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칸 항공 추락 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일	1996년 1월 8일
유형	불명
발생 위치	자이르 은돌로 공항
탑승인원	승무원 6명
사망자	기내 2명 지상 인원 225~348명 [1]
기종	An-32B
항공사	은돌로 공항
기체 등록번호	RA-26222
출발지	은돌로 공항
도착지	카헴바 공항

1. 개요2. 전개

2.1. 뭔가 막장스러운 운영2.2. 마른 하늘에 날벼락2.3. 소 잃고도 고치지 않은 외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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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사고기의 사진. 사고 당시 아프리칸 항공이 모스크바 항공의 항공기를 리스한 상태였다.

탑승자가 아닌 땅 위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죽은 항공 사고. 그럼에도 이에 비해 특이할 정도로 알려진 정보가 별로 없는 사고로도 유명하다.

1996년 1월 8일, 자이르의 카헴바 공항을 향해 킨샤사의 은돌로 공항에서 이륙을 시도한 아프리칸 항공 An-32B 수송기가 인근 시장으로 추락했다. 비행기에 탔던 6명의 승무원 중에서는 4명이 살아 남았지만 땅 위에 있던 225명~348명이 숨졌고 약 253명이 중상을 입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사고는 테러리즘과 같은 의도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공기 충돌로 인한 비승객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로 기록되었다.

2. 전개

2.1. 뭔가 막장스러운 운영

사고기는 모스크바 항공으로부터 리스한 것이다. 기체 뿐만 아니라 승무원 전원과 보험, 정비 서비스까지 일체로 리스한 것. 리스야 원래 문제되는 것이 아닌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항공 운송 사업은 몇십년간 이어진 내전 탓에 얽힌 것이 많은 복잡한 비즈니스였고, 불법적인 행태도 종종 있었다. 이 사고에서의 리스 현황만 해도 그렇다. 사고기를 운용한 회사는 아프리칸 항공인데, 비행기와 승무원은 사이브 에어리프트[2]라는 항공사로부터 임대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 비행기조차도 스카이브 에어리프트가 소유한 비행기가 아니고, 벨기에 쪽 영업 사원을 통해 모스크바 항공(Moscow airlines)으로부터 임대받은 것을 다시 임대해 준 것이다. 이렇게 이 동네 체계가 복잡하다 보니 관리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조종사는 빌린 비행 허가서를 사용했고, 목적지도 당초 기재된 콩고 카헴바 공항이 아니라 앙골라였다. 적재했던 화물도 미심쩍은데, 무기를 운반 중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이브 에어리프트는 당시 자이르의 독재자이던 모부투 세세 세코가 지분을 가진 적이 있는 항공사인데, 앙골라의 "앙골라 전면 독립 민족동맹"(UNITA)에 건넬 무기를 비밀리에 운반 중이었다는 것이다.[3]

2.2. 마른 하늘에 날벼락

사고기는 화물을 과적한 상태로 연료까지 가득 채운 채 은돌로 공항의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을 했다. 사고기는 활주로 끝까지 갔으나 이륙에 필요한 속도에 이를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종사들은 그냥 이륙을 시도했고, 당연히 이륙에 실패하여 땅위로 추락했다. 보통 그렇듯 공항 근처 빈 땅에 추락했으면 기록에 오르는 일도 없었겠지만, 사고기는 하필이면 근처의 노천 시장, 그것도 사람들과 차들로 붐비고 있던 시장을 덮쳤다.

가득 채워져 있던 비행기 연료에 불이 붙었고, 이 화재로 지상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숨졌다. 지상에서의 사망자 수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225명에서 348명까지 다양한 수치로 전해진다. 비행기에 탔던 승무원 6명 중에서는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살아남았다.

1996년 1월 10일에 열린, 희생자를 위한 장례식에는 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르 대통령도 참석했다.

사고를 낸 러시아 조종사 2명은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되었고 최고 21년형이 선고되었다. 조종사들은 공판에서 스카이브 에어리프트로부터 빌린 허가 서류를 사용한 것을 시인했다. 그리고 비행이 불법이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사실은 앙골라를 향한 비행이었다는 것도 시인했다. 그리고 스카이브 에어리프트와 아프리칸 항공은 사망자 가족과 부상자에게 140만 달러를 지불했다.

2.3. 소 잃고도 고치지 않은 외양간

항공 사고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은 사고가 남긴 교훈을 배우기 위해서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여객기의 안전은, 사고로부터 배운 귀중한 교훈을 잊지 않았기에 얻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고의 교훈은 잊힌 채 그냥 버려진 듯 하다. 사고기가 인구 밀집지역 위로 이륙했던 것은 위험한 짓인데도 콩고 민주 공화국은 별 다른 사후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 사고가 일어난 해에 콩고 전쟁이 터지면서 모부투 정권이 붕괴되는 등 대혼란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부터 11년 후, 거의 같은 사고가 되풀이 된다. 2007년 10월 4일, 은지리 국제공항에서 이륙하던 '아프리카 원'의 안토노프 An-26기가 추락하여 인근의 시장을 덮쳤고, 지상에 있던 사람 중 51명이 사망했다.

[1] 정확한 사망자 수가 밝혀지지 않았다. [2] Scibe Airlift, 1976년부터 1998년까지 운영한 자이르의 항공사. [3] 자이르는 사고 당시 UNITA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