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14 16:38:57

약초 아룬드

아룬드
인도자 아룬드(6월) 약초 아룬드(7월) 파비안느 아룬드(8월)
세르네즈(여름)
약초 아룬드(7월) 파비안느 아룬드(8월) 환영주 아룬드(9월)

1. 아룬드 연대기의 7월

약초의 별 '에를라니(Erlani)[1]'가 지배하는 아룬드.
에를라니는 치유와 의료의 별이며 또한 이를 행하는 자들을 보호한다.
이 아룬드의 유래는 어쩌면 초여름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약초들이 새로이 돋아나고 또 높은 효능을 발휘하는 것과 관계가 깊을 지도 모른다.
옛 문헌은 이 아룬드가 여전사 파비안느의 친구이며 '분홍빛 유리병을 가진 아가씨'라고 불렸던 에디에르나의 아스엘(Acelle The Edierna)에게서 유래했다고 전하고 있다.
제8월을 지배하며 한 해의 중심축을 나란히 이루는 파비안느와는 반대로 온화한 마음씨의 아스엘은, 그림 속에서 녹색 머리카락을 가진 키 작은 아가씨로 흔히 그려지며, 거의 언제나 흰 치마 가운데 손을 모으고 작은 유리병을 들고 있다.
유리병 속에 든 분홍빛 물은 그녀가 평생토록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고쳤다는 에디에르나의 약의 물이다.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에디에르나는 많은 연구 끝에 아라스탄 호수변의 숲속에서 발견된, 흔적만 남은 옛 마을과 같은 곳으로 믿어지고 있다.
에를라니는 육체의 상처 뿐 아니라 마음의 고통을 치유하는 별이기도 하며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고통을 벗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게 되거나 또한 그러고자 하는 의지를 갖는다.
모든 아룬드가 그렇듯, 약초 아룬드 역시 그 가운데 양면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장 온화한 치료자를 상징하는 동시에 억지로 상처를 없애려는 일을 스스로 경계한다.
떨쳐내어질 수 없는 옛 고통을 애써 지우기 위해 행하는 모든 무모한 일들은, 바로 새로운 상처를 만들어낸다.

치유자는 동시에 가장 두려운 살해자이기도 한 것이다.

우기가 끝나고 물기를 듬뿍 머금은 산과 고원, 초지에 무수한 약초들이 번성하는 시기인 이 때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매우 아름다운 날씨가 계속되며 오랜 질병을 고치기에는 가장 적기이기도 하다.
약초들은 대부분 이 시기에 최고의 약효를 발휘하며 마법과 연금술에 사용되는 비밀의 약들을 만들때도 대부분 이 시기를 이용한다.

"모든 상처는 반드시 자신의 약을 가지고 있다"라는 경구가 인용되며 과거의 고통을 직시함,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나아감, 오랜 미망에서 벗어남,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새로운 상처, 자신의 고통을 잊으려 다른 사람을 고통에 빠뜨림, 남에게 중대한 도움을 줌, 오랜 여행을 잠시 멈추고 편안한 안식을 취함 등을 암시한다.
이 아룬드를 암시하는 빛깔은 분홍빛이다.

2. 여담

아르나 아룬드 처녀 아르나 임자가 있는 것과 달리, 여기 나오는 아스엘과 다음 아룬드의 파비안느는 없다.
하얀 산맥 근방에는 '아스에를라'라는 흰 줄기가 특징적인 풀이 자란다. 물론 에를라의 이름을 딴 것인데, 상처에 씹거나 빻아 붙이면 금방 피가 멎는 지혈작용을 한다. 달크로즈의 시민들이 놀라워하는 것으로 보아 따뜻한 지방에선 자생하지 않는듯.

주아니가 이 아룬드 2일에 태어났다.

치료를 위한 약이 때로는 강력한 독이 되는 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몸에 좋은 약도 과하면 독성으로 작용하고, 극독이라도 때로는 위태로운 병을 고칠 수 있다. 작가 역시 이러한 양극성을 의식하고 약초 아룬드에 두 개의 상반된 에피소드를 배치했다고.

여담으로, 알파벳대로 발음하면 '아스엘'이 아니라 '아쎌' 정도로 읽어야한다는 말이 있지만, 애초에 영어를 쓰는 세계관이 아니니 별 의미는 없다.[2]


[1] 여름 내내 초저녁부터 죽 볼 수 있다. 분홍빛으로 빛나는 치유와 의술의 별이며 천상의 중요한 일곱 별자리 가운데 세 번째에 해당하는 '숨겨진 검'자리에서 바로 손잡이에 박힌 보석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한다. [2] 톨킨 번역지침처럼 알파벳은 단순한 표현의 의미일 뿐 실제 언어와 상이한 독음을 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애초에 같은 표기여도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읽는 법은 다양하게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