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예수와
제자들은 길가에 있는 한 선천적
시각장애인을 보게 된다. 제자들이 "이 사람이 이렇게 된 건 자기 죄 때문인가요, 아니면
부모의 죄 때문인가요?" 라고 묻자 예수는 "누구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이 이 사람을 통해서 일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때가 아직 낮이므로 하느님의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 밤이 올텐데[1] 그 때에는 아무도 일할 수 없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다." 라고 대답한다. 그 후 예수는
소경에게 자신의 침을 흙에 뱉어 그 진흙을 그의 눈에 바른 후 "
실로암
연못에 가서
세수하라"고 한다. 놀랍게도 세수를 마치자 그는 눈이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된다(!).
바리새인이 맹인 가족에게 그 일을 캐묻다(8절~34절)
그런데 이 기적을 행한 날이
안식일이라는 이유로 바리사이가 예수를 책잡기 시작한다. 이들은 먼저 맹인이었던 자의 부모에게 진상을 캐묻는데, 예수를 편들었다가 출교당할까 봐 두려웠던 부모는 이에 우리는 모르는 일이니 자식에게 물어보라고 답한다. 그러자 바리새인들은 맹인이었던 자를 찾아가서 다시 묻는데, 그가 예수를 긍정하자 내쫓는다.
예수와 바리사이의 논쟁(35절~41절)
이에 예수는 자신을 찾아온 바리사이들과 논쟁을 벌인다. 예수는 맹인이었던 자를 불러서 '사람의 아들(예수)를 믿느냐'고 물으며 그는 그렇다고 답하며 예수를 경배한다. 그리고 예수가 "내가 심판하러 이 세상에 왔으니 보지 못하는 자들은 보게 하고[2] 보는 자들은 맹인이 되게 하려 함이라(39절, 개역개정)"라 말하자 바리새인들은 40절에서 "우리도 맹인인가"라 묻는다. 그러자 자신의 부족함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예수를 믿었더라면 죄를 용서받지만 끝까지 마음을 완고하게 하면 죄를 용서받지 못한다는 취지로, 예수는 "너희가 맹인이 되었더라면 죄가 없으려니와 본다고 하니 너희 죄가 그대로 있느니라"란 경고를 남긴다.
[1]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 사이의 기간을 의미한다.
[2]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하느님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자들의 부족함을 채워 주신다는 것이 성경의 전반적인 가르침인데, 자신의 교만을 인정하는 자들을 겸손하게 하시고,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는 자들을 강하게 하시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자들을 지혜롭게 하시는 식이다.
[3]
국내에서 개신교는 대부분 개역개정을 쓰며, 성공회와 정교회(콘스탄티노폴리스/모스크바)는 공동번역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