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0-11 21:40:48

볼츠만 두뇌

1. 개요2. 볼츠만 두뇌란?
2.1. 역사
3. 우주론적 설명
3.1. 해결책
4. 관련 문서
볼츠만 두뇌에 대한 설명[1]

1. 개요

볼츠만 두뇌(Boltzmann brain)는 자기 인식에 관한 사고실험이다. 통 속의 뇌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루트비히 볼츠만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2. 볼츠만 두뇌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진공)에서도 끝없이 쌍생성과 쌍소멸이 반복된다. 입자같은 것들이야 언제나 나타났다 사라졌다하고, 아주아주아주 낮은 확률로 아무 것도 없는데 과자가 튀어나오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 지능을 가진 도 나타났다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볼츠만 두뇌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뇌가 하나 나타나서 잠시 생각과 사고를 하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볼 때 우주에 생명체의 뇌가 있을 확률보다 볼츠만 두뇌가 있을 확률이 훨씬 높다. 인간이 살고 있는 우리 우주는 엔트로피가 매우 작은 상태이다. 그에 비하면 열죽음 상태에 볼츠만 두뇌만 추가로 존재하는 상태는 엔트로피가 큰 상태이다. 엔트로피가 S인 거시적 상태에 있을 확률은 eS/kB 에 비례하기 때문에 우리 우주가 자연적으로 이러한 상태로 존재할 확률은 볼츠만 두뇌에 비해 극도로 낮다고 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 우주는 볼츠만 두뇌보다 더 크게 평형에서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존재 확률이 더 낮다.

따라서 우주에서 생각과 사고를 하는 존재는 일반 생명체일 확률보다 볼츠만 두뇌일 확률이 높다. 다시 말해서 양자요동이 질서정연한 우주를 만들어 생명이 생겨날 확률보다는 생각하는 뇌를 만들 확률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2.1. 역사

1896년 체르멜로는 볼츠만의 통계역학에서 푸앵카레 회귀정리와 열역학 제2법칙이 상충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체르멜로는 푸앵카레 회귀정리를 이용해서 기체 분자들은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다. 따라서 엔트로피는 주기적인 성질을 보여야 하며 엔트로피가 언제나 증가한다는 것을 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볼츠만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이유는 우주의 초기 엔트로피가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우주 초기 엔트로피가 낮은 이유는 통계적 요동 때문이며 우주는 지역마다 엔트로피가 증가하거나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1986년 존 배로와 프랭크 티플러는 책 "The Anthropic Cosmological Principle" 의 10장에서 볼츠만의 가설을 극단화 시켜서 엔트로피 요동으로 뇌가 생겨날 확률을 계산하고, 의식을 가진 존재는 엔트로피 요동으로 생긴 뇌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펼친다. 2004년 알브레히트(Albrecht)와 소르보(Sorbo)는 이를 볼츠만의 두뇌라고 이름 붙인다.

볼츠만 두뇌는 역사적으로 기체 분자 운동론에서 나온 고전역학적 개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양자역학이나 우주론적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3. 우주론적 설명

현재 우주론의 대세는 인플레이션 이론이다. 우리 우주가 한때 엄청나게 빨리 팽창했다는 이론이다. 우리가 볼 수 없는 지평선 너머까지 엄청난 우주공간이 펼쳐져 있다고 하는 이론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 양자장론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론이기도 하고 몇가지 난제를 해결하는데다, 우주배경복사 등 증거도 많아서 많은 물리학자들이 지지하고 있는 이론이다.

이 인플레이션 이론은 자연스럽게 버블 우주 이론에 직결된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원래 엄청 빨리 팽창하고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갑자기 팽창을 천천히 하는 영역들이 거품처럼 생겨났다는 것이다. 이 거품 하나가 우주 하나에 해당한다. 하지만 거품 밖에 빠르게 팽창하는 공간은 계속 팽창중이다. 그래서 거품 우주들이 아무리 많이 생겨나도 그 빨리 팽창하는 공간을 모두 채울 수 없다. 그러니까 무한히 많은 우주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결국 현재 관측되는 우주는 전체에 비하면 0이나 마찬가지인 매우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재 관측가능한 지평선은 우리 우주에서도 극히 일부일 뿐이고, 더 나아가서 우리 우주는 수많은 거품 우주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생겨났다. 그게 바로 볼츠만 두뇌이다.

3.1. 해결책

우주의 낮은 엔트로피가 통계적 요동 때문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우주론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2]이라면 볼츠만 두뇌가 훨씬 부자연스러운 현상이 된다. 앨런 구스를 비롯한 물리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볼츠만 두뇌 역설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실제로 볼츠만 두뇌라면 우리가 가진 우주와 물리법칙에 대한 지식도 임의적인 것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볼츠만 두뇌가 나타날 확률을 계산해서 두 확률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다만 이 가설은 진지하게 우리가 볼츠만 두뇌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기존 우주론과 물리법칙의 허점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설에 가깝다.

4. 관련 문서



[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 [2] 풀어서 설명하자면 우주공간의 부피가 매우 작고 물질,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았을때 그 부피 내에서 열적 평형 상태를 이루고 있었더라도 그 직후 우주공간의 부피가 갑자기 엄청나게 커진다면 열평형이 깨지게 된다. 현재 우리 우주는 이것이 다시 열적 평형을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