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위기지학(爲己之學[1])이란 위인지학(爲人之學[2])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공부[3]하는 대신 참된 나다움을 밝히기 위해 공부[4]하는 것을 뜻한다.2. 출전
위기지학이 처음 제시된 것은 논어 헌문편이다. "옛날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배웠지만, 오늘날은 남을 위해 한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논어』 헌문편
『논어』 헌문편
3. 해석
위기지학이 제시된 논어 헌문편에서 '옛날'이란 중국 주나라 시대를 뜻한다.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공자는 앞선 통일된 중국의 시대였던 주나라 시대를 동경하곤 했다. 즉 '옛날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배웠지만'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과거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배우는 것이 이상향임을 뜻한다.또한 '남을 위해 한다'라는 개념을 이타적인 공부로 오해하기 쉬우나, 사실 진정한 이타적인 공부는 위기지학이다. 이는 유학의 또다른 유명한 개념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란 먼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여 집안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는 뜻이다. 즉 사회를 안정화하고 주변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는 우선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는 것이 가장 어렵기에, 이것을 달성한다면 자연스럽게 가정과 나라, 그리고 세상이 바로 세워진다고 본 것이다. 여기서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는 방법이 바로 위기지학이다. 즉 공부를 통해 타인에게 기여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위인지학이 아니라 위기지학이다.
"위기지학이란, 우리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바가 도리(道理)이며 우리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바가 덕행(德行)이라고 믿고 가까운 데서부터 착수해 나가되 자신의 이해[심득(心得)]를 통해서 몸소 실천하는 것[궁행(躬行)]을 목표로 삼는 공부이다. 위인지학이란, 심득과 궁행에 힘쓰는 대신 내면의 공허함을 감추고 관심을 바깥으로 돌려 지위와 명성을 취하는 공부이다."
퇴계 이황
퇴계 이황
이러한 위기지학에 대한 이해는 후대 유학가였던 이황이 보다 명확히 제시한다. 상단에서 이야기하는 '도리'와 '덕행'은 유학에서 이야기하는 도와 연관되는 것으로, 다소 무식하게 이해하면 ' 진리'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진리를 알고 이를 삶 속 가까운 곳으로부터 실천하는 것이 위기지학이라는 것이다. 한편 위인지학은 진리를 알고 실천하고자 하는 대신 자신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겨 지위와 명성을 추구하는 공부다. 즉 일종의 사기인 것이다. 배운 바에 대한 실천은 커녕 이해도 없이 무작정 외워서 시험을 잘 보고 까먹는 공부가 당연시되고 신성화되는 현대 사회에 울림이 있는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4. 관련 문서
[1]
爲위할 위/己자기 기/之갈 지/學배울 학
[2]
爲위할 위/人타인 인/之갈 지/學배울 학
[3]
위인지학
[4]
위기지학
[5]
위기지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