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9년 6월 테레비 아사히가 김정일의 후계자인 김정은이라 보도한 사진이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배석범 씨, 당시 39세)의 사진이었던 사건. 대표적인 헛지목 피해 사건이다.2. 진행 과정
2.1. 발단
문서의 출처이자 관련 상세 뉴스. 해당 문서는 이 뉴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다.2009년 6월 일본의 TV 아사히는 김정일의 건강 악화와 함께 후계자설이 확산될 무렵,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의 최근 사진을 확보했다며 특종이라고 보도했다. 그 뉴스를 전해들은 전세계의 언론을 비롯한 한국의 인터넷 언론들도 사실 확인 없이 수십 건의 관련 기사를 앞 다투어 게재했다. 포털 사이트의 인물 정보란에는 김정은의 프로필에 배씨의 사진이 발 빠르게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2.2. 낚였다
확인 결과, 사진 속 인물은 김정은과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배모씨였다. 아사히가 배씨를 김정은이라며 보도했던 해당 사진은 배씨가 운영하고 있는 동호회 회원들과 친목 도모를 위해 시골로 MT를 갔을 때 찍은 것이라고 한다. MT를 다녀온 후에 원두막에서 닭도리탕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진을 인터넷 카페 회원방에 올렸다고 한다. 한 회원이 사진을 보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닮았다’고 하며 비교 사진을 함께 올려놓은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배씨와 회원들은 닮은꼴 외모를 두고 “동지, 수령 동지” 하며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배씨는 이것에 대해 "처음에는 웃었어요. 평소에도 그런 소리를 자주 들었으니까요. 그게 우리끼리의 장난이었지 이렇게 크게 될 줄은 몰랐어요." 라고 말했다.3. 피해자가 받은 인권침해
피해자가 받은 인권침해로 인한 고통은 실로 말로 다 할 수가 없다.[1] 이 사건은 명백한 오보이며 무자비한 인권침해였다. 배씨는 사건 당일, 자신의 사진 한 장으로 일본과 한국의 언론, 그리고 인터넷 사이트가 들썩였던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전날 야근까지 한 탓에 그저 태평하게 낮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전화가 왔는데 대뜸 방송국이래요. 그러고는 ‘사건을 아세요?’ 하는 거예요. ‘무슨 사건이요?’ 했더니 일단 인터넷을 보라고 하더군요. 인터넷에 접속하는 순간, 온통 제 사진인 겁니다. 뒤로 넘어갈 만큼 굉장히 놀랐어요. 이후에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언론기관에서 전화가 쇄도했어요.
미국
CNN에서도 인터뷰 요청 전화가 왔으니까요.”
이 사건으로 인해 건강은 완전히 악화되었다. 평소 한 끼 식사에 밥 세 공기는 거뜬히 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았는데 사건이 터진 후, 하루에 반 공기도 먹지 못하고 겨우 미숫가루만 입에 댈 수 있었다고 한다. 몸무게는 3개월 만에 85kg에서 69kg으로 급격하게 빠졌으며 처음에는 열이 오르고 기침이 나기에 감기인 줄 알았으나 폐가 원활히 움직이지 못해 자꾸 기침이 났다고 한다. 모든 것이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병이었던 것이다.
“도무지 음식을 입에 댈 수 없어서 한의원에 갔더니 횡격막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그러면 심장, 폐, 위 등 장기에도 혈액 공급이 잘 안 된다더군요. 일이 벌어진 후 급격히 살이 빠졌어요. 한의사는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느냐’며 놀라더군요.”
더 황당했던 일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였다고 한다. ‘일본 방송국과 큰 돈을 받고 합의했다’는 거짓 소문을 듣고 연락이 끊겼던 지인에게조차 전화가 걸려왔다는데..
“30억, 40억원에 합의를 했다라는 당치도 않은 소문이 나는 바람에 사람들로부터 밤낮없이 전화가 왔어요. ‘너, 돈 좀 받았다더라’며 마치 로또에 당첨된 사람으로 취급하더군요. 그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어요. 부모님은 아무 말도 못하고 가슴만 치셨죠.”
4. 아사히 TV의 뻔뻔함과 피해자의 소송
그러나 이런 심각한 사건을 터트렸음에도 아사히TV는 그냥 사건을 조용히 넘어가려 했다. 아사히TV 측에서는 한국지사장도 아닌, 명함도 없는 직원을 시켜 그에게 전화를 했고 사과 한마디를 했을 뿐이라고 한다.배씨는 이에 대해 아사히TV와 그쪽에 사진을 제공한 군관계자, 그리고 우리 정부 세 곳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배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소송 같은 큰일은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그들의 안일한 대처에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배씨는 그리고 일본 방송국과 합의할 생각이 없었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국내 유명 법률사무소에서 수십억 원에 합의를 해주겠다며 제안서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2] 당시만 해도 그저 황당한 사건이었고 그가 바라는 건 아사히TV의 진심 어린 사과뿐이었다.
“그들의 태도에 굉장히 불쾌했어요. 그냥 ‘돈이나 받고 끝내라’는 식이었죠. 저는 그 돈,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살아요.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 일본 언론이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았다면 저를 이렇게 괄시할 수는 없죠. 잘잘못을 떠나서 너무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제게 진심 어린 사과를 안 한다는 겁니다. 저는 사진 제공자가 누군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그저 일본 방송국에서 말했듯이 한국 현역 부사관이라는 것밖에 몰라요. 그게 사실이라면 더 심각한 일 아닌가요? 국가 공무원이 저지른 일에 대해 국가에서도 입장을 밝혀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일본 방송국도 제가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일반 소시민이라고 생각하니까 무시하는 겁니다.”
만약 사건이 일어난 후 아사히TV가 국내 언론에 나와 한국 국민에게 사과하는 성의를 보여줬다면 그는 이번 일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거라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한 가지, 한국 법정에 아사히TV 관계자를 세워 사과를 받는 것이였다. 그의 태도는 단호했다고 한다. 이 싸움이 2년, 3년으로 길어져도 끝까지 일본 방송국 측의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거듭 이야기 했다.
“소송을 하고 증인 출석을 요구하면 제 사진을 일본 측에 제공한 인물이 밝혀질 겁니다. 왜, 어떤 의도로 사진을 제공했는지 저도 알고 싶습니다. 그저 일본 방송에서 자기들끼리 ‘오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진심으로 한국에 와서 고개 숙여 사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금전 같은 건 생각 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