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06 16:45:35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2016년)

1. 개요2. 발의자3. 긍정적 평가
3.1. 성범죄 신고율 증가(성범죄율 감소)3.2. 피해 여성 보호(진상 파악 용이)
4. 부정적 평가
4.1. 종합4.2. 꽃뱀의 창궐4.3. 성범죄자 창궐(!)4.4. 억울한 피해자의 극단적인 보복 우려4.5. 무고죄 사례들
5. 무고죄, 유죄추정의 원칙에 대한 우려


의안정보

1. 개요

2016년 12월 20일 정춘숙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노회찬 등 10명의 국회의원이 발의에 동참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 관한 논란을 다룬 문서다.

문제의 법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 성폭력범죄의 피해자가 무고의 혐의로 고소 또는 고발되는 경우에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종료되거나, 법원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까지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무고사건을 조사 또는 수사, 심리 및 재판을 할 수 없도록 함
  •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성이력을 성폭력범죄의 증거로 할 수 없고, 이를 기초로 한 사항으로 조사 및 수사, 신문을 할 수 없도록 하며, 이를 위반하여 조사 및 수사, 신문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재판장은 즉시 이를 중시시키도록 함.

제안 이유를 요약하면, 성폭력 피해자는 극소수만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고[1],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무고죄로 의심하는 사례가 많으며, 성폭력 가해자가 재판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성 관련 기록등을 제출하는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 측에도 최소한의 방어막을 치자는 의도로 나온 것이다.

해당 법률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결국 해당건과 완전히 똑같은 내용의 매뉴얼이 검찰측에 2018년 5월 28일자로 반영되면서 사실상 고소에 따른 성폭력 무고죄수사가 어려워졌다.

2. 발의자

3. 긍정적 평가

3.1. 성범죄 신고율 증가(성범죄율 감소)

무엇보다도 이것은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방지책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신고율이 늘어나고 더 많은 피해 여성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성폭력 피해자가 신고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성범죄율을 줄일 수가 있다.

3.2. 피해 여성 보호(진상 파악 용이)

이 법은 성폭력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을 가능성을 줄이기 때문에, 피해 여성의 고통을 완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성폭력 피해 여성에게 하는 많은 헛소리(꽃뱀 아니냐? 등)을 차단할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범죄로 인해 생긴 후유증과 두려움을 해소하는 시간이 생기기 때문에 성폭력의 진상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4. 부정적 평가

4.1. 종합

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문제점의 위헌적 요소를 비롯해 가장 양질의 내용으로 심층적으로 반대한 주장으로 이선옥 르포작가의 기사가 있다.

먼저 이선옥은 2017년 1월 7일에 미디어오늘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기사를 썼다.
2017년 1월 7일 미디어오늘 [기고] 성폭력 무고죄 적용 유예, 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2017년 1월 7일 네이버-미디어오늘 [기고] 성폭력 무고죄 적용 유예, 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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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번 발의안은 위헌성 여부, 평등의 침해, 인권의 원리, 사회 보편의 상식 등 여러 면에서 도전적인 질문을 받게 될 것이다. 그 안에는 우리가 어떤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지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중요한 문제가 담겨 있다.

첫째, 이 개정안은 헌법(정신)을 준수하는가?

국민의 기본권 보장 면에서

무고는 피고소인이 제기할 수도 있고,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과정에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기도 한다. 이번 개정안은 두 경우를 모두 금지한다. 우리 헌법은 누구든 동등한 법률적 지위를 가지며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불기소처분으로 종료되거나, 재판이 끝날 때까지라는 단서조항이 있다 해도 특정기간, 상황 동안 기본권을 제한하는 면에서 이 조항은 위헌이다.

범죄의 유무를 가리고 법률에 근거한 처리를 해야 하는 수사기관의 임무를 금지하는 것 또한 위헌적인 발상이다. 국민 누구나 자신이 입은 범죄의 피해를 신고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조사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권에 해당한다. 만일 특정한 범죄에 대해서는 이를 인지하여도 적시에 수사할 수 없도록 한다면,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 된다. 성범죄에 관한 한 피해사실을 신고할 수도 없고, 무고에 대한 의심까지도 금지하라는 조항은 헌법적 근거를 가지지 못한다.

무죄추정의 원칙 면에서

개정안은 무고의 고소자(남성)를 가해자로 단정하며, 허위로 무고를 행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한다. 피고소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확정 판결이 있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로 취급받아야 한다. 무고를 금지하라는 주장 속에는 죄가 없는 여성고소인을 “꽃뱀” 취급하며 범죄자로 몰기 때문이라는 항변이 있다. 바로 그 주장 논리에 따르더라도 무고 예외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어기는 위헌적인 발상이다. 고소인이 ‘꽃뱀’이 아닐 가능성을 주장하려면, 피고소인이 ‘성폭력범’이 아닐 가능성도 인정해야 한다. 그 가능성을 모두에게 보장하는 것이 우리 헌법이다.

피해자 보호장치 보장 면에서

개정안의 두 번째 조항은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성적 경험, 행동, 평판, 성폭력 고소 또는 성매매 범죄 관련 기록 등 성(性)이력을 증거로 제출하거나 이를 기초로 신문하는 것을 금지한다.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이 실추되고 사생활이 침해되는 2차 피해로 이어진다는 이유다.

현행 사법체계는 범죄 피해자에 대해 다양한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의 경우는 더 그렇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는 직업, 용모 등 정보를 공개하거나 누설하는 것을 금지한다.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공개와 누설도 금지해 2차 피해를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신변보호 청구권을 통해 신체적, 정서적 안전을 보호하며, 인격과 명예의 손상을 막는 조항들도 있다. 개정안은 이를 더욱 강력하게 적용하거나 보완하여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위헌적인 방법으로 관철하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법과 양심에 따라 심판할 법관의 의무 침해 면에서

재판에서 증거의 수집과 신문내용을 제한하겠다는 발상 또한 문제다. 성범죄는 피해여성의 성적 경험, 행동, 평판, 성폭력 고소 또는 성매매 범죄 관련 기록 등 성(性)이력이 사실관계 입증에 중요한 근거가 되거나 관련성을 갖는 경우가 많다. 사법기관은 모든 증거와 주장을 접수하고, 신문을 통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절차적 이행의무를 지닌다. 이를 통해 범죄 피해 사실의 입증과 유무죄 판결의 근거가 마련된다. 우리 헌법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한다’(제103조)는 조항으로 법관의 의무와 권리를 보장한다.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법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제한한다면, 다른 범죄 피해자와의 형평성을 해칠 뿐 아니라 특정인에게 유리한 증거만이 효력을 갖게 된다. 현행법으로도 재판관은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증거의 제출이나 신문을 중지할 수 있다.

편견은 모든 범죄에 대해 재판관이 빠질 수 있는 함정이다. 법관의 편견은 법리와 절차를 근거로 적극적인 권리주장과 비판을 통해 해결할 과제이지, 특권적인 지위를 만들거나 기본 권리를 제한하는 방식으로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둘째,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일관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가?

헌법은 근대적인 법체계 국가 안에서 구성원들이 동의한 최선의 규범이다. 나는 위헌 요소만으로도 이 개정안에 반대한다. 하지만 법이 판단기준이 아닌 사람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들에게 이 법안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떤 주장에 대해 사회구성원의 동의를 구하려면 그것이 모두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사회정의에 부합한다는 확인이 필요하다. 공정성과 객관성 입증에는 주장자들의 일관된 태도가 필수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여성에 대한 무고 판단을 멈추어야 한다는 여성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남성의 성적가해행위(희롱, 추행, 폭행, 강간)에 대한 여성들의 폭로와 재판 사건에 대해서도 일관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여성계는 성범죄자가 재범률이 높고 위중한 범죄이기 때문에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성범죄자의 범죄 이력은 해당 재판의 유무죄와 양형을 결정하는데 주요 근거가 된다. 만일 편견의 작동을 방지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성범죄자의 재판에 성이력과 성범죄 관련 기록 등을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고죄 적용 제한의 논리에 찬성한다면, 성범죄에 한해서는 피해자의 신고 즉시 유죄로 판결하는 것에도 찬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여성은 거짓으로 피해사실을 말하지 않고, 남성은 피해여성을 위협하기 위해 거짓으로 무고를 행하고, 수사기관은 편견에 기대어 피해여성을 가해자로 의심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계가 그런 주장까지 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헌법적 제한과 그 헌법정신을 뒷받침하는 사회보편의 상식을 넘어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계는 무고 관련한 통계조차 없음을 한탄한다. 이는 무고 예외 적용에 대해 아직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함을 드러내는 말이기도 하다. 발의자들이 법개정의 근거자료로 제시한 여성가족부의 ‘2013년 성폭력 실태조사’에는, 성폭력 피해에 대한 신고율이 매우 낮다(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뿐, 무고와의 연관성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신고율이 낮다-무고는 피해자를 억압한다-그러므로 무고적용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실증적인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논리적인 개연성도 입증하지 못한다. 오히려 또 다른 차별과 성별 갈등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목적을 위해 과정의 정당성을 왜곡하는 일은 사회정의에 부합한다고 인정받기 어렵다.

셋째. 젠더 관점으로 보는 것은 어떤 사회를 위해서인가?

여성계는 가부장제의 구조적인 피해자인 여성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을 인식하고 해소하기 위해 사회의 모든 현상을 젠더 관점으로 다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젠더 관점으로 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 여성의 투표권 인정, 육아휴직 제도화, 성적 자율성 침해 행위 발굴 등 이전에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근대 인권의 논리에 맞지 않는 권리침해 사안들을 발굴하고 조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젠더 관점으로 본다는 것이 또 다른 특권층을 만들어내는 결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고정된 인식은 편견을 낳고, 편견이 일정한 집단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게 되면 오작동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법안은 여성은 피해자라는 큰 틀의 원칙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편향이 존재한다. 그 편향이 위험한 것은 특정 성별의 자유를 위해 타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용인하기 때문이다.

젠더 관점에 따라 형사 사건에서 특정한 권리를 갖는 존재를 만들고, 그것이 특정 성별에만 적용된다면 선천적인 요인만으로 특권을 부여받는 새로운 계급이 만들어지게 된다.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 동등한 법률적 지위를 보장받을 권리를, 특정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한하는 것은 근대의 보편적 인권 원리에 부합하는가?

어떤 권리를 제한하는 데 기준은 무엇이고,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궁극적으로 어떤 사회를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가? 젠더 관점 적용이 규범주장으로서 설득력을 가지려면 근대의 보편적인 인권 원리를 더 잘 구현하도록 기능해야 할 것이다. 젠더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 안에 이런 고민이 함께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넷째, 무고는 무거운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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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의 고통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이다. 앞의 증언들은 여성, 뒤는 남성들의 것이다. 무고는 이처럼 성별을 막론하고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다. 영화 ‘더 헌트’는 여자아이의 작은 거짓말 때문에 아동성추행범이 된 남자의 고통을 보여준다. 공동체의 이물질이 된 후 친밀했던 이웃은 등을 돌리고, 공공연한 위협들이 이어진다. 혐의를 벗은 후에도 한번 찍힌 낙인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가 무고하다는 ‘사실’은, 아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편견 앞에 무력하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라는 영화도 있다. 여학생에게 치한으로 몰린 한 남자가 자신의 무고를 밝히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다. 피해 여성의 진술이 강력한 증거로 작용하는 법정에서 그의 방어 수단은 내가 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다. 하지만 그 사실은 법정에서 인정받지 못했고, 그는 결국 성범죄자가 된다.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남성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피해 여성의 특수한 감정만큼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 성범죄에는 ‘인간 쓰레기, 인간 말종, 더럽고 추한 짐승’과 같은 혐오스러운 비난이 따라붙는다. 혐의만으로도 낙인이 되며, 수치심과 회복하기 어려운 불명예를 안고 살아야 한다. 성범죄라는 특수성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여느 범죄와 다른 의미로 작용한다. 서두에 언급한 사례처럼 상대 여성의 무고행위가 밝혀져도 남성연예인들은 이전의 삶을 회복하기 어렵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무고 범죄는 계속 증가 중이다. 성범죄에서 무고의 비율은 다른 범죄보다 몇 배 높다고 한다. 이를 모두 악질적인 꼼수라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고는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사법력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무거운 범죄다. 누가 가해자든 엄중한 책임은 똑같다.

한국의 사법체계와 정책은 여성계의 주장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증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법정에서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유죄 인정이 가능한 것이 성범죄다. 재범률이 높은 다른 범죄자에게는 행하지 않는 신원공개, 전자발찌착용, 화학적 거세와 같은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처벌도 성범죄자한테는 적용하고 있다.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심문, 조사 절차의 개선도 이루어지고 있고, 여성법조인들을 중심으로 사법부 내의 젠더인식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있다. 아직 부족하고 성에 안 찰 수는 있으나 이 변화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무고죄 예외 적용이 여론의 장에 던져졌다.

이번 개정안 발의를 접하면서 가치 지향이 다른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공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각자가 지향하는 가치를 추구하고 논의하면서도 공존을 위한 규범을 함께 작동하는 일이다. 규범의 전제는 ‘다름’이다. 특정한 가치만이 옳다고 특권화하면 이번 개정안처럼 타인을 법적으로 지배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평화롭게 공존해야 할 동료시민과의 관계를 훼손하지는 않는지,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지는 않는지, 충돌하는 가치들 사이에서 우리의 행동 기준은 이 규범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선옥 작가는 사회 약자의 이야기를 담거나 사회현실을 고발하는 르포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후원(신한은행 110-012-501838)은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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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8년 5월에 검찰이 성범죄 수사매뉴얼 개정을 발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성범죄 주장 사건에 무고죄 적용 유예를 하기로 하자 이선옥 작가는 이 역시 반대하는 기사를 리얼뉴스 이선옥닷컴에 또 올렸다.
2018년 5월 29일 이선옥닷컴 성범죄 무고죄 예외적용에 반대하는 이유-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2018년 5월 31일 리얼뉴스 '무고 혐의 수사 중단' 성폭력 수사매뉴얼 개정은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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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미디어오늘>에 ‘성폭력 무고죄 적용 유예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글을 썼다. 글을 쓰고 난 후 주변의 법률가들은 하나같이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위헌적인 법률이 통과될 수는 없을 것

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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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무고죄 적용 유예, 그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여성운동이 힘을 얻으니깐 특정 국면에서 발의되는 휘발성 법률이라는 판단에서 나온 말이다. 필자는 이 법안이 통과되지 않을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적용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했고, 그게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법무부와 검찰은 무고 관련 ‘성폭력 수사매뉴얼’을 개정해 성범죄 피해자들이 무고로 고소될 경우 성폭력사건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무고에 대한 수사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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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수사 때 피해자 무고 혐의는 일단 배제···매뉴얼 개정”

이 지침은 여러 면에서 위험한 발상이다. 국가가 관장하는 법과 제도는 그것을 변화시켜 새롭게 적용할 때 모든 경우의 수에 공정하게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무고는 심각한 범죄다.

성범죄 사건에만 무고가 있는 건 아니다. 자신이 성범죄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장치는 지금도 마련되어 있으며, 좀 더 세심한 대책을 강구할 수는 있다. 유독 성범죄에 한해서만 예외적 장치를 두는 것은 자칫 공정하게 보장되어야 할 기본권을 적용받지 못하는 2등 시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1년 전 글을 다시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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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꽃뱀의 창궐

일단 한국에는 성폭력 피해자의 증언이 우선시 된다. 그런데 이게 진짜 범죄 사건이면 탁월한 장점이 될 수 있지만,만약 무고사건이면 피고인측이 진실을 밝히기가 힘든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서로 정상적인 상태에서 합의 하에(이 두개 중에 한개라도 빠지면 안된다. 앞의 것은 준강간, 뒤의 것은 강간이 되기 때문이다.) 성교를 했는데 상대방이 강간을 했다고 주장했다면, 피고인측은 역으로 증명해야 되는 것이 많다.

참고로 성관련 범죄에 관여됐다고 하면 피고인측의 사회적 평판은 당연히 나락으로 떨어진다. 설령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무죄를 받는다고 해서 해당인의 사회적 평판을 회복하는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그 사이에 무고죄 가해자가 행방불명되거나 사망한 경우도 있다. 또한 무고죄를 적용하는데 소비되는 시간과 돈은 무지막지하다. 게다가 실제로 무고죄가 적용된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보상할 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참고로 한국에서 무고죄의 입증은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사례이다. 정말 수사기관도 속일 정도는 되어야 적용되는 엄중한 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법이 성사되면 정말 꽃뱀 사건인데도 남성에게 2차 가해를 줄 수가 있고, 이로 인해 오히려 성범죄 피해 여성인데도 꽃뱀몰이를 당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4.3. 성범죄자 창궐(!)

오히려 성범죄 피해 여성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이게 무슨 생뚱맞는 소리가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성범죄자가 피해 여성을 꽃뱀으로 고소하는 것 #이나 모 대학교의 모 교수처럼 자신의 성범죄를 감추기 위해 다른 남성 교수를 고소하는 것도 엄연히 무고죄이다. 만약 이 법이 성사되어 버리면, 성범죄 가해자가 자신의 성범죄를 감추기 위해 피해 여성 혹은 다른 남성을 무고를 했는데도, 거기에 대한 처벌이 늦어지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피해 여성.무고를 당한 남성에게 2차 가해가 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걸 교묘히 이용하면서 피해 여성이나 다른 남성을 무고해버리는 성범죄자도 우후죽순 생길 수도 있다. 즉 이건 "꽃뱀"뿐만이 아니라 "성범죄자"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성범죄 혐의를 뒤집어쓰게 되어 억울하게 잡혀 들어간 남성이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도 더욱 적어지니, 자연히 이는 성범죄자(로 낙인 찍힌)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쉽게 말해 대한민국의 성범죄자의 통계적인 수가 증가하는 대외적인 불명예를 안게 된다.

4.4. 억울한 피해자의 극단적인 보복 우려

결국 꽃뱀몰이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억하심정에 상대방에게 극단적으로 사적제재를 가하면서 보복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 쉬워진다. 한 마디로,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것처럼 "난 이미 성범죄자로 낙인찍혔고 이제 내 인생은 망했으니까 법따위 그냥 엿이나 먹어라"라고 생각하고 분노조절이 안 되는 상황까지 간다면 결국 정의로운 복수랍시고 극단적인 폭행을 넘어서 상대방을 살해하는 행동이 포장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인생이 억울하게 망가지는 것에 대한 복수에 눈이 멀어 삶의 의지를 잃어버리면서 보복을 한답시고 증오의 연쇄를 막을 길이 없어진다. 그렇게 한 사람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이 되어버린다. 신상도 털렸겠다, 취업도 안되고 인생이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하면 억울함을 풀어낼 길도 없이 더 이상 평범한 인생을 살 수 없게 되면서, 자신의 행동에 앞뒤를 돌아보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가족이 대신 복수를 해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다 아무런 죄가 없이 복수의 상대가 되는 지인들까지 무차별 테러같은 2차, 3차 피해를 당할 가능성도 생긴다. 한 마디로, 무한한 증오의 연쇄가 계속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극단적인 마녀사냥이 진행되는 도중에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마녀가 되면서 "나만 인생이 망가지고 억울하게 당할 수 없다. 인생 다 필요 없고, 나를 모함한 저 새끼만 죽으면 된다."라면서 극단적으로 증오를 키워버리는 일이 되어버린다. 결국, 피해자에게는 재심같은 법적으로 억울함을 해소할 길이 없어지면 사적제재를 통해서라도 스스로 정의구현의 신념을 갖고 범죄를 저지르면서 사형을 당하든 무기징역을 당하든 개의치않게 생각하면서 삶의 의지와 미련을 끊어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군자의 복수는 10년 넘게 기다린다"는 말까지 나올지도 모르고 "나는 죄가 없는 신념형 범죄자다!"라면서 자신을 포장하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4.5. 무고죄 사례들

당장 예전에도 서정범 교수 무고 사건,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 같은 큰 사건이 있었고, 2016년에는 성추행 거짓 소문에 자살하는 교수도 있었다.[2] , 심지어 성범죄 피해 여성에게 무고했다 실형을 산 성범죄자도 있다.

또한 박진성 시인도 트위터와 언론에게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매도 당해 자살을 시도했다. 물론 이런 사례들은 전체 성범죄 비율에서는 일부지만, 이러한 사례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법안에 반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 왜냐하면 이건 무고한 남성에게도, 진짜 피해자에게도 2차 가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성범죄 무고의 사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된다. 누구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성폭력 무고죄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그렇다.

더 자세한 각각의 성폭력 무고죄 무고죄의 사례들은 해당 부분에 서술되어 있으니 참고할 것.

5. 무고죄, 유죄추정의 원칙에 대한 우려

사실 지금 이 시간 다른 장소에도 성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3], 피해 여성을 무고하는 경우도 있고, 역시 자신의 이득[4]을 위해 무고한 남성을 허위고소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에 어느쪽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둘다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성폭력 무고죄를 참고하자. 변호사들마저도 사실상 성범죄는 억울한 경우가 많다, 유죄추정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경향신문의 기사에선 성범죄의 유죄추정 경향에 대해 현직 판사인 법조인들도 "우리는 사실 형소법을 어기고 있다", "원랜 무죄추정이어야 하는데 극적 반전 없는 이상 유죄" 같은 말은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판사들 인터뷰 유죄추정의 원칙 참고.

흔히들 법과 정의의 실천에 있어 가장 중요시되는 대원칙의 하나로, 열 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단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 것이라는 게 있다. 본 법안의 발의 취지는 대부분 사회적 약자일 경우가 많은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과연 그것이 법과 질서의 원칙에 크게 부합하는지, 되려 상술된 억울한 한 명을 보살피는 데 소홀함이 없는지 혹은 열명의 죄인을 잡으려다가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고 최악의 경우는 한 명의 죄인을 잡으려다가 열 명의 억울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 수 있기에 다퉈볼 여지가 상당하다. 무죄추정의 원칙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지만, 여성계들에 의해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5]


[1] 실제로 신고율은 10%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2] 심지어 이건 진짜 성범죄자인 남성 교수가 다른 남성 교수를 고소한 사건이다.즉, 이 무고 사건때문에 성폭력 피해 여성은 물론이요(가해 교수의 성범죄가 은폐되었으므로), 또 다른 남성도 피해를 봤다. [3] 당연히 성폭력 범죄 은폐다. [4] 개인적인 치부, 돈 등 [5] 정치인들이 여성계의 뒤를 봐주는 것도 이들의 결집력이 강해서이다. 반면 젊은 남성들은 결집력이 약하고 내부분열이 많이 일어나 기반으로 삼기 어렵다.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을 옹호하는 '척'을 하고, 여성계들도 그들로 인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둘다 막 나간다는 비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