밤과 푸른 달>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