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그 녀석은 개구쟁이라서, 지금 운연 자네처럼 얌전히 듣고 앉아 있지를 못했지. 고함을 치며 배운 대로 했는데 무슨 잘못이냐고, 전대 장문인 앞에서 데굴데굴··· 흐흠! 굴러다니면서 시위했다네."
"예?"
"운리관 앞을 이렇게 굴러다니면서 억울하다고 시위했지. 그러면서 한 말이··· 방금 들은 대로 '자다가 찬물 뒤집어쓰고 벼락 맞은 다음에 불쏘시개가 되는 꼴'이라는 거였다네."
"···다섯째 사형께서는 사부님 성품을 많이 닮으셨군요."
풍종호 무협소설 『
검신무(劍神舞)』의
청성파(靑城派)에는 100세가 넘었어도 여전히 호전적이며 괄괄한 문제의 대장로가 있다. 바로 신풍검마(神風劍魔)
하후염으로, 그가 키워낸 6명의 검호(劍豪)를
청성육검협(靑城六劍俠)이라 한다. 이 중 다섯째가 호검(豪劍) 심호단이다. 그의 친형인
원후파(元侯派)의 제자인 심무강은 몸이 약한 심호단을 동문의 사형제로 삼으려 데리고 가는 길에 잠시 청성파에 맡겨 놓는다. 그런데 당시
무룡성의 일로 원후파와 거래를 시도 했던 하후염이 일이 틀어지자 앙갚음으로 날름 그를 납치하여 산으로 튀어버린다. 이로써 하후염의 제자가 된 심호단은 차후 세상에 자신의 엉뚱함을 풀어놓는다."예?"
"운리관 앞을 이렇게 굴러다니면서 억울하다고 시위했지. 그러면서 한 말이··· 방금 들은 대로 '자다가 찬물 뒤집어쓰고 벼락 맞은 다음에 불쏘시개가 되는 꼴'이라는 거였다네."
"···다섯째 사형께서는 사부님 성품을 많이 닮으셨군요."
2. 행적
"패고 다녔다네. 자네 다섯째 사형인 심호단의 경우, 돌아다니면서 많이 패고 다녔다네."
"네?"
"죽이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이 팼어. 아까 자네가 팬 것처럼 패고 다녔지! 크흠!"
"그러면 안 되나요? 다섯째 사형께서 설마 때리면 안 되는 사람까지 때리신 건가요?"
"그런 것은··· 흠··· 아니라고 해야 하나? 글쎄··· 그러니까, 그냥 죽여도 된다고 판단되면 두들겨 팼다네. 맞는 녀석이 차라리 죽여주세요 할 때까지 패서··· 결국 꽤 많은··· 피해를 남기고 살려 보냈지."
"사부님보다는 자상하신 분이었군요."
- 『검신무』의 불해도인(不解道人)과 도운연의 대화 중에서 발췌.
심호단이 출도할 시기에 하후염이 준비한 통과 의례는 팔악(八惡)이라는 8명의 독각대도(獨脚大盜)였다. 보물이 있는 곳은 아무 데나 마구 들어가서 턴 다음, 방해하는 이는 닥치는 대로 죽이는 흉악무도한 놈들이었다. 그들은 안 그래도 청성사협(靑城四俠)에게 걸리면 그날로 박살이 날 것을 잘 알아 재주껏 계속 피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협의 사형제가 새로이 생긴 것을 어떤 영문(?)으로 알았으며, 도대체 알 수 없는 경로(?)로 그 다섯째를 미끼로 조건을 내걸면 통할 것이라는 얘기도 듣는다. 또 그가 갈 경로 역시 우연히(?) 알게 된 팔악은 길목에서 비무를 핑계로 산 채로 잡으려고 한다. 그때 심호단은 예전에 자신을 버려둬 지옥에 끌려가게 한 형을 찾아 두들겨 팰 목적으로 바삐 가는 길에 팔악을 만나서는 싹 묶어 운리관 앞에 던져 놓고 얼른 제 갈 길을 간다."네?"
"죽이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많이 팼어. 아까 자네가 팬 것처럼 패고 다녔지! 크흠!"
"그러면 안 되나요? 다섯째 사형께서 설마 때리면 안 되는 사람까지 때리신 건가요?"
"그런 것은··· 흠··· 아니라고 해야 하나? 글쎄··· 그러니까, 그냥 죽여도 된다고 판단되면 두들겨 팼다네. 맞는 녀석이 차라리 죽여주세요 할 때까지 패서··· 결국 꽤 많은··· 피해를 남기고 살려 보냈지."
"사부님보다는 자상하신 분이었군요."
- 『검신무』의 불해도인(不解道人)과 도운연의 대화 중에서 발췌.
현명한 대처[1]로 출도할 때부터 파문장을 받지 않아도 되었을 심호단이지만, 강호행을 하는 동안 몹쓸 놈들을 죽이지 않고 사지를 자르거나 백치가 될 때까지 머리를 심하게 패 악명마저 휘날리게 된다.[2] 그런 치욕을 당한 이들이 한둘이 아닌 수두룩 했기에 한데 모여 그의 별호를 딴 '호검적(豪劍敵)'이라는 방회까지 만들 정도였다. 이 때문에 장문인 안원령은 호검적의 일을 처리할 때까지 보지도 말자며 한시적으로 그를 파문한다.
심호단의 다른 엉뚱한 일화로는 사호표국의 주인 궁단과 얽힌 이야기가 있다. 젊을 적에 시비가 붙어 궁단은 삼절(三絶)을 보이라며 도발하고, 이에 심호단은 즉시 돌을 들어 그의 머리를 갈겨 버린다.[3] 이 일로 궁단은 육검협 중에서 특히나 심호단을 싫어하여 사호표국으로 길을 물으러 올 때마다 바른길을 알려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호단은 길을 잃기는커녕 목적지를 못 찾아간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궁단은 길을 미리 알고 와서 괜한 심술부리는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서로 이리 좋지 못한 사이라 한 번은 돈을 빌려달라는 심호단에게 궁단은 단돈 몇 푼 만 준다. 그는 이 몇 푼을 가지고 여러 도박장을 돌아다니며 부풀려서 사호표국이 가진 전 재산의 몇 배나 능가하는 막대한 돈을 번다. 그러고는 그 돈을 장강(長江)의 범람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한 작은 마을에 전부 쏟아부어 재건시켜준 뒤 밑천은 궁단이 줬다고 떠벌린다. 덕분에 그 마을을 지날 때마다 궁단은 엉뚱하게 감사받으며 어색해해야 했다.
이렇게 엉뚱하고 유쾌한 심호단이 거둔 유일한 제자가 정풍검(定風劍) 두문이다. 그래도 그는 스승의 영향을 적잖게 받았는지 대사형 등무군의 제자인 열풍검(烈風劍) 위강보다는 가벼운 성격이다.
3. 무공
- 청풍검법(淸風劍法)
- 능풍검법(凌風劍法)
- 천람(天嵐): 등무군과 함께 육검협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성취를 이뤄 능풍검법을 넘어 천람까지 펼칠 수 있었다고 한다.
- 삼절(三絶): 심호단이 도박장을 휩쓸 수 있었던 것은 적성검식(摘星劍式)과 비선표(飛旋鏢)를 독자적인 경지로 가다듬어 놀라운 위용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늘로 머리카락에 구멍을 내서 문자를 박는다든가, 만만치 않은 사형들이 던지는 조약돌 위에 쓰인 글귀를 읽어 낸다든가 하는 짓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1]
원후파로 가는 길에 팔악을 제외한 나쁜 놈들은 모조리 싹둑싹둑 한 것을 봐서는 낌새를 챘던 것 같다.
[2]
더구나 이런 일을 벌이면서 사형들은 더 심하다는 말을 주변에 퍼뜨려 청성육협에게 호검육협(豪劍六俠)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게 한다.
[3]
논란이 일자 심호단은 운리관 앞을 구르며 첫 번째 인용문의 내용처럼 항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