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粘土 / Paper Clay
1. 개요
소조 재료의 하나. 기본적으로 펄프에 풀(접착제) 등을 섞어 만든다. 찰흙과 비슷한 용도로 쓰인다. 점토 자체가 아이들의 유치한 놀이를 위한 재료로 알려져 있기도 하나 사실 지점토나 찰흙은 엄연히 미술을 위한 소조 재료이다. 아이들의 놀이 수단으로도 군림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나 다른 재료들에 비해 찰흙처럼 손으로 주물러 성형하기 쉬운 재료가 바로 지점토이다.지점토가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종이죽'이라는 게 있었는데 가정에서 신문지나 잡지 등을 찢어서 물에 불린 후 절구로 찧어서 만들었다. 문구점에서 종이죽을 팔기도 했는데 펄프와 접착제를 혼합한 가루 형태이며 이걸 사서 직접 따뜻한 물에 풀어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종이죽은 조형성이 극히 떨어지고 만들어쓰기 불편한 관계로 근래에는 보기 쉽지 않다.
과거에는 단단하지만 가벼운 생활도구나 장식품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프랑스어로 파피에 마셰(Papier-mâché)라고 부르는 것으로 모양을 만든 다음 잘 말리고 그 위에 래커를 여러 겹 칠해서 만든다. 현재도 러시아에서 기념품으로 팔리는 전통 그림이 그려진 칠기 보석함 등은 이걸로 만든다.
이와 유사한 방식의 지점토 공예가 대한민국에서 유튜브와 블로그를 통해 2020년 들어 갑작스럽게 유행했다. 한때 다이소마다 지점토가 품절되기도 했다. 본바탕이 하얀 만큼 물감을 뿌려 대리석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쉽기 때문에 지점토로 트레이를 만드는 것이 유행했다. 지점토인만큼 만들기도 그리 어려운건 아니지만 훌륭한 퀄리티를 바란다면 중간에 사포 과정이 조금 까다로울 수는 있다. 지점토로 성형하고 잘 말린 다음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하고 그 위에 바니시(니스)로 마무리해 주면 된다.
여담으로 굳히면 분필처럼 쓸 수 있지만 잘 지워지지 않아 물걸레 등으로 지워야 하고 칠판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유의.
아예 도예용 점토에 펄프를 섞어 가마에 넣고 구울 수 있게 나온 물건도 있는데 이건 보통 지점토라고 부르지 않고 영어 명칭을 살려 '페이퍼 클레이'로 불린다. 페이퍼 클레이는 형태 유지력이 좋아 주로 복잡한 형태를 구현하는 데 쓰이는데 국내에 자주 쓰이는 조형토와 다르게 샤모트[1]가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슬립에 펄프를 직접 섞어도 되고 도재상에서 구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2. 특징
- 찰흙(점토)보다 희고 가볍다는 것이 특징이며 섬유질이다 보니 약간 질긴 성질이 있어 굽지 않은 점토보다는 충격에 강하다.
- 바탕색이 흰색이다 보니 호분이나 서페이서 등 밑색을 칠하지 않아도 도색 시 발색이 좋다. 레진이나 퍼티로 조형한 것에 비해서는 수채물감으로 도색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지점토 공방에서는 수채화적인 기법을 많이 응용하고 있다.
- 주변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교재용 찰흙 다음으로 싸다. 특별한 경화제나 오븐 없이도 며칠 지나면 굳기 때문에 간편하다.
- 가장 많은 색은 흰색이지만 갈색도 있다.
3. 주의점
- 소재가 펄프다 보니 물에 약하다. 이미 건조된 작품도 바니시로 마감하지 않으면 물에 불어서 일어나고 심지어 곰팡이가 생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마감 작업을 꼼꼼히 해야 하며 작품이 물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 당연히 불에도 약하다.
- 반죽에 약간의 탄성이 있고 접착제로 점성을 강화한 관계로 점토에 비해 접착성이 썩 좋지 않다. 다른 재료에 지점토를 발라보면 쉽게 떨어진다. 소조용 심재(뼈대)에도 노끈을 감지 않으면 잘 붙지 않는다. 마르고 나면 새 반죽을 덧붙이기도 애매하다.[2]
- 탄력성이 있는데다 점토칼로 깎아낼 때 표면이 거칠어지는 경향이 있어 정교한 소조 작업은 쉽지 않다. 다 마른 후에 조각하는 방법이 편할 때가 있다.
- 점토도 마찬가지지만 소재 자체가 약하므로 물리적 힘이 가해지는 부품을 만드는 용도로는 사용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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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겠지만절대 먹으면 안 된다. 그냥 종이를 먹는 것만 못하다. 기본적으로 재생 펄프를 표백해서 쓰므로 표백제가 잔뜩 들어 있고 접착 성분 역시 먹으면 굉장히 해롭다. 맨손으로 다룬다면 작업이 끝나고 손을 바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