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6-16 03:22:48

허색

허색
파일:허색_도서 이미지.jpg
장르 판타지, 스릴러
작가 이상우
출판사 북랩
최초 출판일 2018. 10. 12.

1. 개요2. 특징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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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8년에 발표된 스릴러 판타지 소설. 북랩에서 출판하였으며, 저자는 이상우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색깔이라는, 한국문학에서 좀처럼 보기드문 아주 희한한 소재를 가져다가 썼다.[1]

2. 특징

색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작품 초반에 3원색에 대해 짚고 넘어가며 거기서 원색에 대한 정의를 나름 내리고 간다.[2] HSV 색 모델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작품에 등장하는데, 색의 3요소인 색상(Hue), 채도(Saturation),[3] 명도(Value)를 가지고 색을 배열한 모형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각각의 색마다 색상/채도/명도가 조금씩은 다르기 때문에, 색상, 채도, 명도 수치들을 어떤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로 쓴다면 같은 위치에 다른 색이 겹치는 일 없이 모든 색을 체계적으로 배열할 수 있다는 것이다.사실 이거 몰라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는 별 문제 없다.[4]

3원색을 언급하는 것에 이어서, 작품 초반에 아주 잠깐이지만 허수에 대한 언급도 한다. 허수가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인간이 만들어낸 수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작품의 제목인 '허색'은 '허수'에서 '수' 자만 바꾸어서 지은 제목인 것으로 생각된다.

에필로그 이전까지는 스릴러 성격이 강하고 킬링타임용으로 읽어도 별 무리없는 소설이지만, 에필로그에 들어서더니 갑자기 내용이 엄청나게 난해해진다(...) 마치 작가가 소설을 '에필로그'와 '그 이전'으로 나누어서 '그 이전'부분은 소설을 재미로 읽을 사람들을 위해 쓰고, '에필로그' 부분은 진짜로 "허색이란 무엇일까?"라고 고찰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사실 난해하다기 보다는 생소한 개념들이 한꺼번에 많이 나와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뿐이다. 그런 생소한 개념들을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단순히 개념이 생소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실제로 필체가 갑자기 난해해지는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정삼각형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에서,
각 점이 다른 점들과 동등한 위치에 있으면서 동등하게 교류하는 완벽한 균형. 한 선분의 시작이 다른 선분의 끝임과 동시에 끝은 그 다른 선분의 시작이 되어준 또 다른 선분의 시작인 아주 밀접한 반복성.
이런 식으로 서술을 해놓는다.

다만 이런 문장들은 알 듯 말 듯한 단어들을 써서 사람들을 혼동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장이 서술하고 있는 것은 명확한데 다만 그 구조가 복잡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거라 이상[5]의 작품이나 국카스텐의 노래 가사처럼 난해하지는 않다. 오히려 비유나 은유 같은 것 다 무시하고 그냥 문장 그대로 읽으면 쉽게 이해되는 문장들이 다수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뿐이지 이해하는 게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3. 기타

  • Grand Theft Auto Online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작중 추격전이 벌어져 주인공 일행이 차를 타고 다리 위로 도주하고 있을 때, 갑자기 위에서 커다란 전자석을 매단 헬기가 나타나더니 자력으로 주인공의 차를 끌어올려 자석에 붙게 하고는 뒤따라오는 차들을 피해 다른 쪽으로 날아간다. Grand Theft Auto Online 임무인 습격 중 플리카 작업 피날레의 도주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다. 압권은 주인공 중 한 명인 데이빗의 대사. "예전에 게임하다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던 것 같은데..."
  • 작중 등장하는 수호대의 전 조직원 레이나가 타고난 병으로 CIPA(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가 등장한다. 미드 닥터 하우스에도 등장했던 그 병 맞다. 이 병을 앓는 사람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고통을 전달하는 신경세포가 처음부터 생성되지 않은 채로 태어나는데, 레이나의 말에 따르면 육체적 고통은 못 느끼지만, 정신적 고통으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자세한 것은 항목 참조.
  • GLaDOS에 대한 오마주로 추정되는 부분이 나온다. 형사가 빈 집에 들어가 복도를 지나던 중, 벽에 걸려있는 액자들을 보게 되는데 그 중 하나에 대한 묘사가 GLaDOS와 매우 흡사하다고... 사실 그냥 빼박이다(...)
  • ' 새로에'라는 어휘가 나온다. 실용 형태로는 ~은/~는새로에. '~는 고사하고, ~는 커녕'이라는 뜻이다. 국어사전에 검색해도 예문이 거의 안 나올 정도로 죽은 어휘인데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어려운 어휘를 그리 많이 쓰지 않는 이 작품에서 이 어휘가 쓰였다.


[1] 말하자면 흰색보다 더 흰 색, 검은색보다 더 검은 색, 그리고 아예 3원색을 뛰어넘는 4원색 5원색 6원색같은 것들이 작품에 그냥 대놓고(!!!) 나오는 것이다. [2] '다른 색을 어떻게 혼합해도 만들 수 없음과 동시에 그것들만의 혼합으로는 다른 어떤 색이든 만들 수 있는 색깔들'이라고 정의내린다. [3] 좀 진지를 빨자면, 작품에서 나온 색 공간 모형이 원기둥이 아니라 역 원뿔이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Saturation이 아니라 Chroma가 되어야 한다. [4] 이후로 중간에 딱 한 번 잠깐 언급되는 걸 빼면 작품 내내 HSV색 공간은 등장하지 않으나, 에필로그에선 작가가 수십 페이지를 들여서(!!!) 이 얘기 해댄다. 에필로그만 빼면 몰라도 별 상관없다. [5] 여담이지만, 이상의 작품도 이 작품에서 극히 부분적이지만 오마쥬된다. 그 작품은 바로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