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29 01:11:37

정순택(점핑!)


1. 개요2. 설명3. 작중 행적
3.1. 본편 이전3.2. 본편
4. 평가

1. 개요

파일:Jeong-SoonTaek.png

정순택은 대한민국의 만화가 박상용이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주간 만화잡지 소년 챔프에서 연재한 러브 코미디 만화 점핑!의 등장인물이다.

2. 설명

중경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남학생으로, 남녀 주인공 강영웅 최가희를 둘러싼 메인 스토리인 운동부 에피소드를 마무리 짓기 위해 마련된 전국체전 추가 예선 시장기배 체육대회 남자 육상 800미터 부문에 출전, 강영웅과 대결한다.

3. 작중 행적

3.1. 본편 이전

어릴 적부터 달리는 것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실력과 자신감이 있었고, 초등학교 4학년 때 이 재능을 눈여겨 본 체육 교사의 추천으로 육상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초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3년 동안은 주변에서 수많은 칭찬을 들으며 마음껏 육상을 즐겼다.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서며 무대가 전국으로 확장되자 이동은과 오지환이라는 강자를 만나게 되고, 이들과의 승부에서 점점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어느샌가 정순택에겐 만년 3위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이 붙게 되고, 훈련 양도 배로 늘어나는 등 육상에 대해 환멸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동은이 고 1이 되던 해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육상계를 떠나자 최대의 적수가 사라졌다는 점에 안도했으나, 아직 남아 있는 또 한 명의 적수 오지환은 그를 꺾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분하게 여기는 점에서 열등감을 느낀다. 그리고 고 2가 된 지금까지, 오지환을 이기지 못한 채 전국체전 예선을 넘겨버린다.[1]

3.2. 본편

그런데 어쩐 영문인지 '시장기배'라는 서울시내 체육대회가 전국체전 추가 예선전으로 승격되고, 다시금 전국체전 본선 진출을 위해 대회에 참석한다. 경기장에서 예전부터 신경쓰던 상대인 오지환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강영웅을 보며 시비를 걸지만, 되려 강영웅이 그의 콤플렉스인 "만년 3위!"를 입에 올려 더욱 분노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예선 1조로 뛰게 된 강영웅이 스타트에서 늦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였음에도[2] 이를 극복하고 자신을 앞질러 조 1위를 차지하였으며, 이어서 예선 2조에선 재활 치료와 1년 간의 공백이 있었으니 실력이 줄었을 거라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이동은1분 48초 04라는 괴물같은 기록을 세우는 광경에 경악한다.[3] 다행히 각 조별 3위까지는 본선 진출 티켓이 걸린 결선에 오를 수 있어, 다시 한 번 강영웅, 이동은과 승부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제는 오지환만 신경쓰면 된다고 생각해 오다 하루아침에 전보다 훨씬 강해진 이동은,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더욱 아래로 끌어내릴지도 모를 강영웅의 등장에 마음을 고쳐먹고 잡아 먹느냐, 잡아 먹히느냐는 심정으로 결선에 임한다. 다행히 강영웅이 레이스 중반부에 초심자로서의 한계가 드러나며 오버 페이스로 속력이 줄자[4] 그를 여유 있게 앞지르며 이동은과의 1위 싸움에 나서려 하지만, 최하위로 밀려났다 최가희의 응원을 받고 기력을 완전 회복한 강영웅이 폭주 기관차 모드를 발동해 순식간에 자신을 앞지르고 2위로 올라선다.

그러나 이 때부터 강영웅과 이동은은 뒷 주자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양 과도할 정도로 1위 싸움을 벌이며, 그렇게 이 둘의 속력이 줄자 정순택은 마지막 코너에서 파고 들어 갈 루트를 발견,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장 선두로 치고 나선다.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강영웅과 이동은은 마치 정순택을 죽일듯이 뒤쫓아가지만, 정순택 또한 죽을 각오로 결승선까지 달린 끝에 결국 1위로 입성, 전국체전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쥔다.

4. 평가

105화부터 115화까지 11화 동안 짧게 등장하고 퇴장했지만, 주어진 역할의 중요도 대비 실제로 보인 활약 등을 종합적으로 저울질 하면 점핑!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통틀어 캐릭터를 형성하는 배경과 활약이 가장 효율적으로 짜여진 인물이다.[5] 개중에서도 점핑!의 메인 스토리인 체조부와의 갈등과 전국체전 예선을 그리기 전에 붕 떠있었던 6권 중반부터 7권의 스토리를 땜빵할 목적으로 투입 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조연의 선을 넘어 단행본 한권 반 분량을 휘어잡아 버렸던 류은정과 대비된다.

800미터 달리기 승부에서는 "만년 3위"라는 애매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자로서 주요 대립 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강영웅 이동은이 잊을 만 하면 그를 상대 또는 견제해야 하는 스토리가 내내 이어졌고, 이 짧은 등장 기간 중에도 그 실력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정순택 본인이 어떤 속내를 품고 있는지와 같은 과거사도 5페이지를 할애해 군더더기 없이 소개하였으며, 작중 메인 스토리인 운동부가 5명 이상 전국체전 본선에 진출한다는 과제 달성이나 주요 등장인물들의 러브라인에 개입하는 일 없이 순수하게 최강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동기 또한 잘 소화했다. 심지어 이 짧은 기간 동안 거만한 악역에서 마음을 고쳐먹고 최고가 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성장하는 캐릭터의 모습 또한 부자연스럽지 않게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정순택이 작품에 가장 큰 기여를 한 부분은 바로 그가 통상적이라면 주인공이 쟁취했어야 할 전국체전 본선 티켓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정순택이 1위를 하지 못했다면 이후 어떤 경우로든 아래와 같이 스토리 진행이나 캐릭터성 유지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뒷 이야기가 이어지며, 본 문서에서 다루는 정순택이라는 인물이 존재할 필요 자체가 없다.
  • 강영웅이 1위를 하고 운동부에서 5명 이상이 전국체전 본선 진출을 달성할 경우[6]: 대회 종료 후 체조부로부터 사과를 받는 유쾌한 장면을 볼 수는 있겠으나 이후로는 전국체전 본선에서 상대해야 할 신규 캐릭터의 대거 등장으로 인해 작품의 볼륨 대비 등장인물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스토리가 육상, 유도, 복싱 등으로 산만하게 분산되는 데다 기존에 비해 더욱 전문적인 체육 관련 고증과 지식을 만화에 반영해야 하므로 장르가 스포츠 만화로 변절될 우려가 크다. 이렇게 되면 작품의 가장 큰 줄기인 남녀주인공 강영웅과 최가희의 연애사를 풀어 가기가 매우 힘들어진다.[7]
  • 강영웅이 1위를 하였으나 나머지 운동부원의 부진으로 전국체전 진출이 무산될 경우: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였음에도 도전과제는 달성 실패한 형태가 되며, 그동안 노력해 온 운동부가 실패를 통해서도 남는 게 있다는 최소한의 결실조차 건지지 못하게 된다. 사실상 작가가 더이상 작품을 그리기 싫어 고의로 작품을 내던지거나 주인공의 실패와 좌절을 숨겨진 주제로 그리고자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전개이다.
  • 이동은이 1위를 차지할 경우: 재능의 벽은 넘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절망감 외엔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 결말이며, 이 상태에서 승자 이동은이 패자 강영웅에게 최가희의 곁에 있는 것을 인정하게 되면 강영웅은 주인공으로서 최대의 적수를 상대로 반드시 거두어야 할 승리조차 챙기지 못해 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나 히로인을 차지할 당위성 같은 면모가 크게 훼손된다.[8]

점핑!은 작품이 완결된 다음 전체 스토리를 거시적으로 돌아보면 당초부터 운동부가 전국체전 5명 이상 진출하는 스토리는 상정하지 않았을 정황이 여러 군데에서 드러나는 작품이다. 따라서 정순택은 캐릭터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전국체전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쥘 역할을 배정받았으며, 조연으로서 너무 튀지도, 그러면서도 너무 묻히지도 않는 선에서 훌륭하게 자기 역할을 다 한 조연에 해당한다. 캐릭터의 짜임새라는 측면에서 유일하게 부족한 점이라면 강영웅의 전국체전 본선 진출 좌절 직후 스토리의 주 무대가 유도 경기장으로 넘어가 이동은, 오지환 등 다른 육상 사이드의 등장인물들과 함께 제대로 된 퇴장신 조차 가지지 못한 채 작품에서 완전히 퇴장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는데, 이는 정순택 본인의 캐릭터성이 부족했다기보단 작가나 편집부의 뒷마무리가 허술했던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1] 이 부분의 설정이 다소 모호한데, 정순택이 아무리 만년 3위라지만 이동은이 없는 현재 전국 2위의 실력자라면 전국체전 본선 진출 정도야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정순택이 재학 중인 중경고등학교는 오지환이 다니는 위성고등학교와 동일한 경기도권 학교이며, 같은 경기도권 고등학교라 지역별 예선에서 오지환에게 패해 전국체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보는 게 일단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렇게 보면 시장기배 = 서울 시장 주관하의 체육대회에 경기도권 학생이 출전한다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만년 3위 (현 2위)의 실력자가 어째서 본선 진출도 못하고 시장기배같은 추가 예선 형식의 경기에 나와야 했는지 그럴싸한 경위를 추측하자면 중경고등학교는 강영웅의 세영고, 이동은의 남광고와 같은 서울시내 고등학교인데 그냥 "학업이나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해 전국체전은 출전을 포기했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2] 이동은이 자신을 대신해 최가희의 곁에서 함께 달려 줄 남자를 찾는 과정에서 눈여겨 본 강영웅에게 약간의 경쟁심리를 부추기기 위해 가희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있었는데, 이것이 강영웅의 질투심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 스타트 총성에 제때 반응하지 못하게 만드는 독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3] 대한민국 남성 육상 800미터의 전체 기록을 놓고 보면 1분 48초대의 벽은 이미 허물어진 지 오래이다. 다만 모두 대학생 이상의 기록으로, 고등부의 기록은 현재에도 1분 55초 ~ 1분 54초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덧붙여 정순택도 만년 3위라는 별명 때문에 그리 대단하지 않아 보일 수 있겠지만, 그의 최고 기록 또한 1분 52초대로 현실에 대입하면 이미 고교 최고 기록보다 2초 이상 앞서는 무서운 실력의 소유자이다. [4] 대회 며칠 전 위성고교와의 친선시합에서 오지환과 승부하며 그에게서 보았던 앞 주자의 바로 뒤에서 달리며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는 주법을 그대로 이동은에게 적용했으나, 이미 그 전법을 잘 알고 있었던 이동은은 엄청난 경험과 기량 차를 앞세워 강영웅과 간격을 벌려 오히려 영웅의 페이스만 무너졌다. [5] 점핑!은 겉으로는 주/조연의 역할 분담과 스토리 완급의 밸런스가 잘 짜여져 있지만, 스토리의 골조는 휴재로 인한 대대적 변경이나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설정들이 간신히 양호한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만 짜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서사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남녀 주인공 강영웅 최가희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기반에도 허술한 면이 많다.
강영웅은 시련을 극복하는 주인공상으로 그려졌지만 스토리를 되돌아 보면 인간관계 면에서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인복이 없어서 순리대로라면 강영웅에게 유리하게, 하다 못해 아무도 피해를 입을 일이 아님에도 불운을 겪는 등 억지스러운 전개에 허덕이는 장면이 이어졌고, 최가희는 그녀의 문서에서 서술하듯 여주인공으로선 서사가 너무나 부족해 후반부로 갈수록 작중 최고의 미녀라는 점 외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히로인이 되어버렸다.
이에 반해 정순택은 짧은 등장 기간 동안 그에게 주어진 서사 만큼은 매우 효율적으로 풀어냈으며, 주인공 집단인 운동부에서 캐릭터의 짜임새가 이정도로 잘 갖춰진 인물은 황소희 정도 뿐이다.
[6] 가장 좋은 경우의 수는 육상에서 강영웅과 최가희 + 복싱의 정권일 + 유도에서 한사내 좀비 일당 중 1명 (개중에서도 공인 2단인 이종항)으로 5명을 채우는 것이다. [7] 반대로 전국체전 본선 진출을 달성해놓고 이후 이야기가 실제 본편처럼 신선화 박재경과의 치정만 다루고 작품이 끝났다면 전국체전은 거대한 미해결 떡밥으로 남게 된다. [8] 물론 대회가 끝난 12권 권말에서 최가희가 강영웅에게 사귀고 싶다고 고백하고, 대회에서 1위를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우물쭈물하던 영웅에게 "약속이나 조건같은 데에 연연하지 말자"라고 한 것을 보면 설령 강영웅이 이동은에게 이기지 못했더라도 똑같이 가희 쪽에서 사귀자는 얘기를 걸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과정을 3인칭 관찰자로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독자의 관점에서는 영웅이 동은을 이기고 이런 고백을 받는 경우와 아무에게도 이기지 못한 채 고백을 받는 상황은 주인공으로서 달성해야 할 과제를 해냈는가 못했는가의 차이로 인해 똑같이 고백을 받는 상황이라도 양쪽의 인상이 상당히 다르게 느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