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나무 조리 - 복조리를 대문에 매달아둔 모습이다.
조리( 笊 篱)[1]는 쌀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는 전통 주방 용품이다. 전통 조리는 대나무를 엮어 만들지만 플라스틱으로 된 조리도 있다.
2. 용도
요즘에는 돌을 최대한 제거하거나 아예 씻어 나온 쌀 등이 나와서 별로 필요가 없지만 과거에는 쌀에 돌이나 쭉정이 등의 이물질이 상당히 많았다. 물에 뜨는 이물질을 분리한 다음 조리로 쌀이 담긴 물을 세차게 휘저어서 비중이 큰 돌은 아래에 가라앉고 물살에 휩쓸린 쌀만을 건져내는 것이 사용법이다. 이 과정을 '쌀을 일다'라고 표현한다.쌀을 잘 이는 것이 주부의 소양이었기에 살림이 서툰 여자가 지은 밥을 먹다가 돌을 씹는 것은 과거 드라마의 클리셰이기도 했다. 우스갯소리로 대갓댁에 시집간 며느리가 첫날 아침에 시아버지에게 아침밥을 지어올렸는데 첫 숟가락에 돌을 씹었다. 시아버지가 '아가' 하고 불러서 간이 콩알만해진 며느리가 모기만한 소리로 '예?'하고 대답하자 ' 다음부턴 식성대로 먹게 따로따로 놔라'라고 넘어간 이야기도 있다.[2]
불순물이 걸러진 쌀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젊은 세대는 조리를 쓸 일이 없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2.1. 조리질
조리를 사용해서 쌀을 이는 행위를 조리질이라고 한다.고령층에서는 아직도 조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서 젊은 세대에게 조리질을 배우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조리를 쓸 일이 없으니 평상시 실습할 기회도 없거니와, 어르신이 가르쳐 주신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감을 잡기가 어렵다. 쌀에 돌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 돌이 떠오르는지 스스로 감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원래 손동작은 누군가가 말로 가르쳐 주는 걸 따라한다고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이리저리 해 보고 미묘한 움직임의 차이를 스스로 터득하면서 배우는 것인데, 실습의 필수 요건인 돌이 없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3][4]
2.2. 원리
돌과 쌀알의 비중을 이용해서 물의 회전시켜서 뜨는 쌀을 옮기고, 남은 돌을 버리는 구조이다.다만 이 영상을 올린 분도 오랜만에 하니 잘 안 된다고 했을 정도로 좀처럼 생기지 않은 일이니, 그야말로 뽑기운이 극악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한편, 좋은 쌀을 구하기 어려운 나라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조리질이 필수이다. 우간다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의 영상이다.
이런 이유로 일반 마트에서는 사실상 사장된 조리가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다.
3. 복조리
설날에 복조리를 사 걸어 두면 그 해 먹을 것이 넉넉해지고 복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설날 새벽에 복조리를 집안 한쪽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었고 2000년대 초반까지 팔러다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었다. 2016년 현재, 아주 가끔이지만 어르신들이 파는 것을 아직도 볼 수 있긴 한 것 같다. 쌀을 일 필요가 없는 요즘은 본래 용도로 쓰는 조리보다 이 복조리를 본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길동복조리 시장'의 명칭이 여기서 왔다. 윗문단에서 서술했다시피 조리의 뜻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의 경우 ' 복어를 조리하는 시장'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4. 여담
위의 경우와 맞물려 점차 도태되어 사라지고 있는 조리라는 물건을 보거나 단어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조리를 조리개라고 잘못 부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비슷한 경우로 물뿌리개를 물조리개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부르는 예시도 있다.)이미 2010년대부터 마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된 물건이고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조리라는 명칭으로 판매하는 게 아니라, 소형 플라스틱 채망, 건지개, 뜰채, 거름망 등의 명칭으로 판매한다. 조리라는 명칭을 쓰는 곳이 있더라도, 앞서 나온 명칭과 반드시 병기한다.
이제 조리는 쌀에 섞인 돌을 골라내는 본래의 용도보다는 뜰채, 건지개, 거름망 등의 용도로 더 많이 이용하는 물건이 된 것이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생소할 만한 표현으로 '조리 자지'라는 표현이 있다. # 오줌을 자주 누는 남자를 가리키는 표현이라고 한다. 강원도 방언으로는 '샘자지', 경남 방언으로는 '지질개 자지'라고 한다고 한다.
[1]
조리 조, 울타리 리
[2]
그러나 쌀에 돌이 섞일 일이 없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면, 아무리
막장드라마라도 안 나올 설정이다.
[3]
후술하겠지만 이미 도태되어 본래의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는 물건이므로 조리질 배우기를 강요하는 사람이 있다면 무시해도 좋다. 만약 생활에 필요한 기술이었다면 진작에
백종원이나
이혜정 같은 사람들이 방송에서 이를 알려주었을 것이다. 이런 도태된 기술을 배울 것을 강요하는 것은
똥군기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조리질 유튜브 영상에도 나오듯이 2020년대에도 쌀에 돌이 섞이는 경우가 0%는 아니나, 영상을 만든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요즘 세상에도 이런 일이 있냐 할 정도로 드문 확률이다.
[4]
댓글을 보면 고시원 밥에서 돌이 씹힌 적이 있다 하는데, 일반 마트에서도 취급하지 않는 싸구려 쌀이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