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문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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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소설의 목차별 내용을 정리하는 문서이다.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아직 읽지 않은 경우 주의할 것.2. 목차별 내용
2.1. 프롤로그
그냥 아름다울 뿐인, 내게는 아무 의미도 없을 여자애가 말했다.
"너랑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세 개 있어.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둘째,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마지막으로 셋째,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지킬 수 있어?"
당시 나는 모르는 게 몇 가지 있었다.
일상적인 것으로는 가짜로 고백하는 올바른 방법이라든지,
철학적인 것으로는 죽음이라든지, 시적인 것으로는 연애 감정이라든지.
그런데 모르는 게 하나 더 늘었다. 나 자신에 관한 것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르는 여자애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응"이라고.
"너랑 사귀어도 되지만 조건이 세 개 있어.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둘째,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마지막으로 셋째,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지킬 수 있어?"
당시 나는 모르는 게 몇 가지 있었다.
일상적인 것으로는 가짜로 고백하는 올바른 방법이라든지,
철학적인 것으로는 죽음이라든지, 시적인 것으로는 연애 감정이라든지.
그런데 모르는 게 하나 더 늘었다. 나 자신에 관한 것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르는 여자애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응"이라고.
2.2. 모르는 남자애의, 모르는 여자애 (知らない彼の、知らない彼女)
나는 평생 나 자신을 놀라게 하는 일 없이 살 줄 알았다.
내 행동에 나답지 않다든가,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는가 하는 느낌을 받으며 놀라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카미야 토오루는 신학기가 시작하고 머지않아 반에서 시모카와라는 남학생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시모카와를 구하기 위해 따돌림을 주도하는 학생들에게 따져 묻자, 괴롭힘을 그만두는 조건으로 1반의 히노 마오리에게 거짓으로 고백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내 행동에 나답지 않다든가, 스스로가 믿기지 않는다는가 하는 느낌을 받으며 놀라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토오루는 결국 시키는 대로 마오리에게 거짓으로 고백한다. 고백하는 자신의 어색한 분위기를 보면 마오리도 자신이 거짓으로 고백했다는 것을 눈치챌 테니 당연히 거절할 테고, 시키는 대로 하긴 했으니 괴롭힘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마오리는 토오루의 고백을 받아들이고 세 가지 조건을 붙인다.
나중에 토오루는 자신이 고백한 이유를 사실대로 말하지만, 마오리는 그래도 상관없다며 거짓 연애를 하자고 한다. 다만 주변에 알려서 좋을 게 없으니,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인 이즈미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진짜 연인인 척 행동하자고도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조건부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대답 하나하나를 수첩에 메모하는 특이한 버릇을 가진 마오리였지만, 같이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무미건조했던 자신의 생활에 새로운 즐거움과 두근거림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된 토오루는 결국 여름날 공원 데이트에서 마오리에게 정말로 좋아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고백에 대한 마오리의 대답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병이 있어. 선행성 기억상실증이란 건데.
밤에 자고 나면 잊어버리거든. 그날 있었던 일을 전부."
밤에 자고 나면 잊어버리거든. 그날 있었던 일을 전부."
2.3. 걸음을 뗀 두 사람 (歩き始めた二人のこと)
"내일은 뭐 할까?"
석양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물들이는 가운데 내가 묻자 히노는 가볍게 눈썹을 치켰다.
"내일?"
"내일 방과 후 말이야."
"으으음, 내일이라."
히노는 고민하듯 신음했다. 자연히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내일의 히노도 내가 즐겁게 해줄게."
마오리는 토오루의 고백이 기뻤지만 차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자신에게 항상 잘 대해주려고 하는 토오루가 고맙고 또 좋았지만, 기억을 쌓아올릴 수 없는 자신이 연인을 사귀는 건 상대방에게 미안했기 때문이었다.석양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물들이는 가운데 내가 묻자 히노는 가볍게 눈썹을 치켰다.
"내일?"
"내일 방과 후 말이야."
"으으음, 내일이라."
히노는 고민하듯 신음했다. 자연히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내일의 히노도 내가 즐겁게 해줄게."
하지만 토오루는 그것도 상관없다며 앞으로의 거짓 연인 관계를 이어나가자고 한다. 또한, 마오리가 자신의 친절에 대하여 더 이상 불편해하지 않도록 일기장에는 이 내용을 적지 말자고 한다. 일기장에 아무 얘기도 쓰지 않으면 내일의 마오리는 토오루의 고백에 대한 것도, 자신의 기억 장애가 들켰다는 것도 모를 테니 안심하고 평소대로 지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마오리는 일기장에 해당 내용을 쓰지 않았고, 둘은 평소대로 즐겁게 데이트를 하며 보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둘의 데이트에 거의 매번 함께 하던 이즈미와도 사이가 점점 좋아지게 된다.
한편, 수족관에서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토오루는 우연히 팬사인회를 여는 작가 니시카와 케이코, 즉 누나 사나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 얼떨결에 누나와 약속을 잡아버린 토오루는 이즈미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약속 시간을 미루고, 오랜만에 누나와 대화를 하게 된다.
사실 토오루에게는 누나가 한 명 있었다. 이름은 사나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누나가 계속 혼자서 집안일을 해 왔는데, 소설에 재능이 있는 누나를 위해 토오루가 대신 집안일을 하기 시작했고, 누나는 소설 쓰기에 전념하기 위해 집을 나간 것이었다. 이 사실에 대해 사나에는 '토오루가 희생당했다' 라며 미안해하지만 토오루는 그렇지 않다며 사나에를 위로한다.
사나에와 대화를 마치고 토오루는 마오리 일행과 합류한다. 토오루는 절차 기억[1]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억을 잃어도 몸에 밴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기억은 남는다며 마오리에게 그림을 그려 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마오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름방학 동안 그림그리기에 도전해 볼 결심을 한다.
2.4. 이 여름은 언제나 한 번 (この夏はいつも一度)
기억이 그런 것처럼 지금 이 감정도 사라져버릴까. 뿌리내리는 일은 없을까. 어디까지나 정보로 처리되어 감정의 움직임이 축적되는 일은 없을까.
제발 남는 게 있기를.
지금의 이 감정이 내일의 나에게로 이어질 수 있기를. 잊지 않기를.
"잊어버리기... 싫어."
여름방학이 되어 마오리는 매일같이 그림 그리기에 몰두한다. 한편
아쿠타가와 상 수상자 발표일이 다가오고 토오루와 마오리, 이즈미 세 사람은 마오리의 집에 함께 모여 수상자 발표 방송을 실시간으로 같이 보기로 한다. 마오리의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세 사람은 작전을 세워 토오루를 부모님 몰래 마오리의 방으로 올려 보낸다. 토오루는 마오리의 방 한가득 채워져 있는 기억 장애에 대한 종이 조각들을 발견하고, 마오리의 기억 장애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실감한다.제발 남는 게 있기를.
지금의 이 감정이 내일의 나에게로 이어질 수 있기를. 잊지 않기를.
"잊어버리기... 싫어."
한편 아쿠타가와 상은 모두가 예상했듯 토오루의 누나가 수상하게 된다.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집으로 돌아온 토오루가 마주한 것은, 기자회견 사진을 통해 자신의 딸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해 있는 자신의 아버지 유키히코였다.
시기와 질투, 열등감에 잠식당한 나머지 자신의 딸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아버지를 토오루는 강하게 질책한다. 언젠가는 상을 탈 거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아버지는 사실 원고를 한 번도 출판사에도 공모전에도 보내지 않고 쌓아만 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그저 자신의 무능함과 직면하고 싶지 않아 자신의 부끄러운 작품을 차마 보내지 못하고 벽장 안에 감춰 두고 있었던 것이다.
토오루의 말을 듣고 자신의 추한 열등감과 마주한 아버지는 순순히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받아들이고, 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해 준다.
얼마 후, 마오리와 토오루는 불꽃 축제를 함께 보러 갈 약속을 한다. 유카타를 차려 입고 누나와 아버지와 함께 나온 토오루는 누나와 아버지의 배려로 마오리와 단둘이서 불꽃놀이 구경을 한다. 축제의 즐거운 분위기와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된 마오리는 문득 오늘의 일 또한 내일이 되면 잊어버린다는 사실이 슬프고 아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쉬움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마오리의 손을 꼭 잡으며, 토오루는 어떤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자신이 항상 곁에 있어주겠다며 마오리를 위로한다.
2.5. 하얀 공백 (空白の白)
"왜 그럴까. 이상하잖아. 난 그 애를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이상하잖아.
눈물이, 눈물이 그치질 않네. 얼굴도 사진으로만 아는데. 같이 보낸 시간도 일기에서 본 것밖에 모르는데.
그런데 어째서? 이상하잖아."
시간이 흘러 세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마오리는 자신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면서도 기뻐한다.눈물이, 눈물이 그치질 않네. 얼굴도 사진으로만 아는데. 같이 보낸 시간도 일기에서 본 것밖에 모르는데.
그런데 어째서? 이상하잖아."
한편, 이즈미는 토오루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듣는다. 유전병으로 인하여 자신은 심장이 별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람 일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므로, 혹시라도 자신이 죽게 되면 마오리의 일기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워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마오리가 기억 장애를 앓기 전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으므로, 일기장에 자신이 등장하지만 않으면 자신은 '모르는 사람' 이 되는 거고, 그러면 마오리는 토오루의 죽음에 대해 평생 모르고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즈미는 당황하여 부탁을 거절하지만 마음의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걱정이 되어 다음날 밤 토오루에게 전화를 걸지만 이미 토오루는 심장 돌연사로 세상을 뜬 뒤였다.
이즈미는 토오루의 죽음을 마오리에게 알린다. 마오리는 기억 장애 때문에 토오루가 남자친구라는 사실은 알지만 아무런 추억도 감정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마음 아파한다. 비록 '모르는 사람' 일지라도 자신의 일기장에는 그와 함께 보낸 나날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토오루의 장례식에 참석한 마오리는 관에 누운 토오루의 얼굴을 보며 강한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이즈미는 더 이상 마오리에게 정신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토오루의 누나와 함께 협력하여 마오리의 일기장에서 토오루의 존재를 지우기로 결심한다. 우선 마오리가 쓰던 수첩과 일기를 모두 노트북에 옮겨 적어 전자 문서로 저장하되, 토오루에 대한 내용은 모두 삭제하거나 적절히 어울리는 상황으로 고쳐 쓴다. 스마트폰은 새로 사서 바꿔치기하되, 메신저 앱의 데이터는 일부러 옮기지 않는다. 또한 마오리가 방 곳곳에 붙여 두었던 종이에서도 수첩이나 일기에 대한 내용을 빼고 새로 써서 붙인다. 그 과정에서 이즈미는 마오리에게 미안함을 느끼지만 결국 마음을 다잡고 끝까지 해낸다.
결국 이즈미의 노력으로 마오리는 기운을 되찾고, 4월이 되자 기억 장애를 서서히 극복하게 된다. 어제 있었던 일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 알고 보니 마오리의 자연 치유력 덕분에 점차 증상이 나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마오리는 결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 학원에 다니게 된다. 그렇게 마오리는 평범한 생활을 되찾아 가고 있었다. 다만 마오리는 왠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러던 어느 날, 마오리는 방 청소를 하다가 자신이 모르는 크로키 스케치북을 자신의 비밀 장소에서 발견한다. 그 비밀 장소는 자신이 소중한 물건을 숨기는 장소로, 오로지 마오리 자신만이 알고 있던 장소였기 때문에 이즈미가 미처 그 크로키북만은 치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크로키북 안에는 모르는 남자 그림이 가득했다.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마오리는 이즈미에게 남자의 정체를 물었고, 결국 이즈미는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놓는다.
2.6. 모르는 여자애의, 모르는 남자애 (知らない彼女の、知らない彼)
"방금 말이지, 뭔가 생각날 것 같았어."
"그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 사람이 웃으면서... 내일의 나도 그 사람이 즐겁게 해주겠다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았어."
이즈미는 그게 누구인지 바로 안 듯했다.
이즈미는 괴로운 듯 눈을 내리깔고 나는 반대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난 아무것도 기억 못 해. 그렇지만 살 거야. 그래서 언젠가 전부 생각해낼 거야."
이즈미에게서 모든 사실을 듣고, 자신의 진짜 일기와 수첩을 돌려받은 마오리는 꼼꼼하게 그곳에 쓰여 있는 내용을 읽는다. 읽으면서 토오루에 대한 사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와중에, 마오리는 자신의 진짜 스마트폰을 돌려주겠다는 이즈미의 제안을 거절한다. 스마트폰 속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게 되면 자신이 글을 읽으며 생긴 토오루의 이미지가 덮어쓰기 당할 것 같아 내키지 않았다고."그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 그 사람이 웃으면서... 내일의 나도 그 사람이 즐겁게 해주겠다고, 그렇게 말한 것 같았어."
이즈미는 그게 누구인지 바로 안 듯했다.
이즈미는 괴로운 듯 눈을 내리깔고 나는 반대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목소리는 떨렸다.
"난 아무것도 기억 못 해. 그렇지만 살 거야. 그래서 언젠가 전부 생각해낼 거야."
고등학교 동창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서 자신과 토오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다니던 마오리는 어느 날 이즈미의 소개로 토오루의 누나를 만나게 된다. 토오루가 자신을 위해 해 준 많은 일들에 대해 고마워하면서도,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미안해하자, 사나에는 잊어버리고 무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부담 갖지 말라고 격려해 준다. 토오루는 결국 과거가 될 거라면서 마오리도 새로운 인생을 살아 나가라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라고 말해 준다.
하지만 마오리는 모두가 잊어버려 갈 토오루를 오히려 기억해내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기억 못 하지만, 언젠가는 둘이서 보냈던 추억을 모두 기억해 내겠다고 마오리는 다짐한다.
2.7. 마음은 너를 그리니까 (心は君を描くから)
갑자기 토오루와 함께 보낸 시간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영상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모두 언젠가는 잃을 것들이다. 없어질 것들이다.
그래도...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인생을 삶으로써 과거가, 아름다운 것이 흐릿해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시간이 흘러 마오리는 대학교 4학년이 되고, 이즈미는 직장인이 된다. 어느 날 둘은 같이 벚꽃 구경을 가게 된다. 하지만 이제 이즈미의 안에서 이미 토오루의 죽음은 과거의 일이 되어 있었다. 반대로 마오리는 여전히 크로키북으로 토오루의 얼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모두 언젠가는 잃을 것들이다. 없어질 것들이다.
그래도... 온갖 것이 변해간다 해도. 인생을 삶으로써 과거가, 아름다운 것이 흐릿해진다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있다.
이즈미는 마오리가 그리는 크로키북을 열어 보았고, 거기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토오루의 모습이 가득했다. 즉 마오리는 토오루의 사진과 동영상이 들어 있는 스마트폰도 받지 않은 채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토오루를 기억해 낸 것이다.
마오리는 앞으로도 계속 토오루를 완벽하게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기억을 떠올리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왜 울지? 아직 아픈 걸까. 그렇지만 따스하기도 하거든. 난 아마 아직도 그 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 하지만 괜찮아. 언젠가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거야. 행복에 손을 뻗을 거야. 그렇지만 그때까지는, 아직 조금 더……."
상실뿐인 세상에서 토오루는 분명히 거기 있었다.
마오리 안에서 토오루는 계속 살아가고 있었다.
마오리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 애는 그런 표정인가.
마오리가 그린 토오루는 하나같이 웃고 있었다.
다정한 얼굴로 마오리를 지켜보던 그날 그대로 지금도 거기서 웃고 있었다.
마오리 안에서 토오루는 계속 살아가고 있었다.
마오리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그 애는 그런 표정인가.
마오리가 그린 토오루는 하나같이 웃고 있었다.
다정한 얼굴로 마오리를 지켜보던 그날 그대로 지금도 거기서 웃고 있었다.
[1]
예를 들면 자전거 운전이 있다. 자전거 운전은 대부분 감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설령 마오리가 하루치 기억을 잃더라도 뇌가 아니라 감각에 뿌리내린 몸이 익힌 기억이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