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柳 | 暗 | 花 | 明 | |||
버들 유 | 어두울 암 | 꽃 화 | 밝을 명 |
1. 의미
버들은 우거져 그늘은 어둡고 꽃은 피어 환하다는 뜻으로, 시골의 아름다운 봄 경치를 의미한다.2. 유래
육유(陸遊)는 송나라의 유명한 애국 시인이었다. 강력한 금나라의 침략을 받아 국운이 끝날 위기에 처하자, 송나라 조정은 죽더라도 끝까지 싸우자는 주전파와 무릎을 꿇더라도 현실적 이익을 챙기자는 주화파로 갈라져 시끄럽기 그지없었다.결국 주화파가 득세하고 말았는데, 주전파에 속해 있던 육유는 실권을 장악한 진회(秦檜) 등 주화파로부터 미움을 받아 출세의 길이 막혀 융흥(隆興)의 통판(通判)이라는 보잘것 없는 자리로 쫓겨 가게 되었다. 그러나 관리보다는 천부적인 시인인 육유는 한낱 시골 벼슬아치로 평생을 허비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융흥에서 생활한 지 오래지 않아 고향인 절강성의 산음(山陰)을 향해 떠났다. 도중에 그의 발길이 임천(臨川)에 이르렀을 때, 문득 친구인 이호(李浩)가 그곳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참 그렇지. 이 친구를 만나지 않고 여길 지나갈 수야 있나.'
육유는 속으로 기뻐하며 이호를 찾아갔는데, 마침 이호는 정강지부(靖江知府)의 사령장을 받아 출발하려고 하는 참이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자네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못 만나고 엇갈릴 뻔했네 그려."
"정말 그럴 뻔했군. 아무튼 좋은 자리로 가게 되었다니 내 일처럼 기쁘네. 부디 성공하길 빌겠네."
"고마워. 자네도 다시 출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게야."
"나는 이제 벼슬살이에 대한 미련은 버린 사람이라네."
"정말 그럴 뻔했군. 아무튼 좋은 자리로 가게 되었다니 내 일처럼 기쁘네. 부디 성공하길 빌겠네."
"고마워. 자네도 다시 출사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게야."
"나는 이제 벼슬살이에 대한 미련은 버린 사람이라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두 사람은 헤어졌고, 융흥을 출발한 지 한 달 만에 육유는 마침내 고향인 산음에 도착했다. 마음 속으로 그렸던 대로 고향은 맑은 물과 녹음이 우거진 숲, 아름답게 피고 널린 각종 꽃들로 육유를 반겨 주었다. 그의 고향은 참으로 경치가 좋은 곳이었고, 육유는 그런 고향에 돌아오기를 참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외딴 집에 틀어박혀 글을 읽기도 하고, 밖에 나가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시골이기 때문에 글을 읽는 사람은 없었고, 친구라곤 해야 모두 농사나 짓는 어릴 적 친구들 뿐이었다. 그런 전원 생활에 흠뻑 빠져 있던 어느 해 4월, 육유는 마을에서 들려오는 북 소리, 퉁소 소리에 그만 흥이 났다. 그것은 농민들이 봄을 즐기는 잔치 소리였다.
'그렇지. 이렇게 방 안에만 틀어박혀 있을 게 아니라 어디 멀리 돌아다니다가 오는 게 좋겠어.'
이렇게 생각한 육유는 집을 나섰다. 그리하여 마을을 벗어나 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그러다 보니 난생 처음인 어느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세는 험하고 길은 울퉁불퉁해서 고생스럽기가 여간 아니었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기왕 나선 걸음이고 해서 용기를 내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한 산봉우리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의 눈 앞에 뜻밖의 풍경이 펼쳐졌다. 십여 채의 가옥의 올망졸망한 작은 마을이 있었는데, 복사꽃이 온통 뒤덮고 있어서 '여기가 선경(仙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곳도 있었던가?'
육유가 이렇게 생각하며 마을에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이 함빡 몰려나왔는데 그중 가장 연장자인 듯한 노인이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이 마을에서는 외부인을 보기는 드뭅니다.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우리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뜻밖의 환대에 육유는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앞에는 정성스럽게 차린 푸짐한 음식상이 나왔고, 주위의 사람들은 더할 수 없이 친절했다. 육유는 술과 음식을 배불리 먹고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며칠 동안 술과 인정과 경치에 취하여 그 마을에 머문 육유가 마침내 돌아갈 뜻을 비치자, 마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내년 봄에도 꼭 한번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육유는 약속하고, 마을 사람들의 배웅 속에 귀로에 올랐다. 집으로 돌아온 육유는 이 경험을 살려 '유산서촌(遊山西村)'이라는 유명한 칠언 율시를 지었는데, 그 제2연에서 이렇게 읊었다.
첩첩산중 길 없는 길을 가다 보니 [山重水復疑無路 산중수부의무로] ‘버들 그늘 깊고 꽃 밝은’ 마을이 있었네 [柳暗花明又一村 유암화명우일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