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장르문학 작가 정세랑의 단편. 문예중앙 2012년 여름호에 게재됐었고 2013 젊은 소설에 수록되었다. 2015년 4월 1일 웹진 문장을 통해 웹에도 공개되었다. 여기서 읽을 수 있다.
2013년 3월 24일에는 KBS2 라디오 라디오 독서실을 통해 극화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참여 성우는 김두리, 최윤정, 김인, 김현수, 전상조, 채안석, 조민수 등이다.
2. 상세
화자가 상대방에게 들려주는 편지 형식의 내용으로, '나'가 어떻게 정체불명의 이세계 존재를 남편으로 삼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스포츠 신문의 광고사업부 말단으로 일하면서 완전 삶에 찌들어 하루하루 괴롭게 사는 '나'는 친한 언니들 3인방마저 죄다 결혼해 버리자 아 못참겠어 나도 결혼해서 이 생활을 탈출할래!라는 심정으로 언니들의 결혼 비결을 물어본다. 언니들이 알려준 비결이 뭔고 하니 '규중조녀비서'라는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소환서였고 여기에 적혀 있는 대로 주문을 외면 남편이 눈앞에 소환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거의 미친짓이라고 할 수 있는 주문의식을 달밤에 치르지만 눈앞에 나타난건 일단 인간은 아니고 대충 머리 달릴 위치에 머리 있고 팔다리 있을 위치에 팔다리가 있긴 하지만 좀 더 무기질에 가까운 기이한 존재였다.
이 괴물은 나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멸망' 이었고 주인공은 실수로 지구를 멸망시킬 마왕을 소환해 버린 것이었다. 일단 남편은 남편이니 집으로 데려와 같이 살다가, 알고보니 남편이 얘기했던건 '멸망'이 아니라 '절망'이었고, 이 마왕 남편은 사실 인간의 절망을 먹고사는 무해한 생물(?)이었음이 밝혀진다. 그렇게 남편의 식사를 위해 주변의 절망인들을 모아 절망을 쪽쪽 빨아내고 이게 또 소문이 나서 우울증에 특효인 심리치료사로 유명해진다. '나'는 남편의 절망식사를 위해 청소년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고, 사무소를 열어 옥상에 남편을 세워놓고[1] 청소년들의 수많은 절망도 빨아먹는다.
그렇게 남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화자가 옥상에서 한숨짓고 있는 '너'를 위해 규중조녀비서와 본문이 담긴 편지를 에어컨 환등기 아래에 붙여놓는다는 그런 이야기.
한국적인 기이한 존재에 의해 성공하게 된다는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이 정세랑의 과거작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과 유사한 편이다. 마지막에 순환반복되는 구조도 그렇고...
2018년 11월 30일 단편소설들 모음으로 창작과 비평사 출판사를 통해서 출간되었으며 본편의 제목이 타이틀이 되었다.
[1]
절망을 먹을수록 점점 더 무기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