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0 12:42:30

판문점 선언 오역 논란



1. 개요2. 내용
2.1. 판문점선언' 3조 3항의 3가지 영문 번역2.2. 청와대 입장2.3. 결론
3. 파장4. 국내외 반응

1. 개요

미국 언론사인 미국의 소리(VOA)가 2018년 4월 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문과 남북한이 2018년 9월 6일 UN에 제출한 판본의 3조 3항의 내용이 다르다는걸 지적하면서 발생한 논란.

2. 내용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었고, 한국어/문화어 본과 함께 비공식적 번역이라는 영문 번역본이 배포되었다.

2018년 9월 6일 남과 북은 UN에 판문점 선언 공식영역본을 제출하였다.

2018년 9월 11일 UN에 제출한 판문점 선언문 공식영역본이 공개되었다.

2018년 9월 12일 미국의 소리(VOA)가 판문점선언문 UN에 제출한 공식영역본과 기존에 배포한 청와대 영역본의 3조 3항에 대한 내용과 뉘앙스가 차이가 난다는 보도를 하였다.

청와대 영역본에는 "종전선언을 위한 합의를 연내에 추진한다"라고 되어있는 반면, UN에 제출한 공식영역본에는 "종전선언을 올해 연내(this year)에 한다"라고 해석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종전선언에 대한 3조 3항의 내용이 달라진 것에 대해, 미국의 소리는 여러 미국내 씽크탱크 인사들과 전 국무부 관료들의 의견을 빌어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였다. 즉, 한국정부가 종전선언에 대한 강한 영역본을 UN에 제출하고, 이를 회원국들에게 공식 기록으로 회람시키면서, 미국 정부측에 한반도 종전선언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2.1. 판문점선언' 3조 3항의 3가지 영문 번역

“남과 북은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국어 원문

애초에 한국어 원문도 그 의미가 다소 애매하다. 그러나 문장구조와 수식어구를 잘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3자 혹은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
-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
-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당시 언론 보도도 모두 이런식으로 나갔다. 만약, 판문점 선언 당일 올해 종전선언을 하기로 합의했다면 엄청난 빅뉴스였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언론보도는 종전선언을 하기 위한 회담을 적극 추진한다고 보도하였고, 결과적으로 청와대도 그렇게 설명하였다.
“During this year that marks the 65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South and North Korea agreed to actively pursue t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Koreas and the United States, or quad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Koreas,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ith a view to declaring an end to the War, turning the armistice into a peace treaty, and establishing a permanent and solid peace regime.”
청와대 번역본(2018년 4월 27일 발표)

- 3자, 4자 회담 개최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
- 종선선언 하기 위해
-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 체제 구축하기 위해
“The north and the south agreed to declare the end of war this year, the 65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Agreement, replace the Armistice Agreement with a peace accord and actively promote the holding of north-south-U.S. tripartite or north-south-China-U.S. four-party talks for the building of durable and lasting peace mechanism.”
북한 번역·조선중앙통신

1. 연내 종전선언 하기로 합의
2. 정전협정을 평화합의안으로 대체하기로 합의
3. 지속 가능하고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3자, 4자회담 개최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
“The two sides agreed to declare the end of war this year that marks the 65th anniversary of the Armistice Agreement and actively promote the holding of t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sides and the United States, or quadrilateral meetings involving the two sides,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ith a view to replacing the Armistice Agreement with a peace agreement and establishing a permanent and solid peace regime.”
UN제출 번역(2018년 9월 6일 제출)

1. 연내 종전선언 하기로 합의
2.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3자, 4자회담 개최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

2.2. 청와대 입장

이러한 지적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4월 27일 발표한 소위 '청와대 영역본'은 비공식번역이며, UN에 제출한 판본이 공식번역본이 맞는다고 확인하였다. 청와대의 해석이 맞다면,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올해에 한다"가 남과 북이 합의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 되는 것이다.

2018년 9월 13일 미국의 소리는 당시 청와대 번역본을 청와대가 비공식번역이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 2018년 6월 청와대가 배포한 ‘남북정상회담 결과집(Results of the 2018 Inter-Korean Summits)’에도 이 '청와대번역본'이 그대로 실려 있어서, 비공식번역이라면 왜 2달이 지난 공식문서에 이것이 그대로 사용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그리고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결과집'이라는 공식문서에 판문점선언 청와대번역본이 '비공식'이라고 명기되지 않고 실린 것에 대해 '실무진의 실수'라고 변명하였다.

2019년 9월 15일 미국의 소리는 추가 보도를 통해 판문점선언 당일인 4월 27일부터 청와대 영역본의 3조 3항에 대한 내용의 중의적이라 기자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 참모진의 해명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청와대는 따르면 "종전 선언을 위한 회담을 올해에 적극 추진"이 맞다고 확인하였다고 하며, 그에 대한 단체카톡방 대화를 그대로 공개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해명이 아직도 없다. 현재 2018년 제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미 주요 이슈가 옮겨갔고,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서 UN에 제출한 영역본이 맞다는 청와대의 입장을 여러번 확인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해명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해명을 한다 하더라도, 이미 대화록까지 공개된 마당에 단순한 번역 실수가 아니라고 자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 결론

UN영역본과 차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아래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1. 한국 정부는 2018년 4월 27일에서 6월을 포함한 어느 시점까지는 공식 입장이 '종전선언을 위한 회담을 연내에 적극 추진'이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연내에 종전선언을 한다'라고 입장이 선회되었고, 이것이 UN 제출본에 반영되었다.

정황상 이것이 유력하다. 4월 27일 당시 청와대 참모진의 확인내용과 UN제출 영역본의 내용이 완전히 상이하며, 한국정부도 지금에와서는 UN제출본이 맞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2. 청와대의 해명대로 실무진의 실수. 이 경우 번역을 잘못하였으며, 기자들에게도 잘못된 내용을 확인해주었다. 그리고 이 실수를 2018년 6월에 공식문서인 '남북정상회담 결과집'에도 그대로 수록하는 등 수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한 실수라기에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청와대 참모진이 직접 답변하는 대화록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지며, 미국의 소리보도 대로 2018년 6월에 공식 문서를 만들면서까지 이러한 실수를 방기했다고 믿기 어렵다. 사실이라면 이건 이건대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다.

한편 현재 한국정부 입장은 연내 종전선언이라고 한다.

3. 파장

결과적으로 북한의 입장이 충실히 반영된 영어번역본이 UN에 제출된 셈이 되어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 사건을 통해서 국내 여러 언론사로부터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저자세 외교를 질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미국의 소리의 주장대로 한국정부가 의도적으로 영역본의 내용을 바꾼 것이라면 외교적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의 소리의 지적대로 종전선언을 연내에 도출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에 압력을 행사한 것인지 의심된다.

미국의 소리가 반복해서 이 문제를 지적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 자체도 나름대로 파장이 크다. 왜냐하면 미국의 소리는 단순한 언론사라기 보다는 미국 정부 및 국무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지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소리가 이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서 미국 국무부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4. 국내외 반응

결론적으로 북한의 입장이 반영된 번역본이 UN에 제출되었기 때문에 보수 언론을 비롯한 여러 언론에서 비판이 있었다.

미국 국무부는 해당 사안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 모든 대북제재 해제와 남북경협사업은 북핵에 대한 검증되어야 진행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애초에 판문점 3조 3항의 원문이 모호하게 처리되어 있어 빚어진, 단순한 헤프닝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9월 15일 미국의 소리 보도에 의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