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김성모의 대표작 대털에서 나오는 기계장치. 해당 만화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것이기도 하다.2. 상세
김성모는 이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발명가 김강용[1] 씨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첩보영화의 단골 요소인 적외선 레이저를 굴절시켜서 휘게 만들어 버린다. 굴절기로 집 안의 방범용 적외선 레이저를 모조리 구석에 몰아넣은 후, 아무 저항 없이 집을 털 수 있다.
이 장치가 언급되던 때는 무려 1990년대 초까지 올라가는데, 한마디로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도시전설 같은 물건이다. 이걸 만들어 놓고 들어가면 센서에 걸리지 않는다는 건데, 초등학교 과학만 배워도 만화에서 설명하는 작동방식은 그냥 헛소리라는 걸 알 수 있다.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경우는 그냥 정비불량으로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나름 해명을 한답시고 글을 올리긴 했는데, 보다시피 아무런 증명도 하지 못하는 병맛이 철철 흘러넘치는 해명글을 내놨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과 주장이 있지만, 김성모가 K(김강용)와의 인터뷰와 편지 내용을 과장한 듯하다. 즉 원래 있던 절도장비를 크게 뻥튀기시켜서 내용을 만든 것이 적외선 굴절기인 듯.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적외선 보안장치를 정지시키는 기계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있는지 없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만화에서 설명하는 원리로는 불가능하다. 해킹 같이 하나의 타깃을 무효화 하는 게 아니라 보안장치 전반을 무효화 시키는 수단이라면 EMP 정도가 유효한 수단이다.[2]
사실 일반적인 방범용 센서에 사용되는 동작감지기의 적외선 센서는 영화에 나오는 것인 양 뻘건 레이저를 쓩쓩 쏴대는 신기한 장치가 아닐 뿐더러 장애물에 가려지거나 습도가 높은 것만으로도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제한된 시스템에 불과하다. 때문에 열감지 센서나 음성 감지 센서 등과 함께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사실 예전에 쓰던 수준 낮은 방범 시스템은 굳이 이런 것까지 쓸 필요 없이 우산 하나만 들고 있어도 사람을 못 찾는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3. 제작 방법
대략 1200만 원 정도.
- 먼저 병원의 의료장비인 자외선[3][4] 물리치료기를 구입한다.
- 그리고 천연 루비 7개가 필요하다.[5]
- 또한 1.2V인 기계를 4.5V로 바꿔주는 변압기도 필요하다.
- 따라서 건전지는 1.5V 3개가 필요하며
- 이 때 건전지 용량이 40분 정도이기 때문에 보안 시스템 해제 시간이 40분인 것이다.[6]
- 조립 방법은
- 물리 치료기의 뚜껑을 떼어내고
- 천연 루비 7개를 사용하며
-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실컷 설명하다 난데없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며 싹둑 잘라먹는 이 맛이 가버린 장면은 큰 임팩트를 남기며 김성모 만화의 베스트 명대사 중 하나가 되었다. 김성모가 훗날 침착맨 방송에서 밝힌 진상은, 교도소에서 실제로 적외선 굴절기 기술자인 수감자를 거액의 영치금을 들여 면회를 했지만 적외선 굴절기 제작 방법에 대해서는 만화에서 소개된 필요한 재료까지는 들었지만 그 이후로는 교도소 측의 제지가 심해 다 들을 수 없었고 다 듣고 싶었지만 모방 범죄 및 악용을 우려하여 그만두었기 때문에 만화에서는 자기가 들은 내용까지만 넣고 저 문장 한마디로 퉁쳐서 끝내버린 것이라고 한다.
4. 작중에 등장하는 모습
본편에서는 기기에서 적외선을 발사해서 그걸로 센서에서 나오는 적외선들을 중간에서 잡아채어 물리적으로 휘게 만들어버리는 괴이한 장치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제작자인 교강용은 알 수 없는 공식으로 상대를 벙찌게 만들었다. 작가가 적외선 굴절기의 원리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독자들을 의식한 건지 교강용으로 하여금 굴절기가 기능할 수 있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주는데, 스넬의 공식이니 뭐니 하며 열심히 설명하는 걸 보면 교강용은 물리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 듯하다. 여기에서 나오는 불후의 명대사가 과학은 이론이고 나는 현실이다. 이는 4권에서 김강용의 편지에서도 등장한 대사이다.속편 대털 2.0에서도 등장한다. 도둑들 사이에서 전설의 물건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5년에 걸쳐 개량을 거듭한 끝에 건전지가 3개 더 들어가게 되었으며 그에 따라 수명이 45분에서 2시간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겨우 이 개량 하나에 5년이 걸렸단 것에 주목해야 한다. #
대털 무대포에서는 교강용의 동생 교강살이 적외선 굴절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그냥 두꺼비집을 내려서 보안장치를 해제한다.
물론 상술했듯 옛날에도 감지기 무력화에 대한 알림은 가능했으니, 이후에는 경찰 대면 확정.
5. 기타
이것과 상관은 없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등장했다. 그러나 여기선 루비를 준비하는 부분에서 생략된다. 구판에서는 그 부분에 아예 사진이 붙은 연출이 되어 있으며 만화판에서는 아무래도 어린이용 출판사라 레이저 무기라는 생각은 버리라는 것인지 아예 등장인물들이 디스코 볼로 댄스파티를 벌인다.게임 역전재판의 한마루 제작 한국어 패치에서는 이것을 언급하는 패러디성 애드립이 중간에 나온다. 나루호도 류이치 왈 "어제 TV에서 적외선 굴절기는 과연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서 나오던데..." 해당 패치에는 이것 외에도 김성모 작품 관련 드립이 꽤 있다.
2011년 9월 맥심에서 김성모가 한 인터뷰에선 적외선 굴절기는 확실히 실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적외선 굴절기라는 이름이 붙은 기계 자체는 실존하다고 해도 만화처럼 작동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존재 자체의 특수성 덕분에 많이 회자되었고 더불어 이것에 관련된 2개의 명대사 겸 짤방들을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는 정말 특별한 물건이 맞긴 하다.
실제로 적외선 굴절기가 존재하든 않든 간에, 적외선 굴절기는 그저 단순한 만화적 허용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왜 이런 논란이 생겼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대털은 이전 김성모의 작품들과 달리 어느 정도의 리얼리티를 추구한 작품이고 적외선 굴절기 전까지는 보는 독자들에게 실제 절도의 트릭을 설득시키고[7], '와 저렇게 털 수가 있구나' 라는 느낌을 주다가, 뜬금없이 SF적인 요소로 보이는 적외선 굴절기가 딱 하고 등장했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생긴 듯. 그래도 대털 1부는 전반적으로 진지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를 유지했다.
6. 적외선 굴절기 가능론?
쉽게 말하자면, 루비에 레이저를 비추게 되면 빛을 사방으로 방사하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실내의 모든 적외선 수신기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적외선 감지기는 2개의 감지기 사이에 장애물이 놓이게 되면 침입자를 감지하는 방식인데, 루비를 이용하여 실내에 적외선을 뿌려 주게 되면 수신기 사이로 장애물이 지나가도 감지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장비는 작중 묘사와는 판이하게 다른데, 적외선 레이저를 잡아채 휘는 등의 언급이 있기 때문에 저 글이 적외선 굴절기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 차라리 '실제로 가능하진 않지만 그냥 만화적 표현이었다' 라고 해명했다면 모를까 K와의 인터뷰 발췌에서도 과학의 잣대라든가 본인은 실전이니 운운하며 적외선 굴절기가 실제로 가능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다른 기계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
인터뷰가 어느 정도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가능성을 생각해보자면, 김강용이 여러 경험이나 우연으로 체득한 원리를 이용해 만든 자신만의 도구가 어쩌다보니 실제로 적외선 반사 현상을 일으켰고, 이를 통해 80년대 후반 ~ 90년대 초반의 수준 낮은 적외선 방범기기들을 교란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잡아채 휜다는 표현에서 자신만의 실험을 해봤을 가능성이 있는데, 해당 실험은 과학적 상식을 제대로 숙지한 채 이뤄진 발견이라기 보다는 그냥 원리만 어설프게 인지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단순히 김성모가 원리를 잘못 이해하고 그렸을 수 있다는 것. 교도소 측의 제지가 심해서 설명을 온전히 들을 수 없었기에 정말 제대로 들은 부분까지만 그려서 나온 장면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이다. 그래서 실제론 다른 장치지만 적당히 바꿔서 적외선을 굴절시키는 장치라고 지었을 수도 있다.
김성모가 후일 개인 유튜브에서 푼 썰에 따르면 레이저를 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파수를 교란시켜서 레이저를 들어올리고 침입할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이것도 말이 안되는 건 매한가지기는 하나, 레이저를 휘게하는건 김성모도 말이 안되는건 아는데 만화적 과장을 하고 넣은 장면인듯 하다.
[1]
전직 도둑. 주인공
교강용의 모델이다.
[2]
실제로 가정에서도 EMP를 만드는게 가능하다.
[3]
적외선을 자외선으로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4]
전자책은 적외선으로 수정되어있다.
[5]
반드시 루비여야만 한다. 빨간색 유리공은 전혀 효과가 없다. 1200만 원의 재료비 중 상당수가 이 루비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의료기기인 적외선 물리치료기 가격도 장난 아닐 것이다.
[6]
시간이 모자라면 건전지를 병렬로 연결하면 될 텐데 왜 그러지 않았는지는 의문. 굴절율을 조절하여 건전지를 증설할 넣을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7]
CCTV의 기종을 알아내고 원하는 화면을 촬영해 현상한 후 CCTV에 붙여놓는다. 이때 붙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경비원에게 전화를 걸어 교란하는 등 대털은 이전 김성모 작품과는 꽤나 현실적인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