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액을 때웠다는 의미의 말. 누군가가 어떤 나쁜 일을 겪었을 때, 특히 한 해의 초반이나 중요한 일을 앞둔 시점에 겪었을 경우 '이왕 나쁜 일을 겪을 거라면 더 큰일보단 작은 일로 때우는 것이 낫다.'거나 '중요한 일을 어그러뜨리기 전에 나쁜 일을 미리 겪는다.'는 의미로 사용하곤 한다. 비유하자면 불운을 예방접종하는 셈.사실 엄밀히 따지면 각 일들 사이에 유의미한 인과관계[1]가 없는 별개의 사건이라면 액땜을 진지하게 믿는 것은 도박사의 오류에 가깝다. 그보다는 불운을 겪은 사람에게 위로를 해주거나(예: "이번 일은 액땜일 거야, 너 앞으로 잘되려나 보다") 당사자가 자기위안을 하기 위해 쓰는(예: "난 괜찮아, 액땜한 셈 치지 뭐")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 같은 것으로 여김이 좋다.
특별히 나쁜 일을 겪기 전에도 액땜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나쁜 일을 미리 겪는다.'보다는 '잡귀를 쫓는다.'의 개념에 가깝다. 부르는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런 개념의 액땜 풍습은 세계 곳곳에 있는 편이다. 액땜을 위해 부적을 소지하기도 하며, mano cornuta같이 액땜을 위한 손동작도 존재한다. break a leg![2]같이 액땜을 위해 사용하던 말이 아예 관용어로 굳어져 원래 단어의 의미와는 전혀 맞지 않는 상황에서 반대의 의미로 사례도 여러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액땜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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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를 들자면 벽에 생긴 작은 틈을 우연한 계기로 발견해 얼른 보수를 한 덕분에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틈을 발견한 것이 천운이라고 하는 경우는 있어도 액땜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2]
주로 공연장 관계자들이 쓰기 시작해 일반화된 관용어로 말 그대로 해석하면 '다리나 부러져버려!'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한국 화자들이 흔히 중요한 일을 앞둔 사람에게 "
화이팅!"이라고 할 때처럼 격려하는 말로 사용된다. 특히 서양의 공연예술에서는 공연전에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하면 꼭 그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발생해서 공연을 망친다는 미신이 강해서, 반대로 일부러 악담을 퍼부으며 액땜을 해주는 게 공연을 잘 끝내라는 식으로 격려하는 방법이라는 문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