鑊/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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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鑊/ 镬 (가마솥 확, huò[1], wok6[2])
철제 조리 기구 중 하나로 중화요리집에서 쓰이는 크고 무거운 솥. 중국식 프라이팬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 상세
중화 레스토랑에서 대부분의 요리를 조리하는데 쓰인다. 춘장을 볶거나, 볶음밥 같이 볶음 요리를 만들 때 흔하게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집에는 대개 대나무 솔과 까오기[3]가 세트로 딸려 있다.[4] 광동식[5]과 북경식[6]으로 나뉘는데, 산동 요리를 위주로(일명 청요리) 발달한 한국의 중화 요리와 달리 일본의 중화 요리는 주로 중국 남부의 방식이 요코하마, 나가사키, 오사카 등을 통해 정착했기 때문에 일본 요리 만화에서 나오는 중화팬은 광동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광동식은 양수형(兩手形)이기 때문에 대량 조리하거나 팬 위에 무거운 기구를 올려서[7] 조리한 후 그대로 옮기기 편하다. 북경식도 광동식 손잡이 한 쪽만 추가하면 양수형을 만들 수 있는데 왠지 몰라도 그런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쓰긴 쓴다. 당장 한국에서 만들어진 SBS 스페셜 "짜장면의 진실"에도 잠깐이나마 나온다.
재질은 보통 무쇠나 탄소강으로[8] 용적이 깊고 넓으며 팬의 두께가 얇은 편이라 불에 닿았을 때 빠르게 가열되고 빠르게 식는다. 때문에 강한 화력으로 조리할 때도 팬 안의 구역에 따라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기 때문에 이를 섬세하게 잘 조절해서 이용하는 게 기술이라고. 물론 팬 자체의 무게도 무게지만 용적이 큰 만큼 요리 재료까지 들어간 웍 무게가 보통이 아니다. 이걸 잘 다루려면 숙련된 힘과 기술이 필요하다. 게다가 웍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한 손으로는 조리도구를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무거운 것을 한 손으로만 다뤄야 한다. 여기에 중국 요리 특성상 강력한 화력이 필수라서 웍 아래서 엄청난 기세로 솟아오르는 열기와 불꽃이 더해지면 앞이 불바다가 되어서 땀 안 흘리는 체질의 사람도 땀범벅이 된다. 그래서 원래 주방일 자체가 힘든 일이긴 한데 제대로 웍을 사용해서 요리해왔던 중국집 주방장 경력 좀 있으신 분들은 나이에 비해 몸짱에 근육질인 경우가 꽤 된다. 대신 관절이나 인대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빠르게 은퇴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보통 무쇠팬 신제품을 사면 녹 방지 코팅같은 것이 되어 있는데, 보통 가정용 프라이팬에 코팅된 '식재료 눌어붙음 방지용 코팅'과는 완전히 다른, 그저 까짐과 부식을 막기 위한 화학 물질이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한다면 필수적으로 제거해줘야 한다. 대략 웍 전체를 골고루 "태워준 후" 쇠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 닦고 물만 부어 팔팔 끓인 다음 버리는 것을 두번은 한다.[주의!사항] 코팅된 화학제품을 태울 때 업소용 화덕이라면 그냥 불 위에 얹어만 놔도 문제 없지만 가정용 가스렌지의 경우 화구가 작기 때문에 적절하게 팬을 돌려가며 연기날 때까지 태워줘야 한다. 한번만 기름 묻히는 걸로는 유막이 잘 안 생겨서 몇 번은 음식 만들 때마다 해줘야 한다. 튀김을 만들 수 있다면 3번 정도 하면 된다. 팬에 기름을 묻혀 키친타올로 닦았을 때 묻어나오지 않으면 촘촘하게 식용유를 먹여주면 된다. 이를 '팬 길들이기'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시즈닝(seasonning)이라고 하며, 웍과 비슷한 비 코팅 철제 팬인 스킬렛에 쓰는 시즈닝용 오일이 따로 나온다. 시즈닝용 기름으로는 라드가 좋다 하는데, 별 거 아니고 돼지 기름이니 삼겹살을 구워 주거나 남는 돼지 기름을 넣고 볶아 주고 나서 세제로 세척하지 말고 뜨거울 때 키친 타월로 잘 닦아 주기를 몇 번 반복하면 된다. (찌꺼기가 단단히 붙었을 때는 뜨거운 물로 세척하는 정도로)
중국집 주방장이 팬을 흔들면서 재료를 볶는 풍경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웍질' 이라고 표현한다. 양식집 (파스타)에서도 웍질은 흔하게 쓰이는 기술. 연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고, 능숙해지면 상당한 간지를 보여줄 수 있다. 웍은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양식팬 다루듯이 쌩으로 들고 돌리면 숙련된 요리사라도 계란 프라이 하나 만들기 어렵다. 중국식 화덕 위에서 스치듯 돌려주는 것이 포인트.
다른 프라이팬도 그렇듯, 가열된 웍은 상당히 뜨거우므로 취급에 주의해야 한다. 업소에서는 대개 화덕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시작해 올려놓은 상태로 끝나기 때문에 별 상관 없지만.
웍으로 조리를 한 이후로 깨끗이 웍을 손질한 이후 새 기름으로 충분히 코팅을 한 이후 요리를 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잘 하지 않고 그대로 다음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길이 잘 들면 매번 세척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중국 현지에서 제대로 요리하는 곳에서는 상단 영상처럼 볶거나 튀기는 것을 끝내면 웍의 잔여 기름과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물을 붓고 대나무 솔로 문질러서 정리 작업을 여러번 한다. 이후 새 기름을 붓고 웍을 충분히 코팅한 다음 다시 요리를 한다. 웍을 주로 다루는 중식 요리사는 주방에서 하루종일 저 행위를 한다. 계속 반복해서 말하지만 저 볶는 기술이 맛을 결정한다.
한마디로 중식도와 함께 중화 요리 그 자체를 상징하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3. 웍헤이(鑊氣/镬气)[10]
웍만이 구현하는 과학적 비결을 말할 때 '웍헤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하는데 둥근 웍의 형태 때문에 웍으로 요리하면 웍 안에서 대류 현상이 일어난다.
웍 안에서도 위치에 따라 온도가 다르고 열의 움직임이 다르므로 웍 안쪽 불이 닿는 밑바닥은 바짝 익혀지나, 웍질을 하여 식재료가 튕겨져 바닥에 견줘 그나마 덜 뜨거운 수증기를 쐬며 다소 식었다가를 계속 반복하는 복합적인 조리과정을 거치며 식재료에 중화요리 특유의 불맛이 입혀지게 되는것을 말한다.
여기서 튕기는 것만 빼면 가마솥과 똑같다. 차이점은 뚜껑의 유무를 빼면 가마솥의 두께가 전체적으로 더 두껍다는 정도. 가마솥보다는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 사용하면 더더욱 비슷해진다.[11]
자세한 내용은 불맛 문서 참고하십시오.
4. 기타
웍이란 게 엄청 무겁고, 열을 엄청나게 받아서 손잡이로만 다루어야하고 잘 돌려야 음식이 맛있기에 기본적으로 중국요리사들이 처음 발을 디딜때 하루에도 수시간씩 웍을 돌리는 연습에 투자해야 요령을 익힐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요리학원에서는 수강생들의 연습용 웍에다 모래와 벽돌을 넣어서 아무리 돌려도 떨어뜨리지 않도록 고되게 연습을 시킨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중식요리사는 다른 요리사들보다 체력소모가 많고 현역에 종사하는 기간도 짧은 편.
이 때문에 중식요리사들의 수명연장 + 요리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재료만 썰어서 정해진 타이밍에 넣어주기만 하면 완성할 수 있는 업소용 자동 웍 기계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량 접대로 내놓을 수 있는 볶음밥과 볶음류 요리의 편의를 제공한다. 웍 돌리다가 다치거나 팔 못쓰는 사태를 최대한 줄이는 것.
5. 관련 문서
[1]
표준 중국어 발음.
[2]
광동어 발음. 웍이 미국으로 이주한
광동성 출신
화교에 의해 널리 알려져 이 발음으로 알려졌다.
[3]
중국식 손잡이가 긴 국자 겸 뒤집개
[4]
가정에서는 환경이 안 따라주기 때문에 청소용인 대나무 솔을 가지고 있어봐야 별로 쓸 데가 없다. 까오기 역시 중화팬을 위한 도구로 가정용 코팅팬에는 그 코팅이 벗겨지기 쉽기 때문에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게다가 까오기 자체가 일반적인 조리 환경에서는 쓰기가 매우 불편하기 때문에 쓰려고 해도 못 쓴다.
[5]
양수형. 짧은 무쇠 손잡이가 팬에 붙어있기 때문에 팬을 돌리는데 행주가 필요하다. 주로 중국 남부에서 쓰인다.
[6]
편수형. 한쪽에 금속 파이프가 붙어있고 여기에 나무 손잡이를 끼워서 사용한다. 이 쪽이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일반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7]
금속 찜기 등
[8]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웍도 시중에 많다. 일반 웍에 비해 녹이 슬지 않지만 그런 만큼 가격이 훨씬 비싸다.
[주의!사항]
웍은 매우 화력이 강한 화덕을 쓰기 때문에 손잡이쪽 코팅을 태운다고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리려고 하면 손가락에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안전하게 손잡이 쪽의 코팅을 태우는 방법은 손잡이를 잡고 들어올리는 것을 절대 해서는 안되고 손잡이를 앞으로 밀어서 안전하게 태워야 한다.
# 본인의 안전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10]
气의 북경 표준병음은 qì/xì이나 애당초 웍镬처럼 웍헤이 역시 미국으로 이주한 광동성 출신 화교들에 의해 알려졌으므로 광동 병음인 hei로 알려졌다.
[11]
한국 요리에서는 전통적으로 전을 부치거나, 튀기고 볶는 요리를 만들 때 가마솥 뚜껑을 뒤집어서 웍, 프라이팬처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