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독일의 음향기기 제조사 베이어다이나믹에서 제작한 세계 최초의 다이나믹 드라이버 헤드폰. 1937년에 제작되었으며 지금까지 여러번의 개선을 통해 현재의 DT48E의 디자인이 되었다. 기본 설계는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이어캡과 패드 등의 개선이 이루어졌다.
베이어다이나믹의 DT시리즈 헤드폰의 기초가 되는 헤드폰이기도 하며 T시리즈에서도 음색 성향이 비슷하다.
2. 특징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인 DT48E 기준으로 25옴과 200옴 모델로 판매하고 있으며 발매된지도 오래된 역사를 가졌는데도 가격이 매우 비싸다. 25옴과 200옴은 소리차이가 약간 있는데 200옴이 약간 더 저음이 있고 음이 부드럽다.전체적으로 알루미늄/스텐레스로 추정되는 재질의 바디로 되어 있으며 헤드유닛마저 동일한 재질로 되어있다. 다만 거대한 이어패드 장착을 위한 부가 유닛(동그란 유닛 뒷면 0자형)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패드는 두툼한 재질로, 내부에도 2중으로 패드가 되어 있고 가운데는 세라믹으로 추정되는 우레탄 코팅 마개가 있다. 거기에 이어패드가 메모리패드라 사용후 모양이 변해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헤드유닛 길이조절도 매우 특이하게 스텐레스로 되어 있으며 나사로 조이는 방식으로 고정한다. 이 부분의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두터운 마모방지제가 중간중간 끼어 있으며 헤드 패드 부분도 가죽으로 두껍게 제작되었다. 이렇게 케이블을 제외한 무게가 400g이다. 장시간 착용하면 두터운 헤드패드 덕분에 정수리는 안 아프지만 목이 뻐근해진다.
케이블은 전화기 꼬임줄을 사용했는데, 길이가 생각보다 짧은 편이다.[1] 플러그는 금도금 분리형 플러그로 오디오 플러그에 나사선이 있는 3.5에 돌려서 고정하는 방식이다. 금도금 처리가 잘되어 있어서 금색이 짙다. 그리고 이 모든게 독일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된다.
전체적 마감도 상당히 깔끔하고 우수하며 패드도 고르고 제질도 고급 재질을 쓴 티가 난다. 거기에 딱히 흠잡을 데 없이 견고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턱트가 전혀 없는 구조다보니 밀폐가 잘 되어서 차음이 잘 되는 편이다. 밀폐성이 너무 좋아 헤드폰 유닛의 좌우를 손으로 누르면 두 패드 안쪽으로 들어오는 공기가 없어서 양패드가 압착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내부 통풍이 너무 안되어서 습기가 차는 현상도 있다.
착용감은 좋지 않으며 특히 안경 쓴 사람과 머리가 큰 사람은 더욱 심하다. 왜냐면 좌우 즉압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머리가 조이는 압박이 심하며 안경을 쓴 사람은 헤드 유닛이 귀를 누르지 않기에 아프지는 않지만, 안경이 이어패드에 걸려서 뒤로 당겨지는 바람에 콧등을 누르는 압박이 있다.
스펙은 16 - 20kHz로 평균 헤드폰에 비해 2kHz가 약간 부족하지만 인간의 평균 가청대가 20~20kHz라는 것을 보면 준수한 스펙이다.
3. 청음
워낙(가장) 오래된 헤드폰이기에 그 시대 사운드의 성향과 베이어다이나믹이 지향하는 사운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크기로 봐선 거대한 저음이 나올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고음형 사운드이며, 음의 착색이 적고 맑고 명확한게 특징이다. 여기서 착색이 없다는 건 요즘 헤드폰들이 화사함과 부드러움으로 가공된 고음을 낸다면 베이어다이나믹은 가공없이 없다는 뜻이다. 그냥 고음이 날카롭게 찌르며 중음도 상당히 명확하다. 시원시원한 사운드라고 할 수 있는대 이게 단점이 전 베이어다이나믹 제품에도 통용되는 귀를 피곤하게 하는 사운드이다. 한마디로 기존 베이어다이나믹 헤드폰에서 저음을 확 빼버린 순수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고음형 헤드폰이 된 이유는 그당시 LP등의 음반이 고음 표현이 좋지 못했기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이런 고음 튜닝을 한 것이다. 음의 표현이 풍부하지 않아서 음색 또한 무슨 70~80년대 라디오 음을 내는 듯한 맥아리 없는 탁한 라디오틱한 중, 고음을 낸다.이와 반대로 저음이 매우 적은 편이며 상당히 타이트한 단단한 저음이 나온다. 이런 음 성향덕에 차갑다 못해 매정함이 느껴지며 때론 음이 억세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렇기에 과거 헤드폰이 저음이 많을거라는 생각을 확 날려버린다. 이런 음색 튜닝은 이 헤드폰이 등장했던 시기의 장르 음악을 감상하면 이유를 알 수 있는데 1950~1960후반의 장르 음악에 경우 그당시 레코딩 시절이 좋지 않는 곳이 많아 노이즈는 물론이고 음색이 탁하고 거칠고 클립핑 때문인지 깨지는 중,고음이 많을 정도로 음질이 매우 좋지가 않다.[2] 여기서 DT48e로 감상하면 중,고음이 명료하게 표현되어서 감상하기가 편하다. 물론 요즘 나온 레퍼런스급이 DT48E 보다 더 좋은 성능으로 내준다.
초기 헤드폰이기에 요즘 헤드폰에 비하면 확실히 성능이 별로다 싶을 정도로 좋지 않다. 특히 여러 음악이 동시에 나오는 장르에서는 음이 뭉쳐지듯 나와서 분리도가 형편없이 떨어지며 정숙함이 없고 소란스럽기만할 정도로 거칠고 중, 고음이 심한편이다. 특히 공간감이 매우 좋지가 않다. 넓지도 않고 음의 위치감이 없어서 평탄한 위치에서 음악을 표현한다. 그런다고 이퀄라이저로 저음을 보정할 생각은 하지 말자 전체적으로 음이 심하게 뭉개진다. 워낙 고전틱한 음색을 내기에 발라드등을 감상하면 분위기가 확 깨진다. 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감상하려면 음악을 위해 감상하는게 아니라 헤드폰을 위해 음악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감상해야 한다. 즉 음악 감상용으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고전 음악 장르를 감상할때 그 당시 음색을 즐기고 싶거나 최초의 헤드폰을 소장하고 싶다면 권할만하지만 가성비로는 분명 좋지 않다.
4. 여담
워낙 구형 그대로 이어진 기술을 쓰다보니 문제점이 있는데 그건 착용에 따른 좌우 벨런스가 차이가 많이 난다. 이경우 헤드폰을 좌우를 약간 이동시켜주면서 잡아야 한다. 이부분에 문제는 안경 쓴 사람이라면 더 심하다. 착용 방향에 따라 저음의 양과 음색이 뒤죽박죽이라 딱히 음색을 정의하기가 힘들다. 즉 사람에 따라 음색의 기준이 판이하게 다르게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문제로 내부 통풍이 안되어서 인지 조금만 사용하면 습기가 찬다. 그리고 무겁다.젠하이저가 왜 베이어다이나믹에서 나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운드인데 밀폐만을 추구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보다 명확하고 맑은 힘있는 음을 추구하는 베이어다이나믹과 다르게 부드럽고 다듬어진 음과 따뜻하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성향의 젠하이저와 추구하는 사운드가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DT48E는 워낙 안 팔려서 그런지 박스가 많이 헐었다.
[1]
늘이기 전엔 1.2미터도 안되는 듯 하다.
[2]
비틀즈
Past Masters 불륨1 앨범과
롤링 스톤스 singles collection the london years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