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10 20:41:25

소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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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소맥.jpg

1. 개요2. 제조법3. 특징4. 기타

1. 개요

소주 맥주를 섞은 칵테일의 일종. 일종의 강화 맥주(Fortified lager)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소주 맥주를 기본으로 하며, 남녀노소 누가 마셔도 부담 없는 맛 때문에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칵테일이다. 진화형으로는 위스키 폭탄주와 소백산맥[1]이 있다. 맥주는 국산 맥주를, 소주는 희석식 소주를 쓰는 것이 정석이다.

2. 제조법

간단하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빈 맥주잔에 일정량의 소주를 붓고 잔의 나머지를 맥주로 채워 섞으면 끝이다. 소주와 맥주의 비율은 황금비율로 취급받는 것이 소주 : 맥주 3:7이고, 소주나 맥주의 종류와 도수, 개인 취향에 따라 2:8, 극단적으로는 5:5 등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섞는 방법이 갈린다. 보통 소주와 맥주를 부은 글라스를 숟가락으로 가볍게 내리꽂지만[2], 두 젓가락을 V자로 꽂은 후 낀 손으로 박수쳐 섞거나, 젓가락 한 짝을 맥주 글라스에 담은 후 끝 부분을 살짝 잡고 들어올리고 나머지 젓가락으로 들어올린 젓가락을 쳐서 섞거나, 맥주잔에 맥주를 붓고 소주잔을 띄운 후 소주잔에 소주를 부어 소주잔을 가라앉히는 ' 타이타닉'이라는 제조법도 있다. 사실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잔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려 저어주는 것으로도 충분히 섞이긴 하지만 섞는 행위가 술자리의 흥을 돋우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도수가 다른 두 술이 섞이면 도수가 낮은 쪽이 아래로 깔리기 때문에 수직으로 충격을 주어 아래에 깔린 술이 충격에 의해 위로 올라가서 섞이게 하는 과정이 아예 의미 없는 행위는 아니다.

참고로 테라 참이슬을 섞은 것을 테슬라라고 부른다. 이 작명법이 널리 퍼지면서 하이트진로는 아예 '소맥은 테슬라 또는 테진아[3]'라는 광고를 만들어 식당과 술집에 배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클라우드 처음처럼을 합친 '구름처럼'도 있지만 처음처럼이나 클라우드나 소맥을 주로 타먹는 단체식사에서는 카스나 테라 그리고 참이슬에 비해서 선호도가 낮기도 하고, 애초에 맥아의 풍미가 살아있는 클라우드가 소맥용으로는 그닥 적합하지 않기에 이쪽은 인지도가 낮다.

3. 특징

소맥이 이러한 감칠맛을 가지는 이유는 국산 희석식 소주와 한국 맥주 특유의 무미(無味) 때문이다. 반쪽짜리 소주인 희석식 소주는 그냥 주정을 희석하고 거기다 감미료를 넣은 형태인데, 이를 받쳐주는 베이스인 국산 드라이 맥주들이 밍밍하고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소주 감미료들을 반대로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즉, 맥주의 풍미만 조금 살려놓은 알콜탄산음료에 가까운 국산 맥주의 특징과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로 통하는 희석식 소주의 특징이 섞였다. 실제로 불만제로에서 전자 혀로 분석해본 결과 맥주에 소주를 타면 베이스인 맥주보다 감칠맛 지수가 크게 상승한다.[4] 맛이 어떤지를 요약하면 달고, 탄산감이 적고, 소주의 들큰한 알콜 냄새가 사라진다. 따라서 꿀떡꿀떡 잘 넘어가는 맥주와 소주 중간 지점의 맛이 난다. 이렇다보니 물 마시듯 벌컥벌컥 들이키기 쉽고, 과음하기도 쉽다.

소맥의 맥주 비율이 80%를 넘어갈 경우, 같은 도수의 다른 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시기 편하게 느껴진다. 희석식 소주의 역한 알코올 내음과 국산 맥주의 강렬한 탄산기가 서로 중화되어서 코와 목에 걸리는 부담이 굉장히 약해지기 때문에 스트레이트로 들이키기 좋으며, 도수는 소주보다 낮지만 탄산 덕분에 체내 알콜 흡수율이 매우 높다.[5] 다만 사람의 체질이 대개 그렇듯, 취기가 나중에 확 올라오기 때문에 자기가 취한 줄 모르고 계속 때려붓다가 훅 가버리기 일쑤고, 당연하게도 총량적인 면에서 소주나 맥주 하나만 마시고 취한 것보다 숙취가 강렬하다.

소맥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음과 동시에 수입맥주의 다량 유통이 이루어지면서 향과 맛이 풍부한 수입 맥주를 소맥으로 말아 마시려는 시도도 간혹 보이고, 제대로 된 수입 에일/ 라거 맥주와 증류식 소주, 보드카 등으로 고급진 소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특유의 강한 풍미가 조화롭게 섞이지 않아 부자연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대표적으로 기네스+ 화요 41도 조합은 불협화음의 끝으로, 맛이 매우 독하다.

국내 맥주와 소주의 브랜드가 많아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존재한다. 국산 흑맥주에 소주를 섞은 '탄맥'도 있고 평범한 드라이 맥주에 유자소주를 섞은 속칭 '코리안 화이트 비어'도 있다. 참이슬(주로 후레쉬보다는 오리지널)에 테라를 부어 섞는 것을 테슬라라고도 한다. 또, 연태고량주와 맥주를 섞은 '연맥'도 있다.

4. 기타

보리소주와는 다르다. 이쪽은 소주를 만들 때 보리를 쓴 것이다.

대학가에서 벌칙 게임으로 먹여대곤 한다. 소맥이 마시기 편해 오히려 소맥만 찾는 이들도 있지만 이 때문에 폭음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당들은 나름대로의 배합비율이 있다는 듯 하며, 소맥 제조를 돕기 위해 소주 양을 취향에 따라 계량할 수 있는 일명 소맥잔 같은 아이템도 존재한다.

1980년 언론통폐합 당시 폐지된 언론사의 언론인들이 소맥을 만들어서 '통폐합주'라고 이름짓고 마셨고 이것이 지금 마시는 소맥의 기원이 되었다고 보는 설이 일반적이다. 이 당시 언론사 분위기는 어차피 없어지는 직장이니 임원실에 숨겨놨던 양주도 따서 근무중에 마셨다고 한다. 처음엔 양주+맥주의 조합으로 먹다가 양주를 구하기 어려우니 구하기 쉽고 싼 소주로 대체한 것이 지금까지 내려온 것. 보도국이 날아갔던 CBS의 경우 아예 뉴스필름으로도 남아있다.

하이트진로그룹 하이트맥주 진로소주를 합병시키며 한국의 주류기업 중 처음으로 소맥통합을 이루었다.

일본의 호피를 베낀 칵테일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계통적으로 비슷한 칵테일이긴 하다. 다만 베꼈느냐 아니냐를 따지자면 근거가 희박하다. 일본에서 호피에 소주를 섞어 마시게 된 이유는 맥주에 있는 퓨린질이 없기 때문에 맥주는 마시고 싶고 취하고는 싶은데 못 마시니 건강을 생각해서 호피에 소주를 타먹게 된 것인데, 한국의 소맥은 보통 90년대 위스키+맥주가 서민층으로 내려오면서 위스키를 구하기 어려우니 소주로 대체된 것을 그 유래로 본다. 한국의 선술집 문화와 일본의 선술집 문화가 원채 다르기도 하고, 일본에 왕래할 정도의 재력이 되던 사람은 호피 같은 서민 메뉴를 먹지 않으니 호피를 베꼈다기엔 정황근거가 희박하다.

결국 서로 다른 목적으로 만들었는데 결과물은 우연히 비슷해진 일종의 수렴 진화 형태인 것. 사실 이런 맥주에 무언가를 섞는 강화맥주 계열 칵테일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발상이라 전세계 공통적으로 보이는 메뉴이기도 하다. 한국의 소맥은 희석식 소주와 드라이 맥주를, 호피는 맥주로 분류되는 맥아음료와 정제주[6]를 섞은 칵테일이기 때문에 조합적으로는 비슷한 계통의 다른 칵테일로 분류하는게 맞다.

KBO 리그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선수 제이미 로맥의 아들 내쉬 로맥을 작은(小) 로맥이라는 뜻으로 소맥이라고 하기도 한다.

신해철은 생전 동료들과 술을 마시게 되면 일명 '락소맥'이라는 것을 즐겨 마셨는데, 다름아닌 맥주와 소주의 비율이 일반적인 소맥과 반대인 칵테일이다.[7]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권경민 구단주 대행이 포장마차에서 백승수 단장에게 타준 술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 유튜버 소맥거핀이 소맥을 좋아해서 맥거핀과 합쳐 해당 닉네임을 만들었다.

다이소 움직이는 가전놀이 제품 중 세탁기 장난감으로 소맥을 만드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때문에 해당 장난감이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

이렇게 인기가 많으니 왜 미리 섞어놓은 걸 팔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는데 이는 회식 문화가 크다. 서로 소맥을 말아주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기 때문. 그리고 사람마다 입맛이 달라서 선호하는 배합 비율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금 문제라는 오해를 하기도 하나, 국내 주세법상 소주와 맥주 둘 다 가장 높은 세금율(72%)이 적용되기 때문에 세율 차이는 의미가 없다.

소주와 맥주를 9:1로 섞은, 정확히는 소주잔에 소주를 따른 뒤 약간의 맥주를 잔이 넘치기 직전까지 붓는 일명 꿀주[8]가 존재한다. 여기서 핵심은 둘을 골고루 섞지 않고 약간 층이 분리된 상태 그대로 들이키는 것. 역시 소맥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말자마자 원샷을 하며, 그렇게 하면 맥주의 맛과 향이 혀와 연구개를 덮는 사이에 소주가 빠르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특유의 쓴맛이나 역한 향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때 소주의 감미료에서 오는 강한 단맛만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꿀처럼 달다고 해서 꿀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2023년 3월 한일정상회담 뒤풀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일화합의 차원에서 마셨다고 한다. 이때 사용된 술이 진로 소주와 일본의 에비스 맥주이다. # 여담으로 두 정상 모두 술을 즐기는 사람이다.


[1] 소주 + 백세주 + 산사춘 + 맥주. [2] 이때 너무 세게 치면 잔이 깨질 수 있으므로 강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 [3] 테라+ 진로 [4] 2014년 7월 30일 방영분 [5] 반대로 소주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소주의 화학실 냄새와 맥주의 오줌 누린내가 목구멍 끝까지 탭댄스를 추면서 올라오기에 먹기 고약한 벌주가 된다. [6] 고슈 쇼주 [7] 벌컥벌컥 들이킬 만한 도수나 맛은 아니지만, 오히려 소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주의 기분나쁜 끝맛만 잡아주는 별미다. [8] 색깔이 마치 꿀 같아서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