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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체는 바로 시도니아의 전설적인
모리토 조종사이다. 6세기 전
함장,
히야마 라라아,
오치아이, 스즈키(탐사 도중 가우나에 의해 사망)와 함께 거대 구조물을 탐사하던 도중
카비자시를 발견했다. 이때의 공로로
불사의 선원회에 들어갔다. 그 후로 6세기 동안 시도니아를 수호하며 숱하게 많은 격전을 치렀으며, 100년 전
오치아이로 인해 시도니아에 침임하여 거주민의 99퍼센트를 학살한 가우나 2체를 수 분만에 처리하는 큰 전공을 세웠다. 아마 그가 아니었으면 시도니아는 멸망했을 것이다. 확실하게 의지가 되는 전력인 탓에 함장이나 히야마 라라아같은 수뇌부는 그를 매우 신뢰했다.
그러나 많은 불로자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구가할 정도의 정신을 유지한 것과는 달리, 히로키는 긴 세월 격전을 치러 지치고 말았다. 끝내 노화억제제 투여를 그만둔 채 시도니아 일반 거주구로 숨어들어 지냈고, 80년 후 발견됐을 때는 너무 늙어서 노화를 되돌리긴 커녕 오늘 내일 하는 늙은이가 되어 있었다. 오치아이 사건 당시 자신의 이식용 클론을 잃어버렸고 이후로 배양한 것도 없었다. 함장은
시나토세 유레의 주도하에 사이토 히로키에서 새로이 유전 정보를 확보하여 사이토 히로키의 또 다른 클론을 준비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새로 키워낸 클론은 유전 조작이 가해져 약물 투여가 필요 없는 선천적 불로였다. 여기에 사이토 히로키의 뇌를 이식해 부활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이토 히로키는 클론을 자신의 스페어로서 희생시키기를 거부하고서 배양기에서 구출해내 자신의 아이라고 선언한다. 이 때 시나토세 박사를 인질로 잡은 상태로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함장은 병사들을 풀어서 이를 저지하려 했으나 당시 히야마 라라아가 동조한 덕분에 어찌어찌 탈출에 성공. 사이토는 이후 구 유기전환로에 숨어들어 자신의 클론을 차세대의
에이스인
타니카제 나가테로서 키운다.
외형은 나가테와 같지만 간간히 드러나는 언행에는 관록이 넘친다. 정황상 탈주병의 신분이긴 해도 전체적으로는 훌륭한 인성을 정립하고 있었던 듯 하다. 코바야시 함장에게 나가테에 대한 계획을 듣고선 "시험관 속에서 키워서 애가 얼마나 잘 크겠냐" 며 생판 모르는 클론의 육아를 자청했을 정도다. 대인관계가 괴멸적인 환경 속에서 전투 시뮬레이터나 붙들고 살던 나가테가 사회적으로는 미성숙하더라도 온화하고 바르게 자라난 것 또한 이 사람의 공적이다. 교관으로써도 굉장한 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준비된 클론이라지만 여섯 살만에 자신을 뛰어넘어 보이도록 만들었을 정도니...
신체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노인의 몸인데도 나가테를 안은 상태에서 무장한 병사들을 단신으로 마구 쓰러트렸다. 함장은 그를 생포할 생각이었기에 병사들이 조심했겠지만, 그럼에도 상당한 능력. 신체적 핸디캡+나이+쪽수라는 온갖 악조건이 겹쳐있던 터라 히야마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중과부적으로 진압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히야마 라라아와는 매우 친한 관계였으며, 그녀를 "라라아"라고 불러도 되는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그밖에 동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오치아이,
코바야시 함장 등등과도 카비자시 발견 전까지는 나름 농을 걸면서 놀기도 하는 등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다만 코바야시가 함장에 오른 이후 독단적인 행보를 보이자 반발한 것으로 보이며, 오치아이 사건 당시 함장이 의도적으로 오치아이를 번외로 돌리자 "선원회 25명이다. 오치아이를 빼먹지 마. 생포하라고 한 건 너야."라고 험악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관에서는 상당히 이질적인 캐릭터에 속한다. 무쌍 수준의 전투력과 막중한 책임, 이를 뒷받침하는 뚜렷한 정의감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출세작 블레임의 주인공 키리이나 바이오메가의 카노에 조이치 등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싸움의 세월로부터 권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헤아릴 수도 없이 기나긴 시간을 지내며 정신만큼은 멀쩡했던 전대 주인공들과 사이토 히로키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애당초 수백년 사는 것쯤은 아무렇잖게 넘겨버리는 설정이 속출하는 세계가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관이다. 그런 가운데 세월에 지치고 늙음을 받아들여 죽음을 선택하는 사이토 히로키는 지금 만화책을 읽고 있는 독자의-현실적인 인간관에 가장 부합하는 존재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