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소가 먹는 풀죽. 쇠죽이라고도 부른다. 소뿐만 아니라, 말과 같은 다른 가축들에게도 먹인다.2. 상세
보통 늦봄부터 가을철까지는 야외의 파릇파릇한 꼴을 베어다 먹이거나 직접 소를 몰고 나가서 풀을 뜯기지만, 추운 겨울과 봄까지는 풀이 말라버리고 삭아 없어지고 눈 속에 묻혀서 풀을 뜯기기 힘들다. 그래서 벼를 수확한 볏짚을 작두나 절단기로 일정 길이만큼 잘라서 큰 가마솥에 물을 넣고 끓여서 소에게 주는데, 이것을 소죽이라 한다.따뜻하고 부드러워져 소들이 선호하기에 섭취량이 증가하며, 화식(火食)을 하기에 영양 흡수율이 증가한다. 또 볏짚 등에 붙어있는 기생충들을 끓여서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따뜻한 소죽은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등의 장점이 많다.
생풀을 뜯기는 것에 비해 가지는 이러한 장점들로 인해 마소를 사역동물로 쓰던 전근대 시절에는 건초와 더불어 사실상 필수적 사료였다. 특히 반추동물인 소는 이러한 사료 급여를 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풀을 뜯고 되새김질을 해야 하니 사역에 매우 비효율적이다. 조리된 소죽은 되새김질할 필요도 없이 금방 소화 흡수되니까. 이러한 사실을 간과했다가 낭패를 본 이들이 역사적으로도 간혹 등장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그 유명한 무타구치 렌야. 마소를 부려 포탄을 나르게 하자면서 그 마소가 먹을 사료에 대해선 초식 동물들이니 길가의 생풀을 먹이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관했다가 애꿎은 소와 말을 개죽음시킨 것.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오래전부터 소 사육에 활용되는 방법이었는데, 오늘날은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사료를 일정량 배합하여 다 끓인 소죽 위에 살살 뿌려서 넣고 구유에 담아서 소에게 먹인다. 콩이나 콩깍지, 보리, 옥수수 같은 것을 섞어 넣기도 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소죽을 삽으로 퍼서 소들에게 주면 말 그대로 환장하고(...) 먹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다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1~2마리씩 키우는 시골 농가에서 애지중지 키울 때 쓰는 방법이었지만, 배합사료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영양 흡수율이 좋아 육질이 좋아지기에 최근 소죽으로 키운 한우를 확대 생산하는 축산 농가가 늘고 있고 이에 소죽을 대량 생산하는 화식기가 도입되고 있다. #
말을 사육할 때도 소죽 형태로 끓여서 주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