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8 12:02:55

노봉방주

말벌주에서 넘어옴
露蜂房酒

파일:20160308_144948.jpg

1. 개요2. 제조법 및 위험성3. 기타4. 같이보기

1. 개요

노봉방은 말벌 벌집을 뜻한다. 좀말벌, 털보말벌 등 말벌집과 그 집에 살던 말벌 그리고 유충을 담가 숙성시켜 먹는 술. 즉, 담금주이다. 장수말벌도 산 채로 술에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놈들은 땅 속에 집을 짓기 때문에 흙덩이나 마찬가지인 집까지는 술에 넣지는 않는 편이다.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 국내에 유입된 뒤에는 등검은말벌을 술에 넣는 경우도 생겨났다.

2. 제조법 및 위험성

벌집을 썰어 20-30분간 쪄낸후 햇빛에 하루를 말린 후 그대로 담금주에 넣거나 그냥 적당히 털어내 벌, 애벌레와 같이 담그기도 한다. 애초에 담금주, 판매한다면 밀주이니 제조법은 제조자 마음이다.

집이 뜯긴 말벌들이 곱게 술통에 들어갈 리는 없으므로 벌집을 딸 때만큼 잘 주의해야 하고 컨트롤도 잘 해야 한다고 한다. 술 만드는 사람들은 말벌을 죽인 뒤 술에 넣으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상처가 나서 들어가면 균이 생기기나 썩을 수도 있기 때문. 죽으면서 독을 뱉는데, 제조업자들은 말벌이 술에 빠져 죽으면서 독을 뱉어야 약효가 있다고 한다.

노봉방주를 개인적으로 제조하거나 섭취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판매하는 것은 식품위생법 주세법 위반으로 불법이다. 실제로 판매하는 현장이 잡히지 않더라도, 판매 목적으로 제조 및 보관/전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불법이다. 누가봐도 판매 목적으로 100개 200개씩 쌓아놓고 그냥 개인 섭취용이라고 우기거나 가격표까지 붙여 놓은 채로 전시해놓고선 그냥 장식이라고 하는 등 우겨 봤자 소용 없다. 물론 무상으로 주는 것이야 별 관계는 없다만은 그건 그거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말벌주 혹은 노봉방주는 모두 불법적으로 판매/유통되는 것이다. 애초에 식약처에서는 말벌 및 노봉방을 식품의 재료로 보지 않는다. 뱀술 역시 마찬가지다. 식약처에서 인포그래픽까지 제작하여 만들지도 먹지도 말 것을 알리고 있지만 단속에 게으르니 신경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적법성 문제를 떠나서도 노봉방주를 섭취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일단 주 재료인 노봉방(말벌집)과 말벌부터 문제. 노봉방주를 파는 업자들은 말벌집이 무균 상태라고 광고하지만, 일단 노봉방(말벌집)은 꿀벌집의 밀랍 성분과 달리, 기본적으로 종이 펄프처럼, 나무 등 식물의 섬유질을 말벌이 뜯어와서 굳힌 것이다. 또한 말벌은 꿀벌과 달리 육식성이고 유충들에게 먹이려고 별의 별 벌레를 다 물고 오기 때문에 온갖 병원균이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뱀이나 개구리술에 비하면 기생충 감염이나 박테리아, 독에 대해선 조금 낫다지만,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이런 균/박테리아/바이러스들은 일반 소주 정도의 도수로는 안 죽는다.[1] 게다가 아주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벌집을 제거한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이 토치를 이용한 간이 화염방사기나 살충제로 벌들을 죽이고 속여서 넣는 경우가 있는데 살충제 성분이 몸에 좋을리 만무. 그러므로 대부분의 말벌이 들어가는 술은 흔히 마시는 소주[2]가 아니라 적어도 30~35도, 혹은 그 이상 도수의 담금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봉방을 한의학계의 정석대로 죽은 벌의 사체와 번데기 등을 모두 빼내고 만들어서 술로 담그는 건 그나마 낫지만, 보통은 양조 과정에서 대개 벌집을 번데기와 고치가 든 채로 빠트린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반 소주같이 낮은 도수의 술로는 효모의 당발효나 겨우 저지하는 수준이지 벌집에 속속들이 박힌 채로 죽은 말벌 번데기 시체들이 썩는 것을 절대로 막지 못한다. 한마디로 번데기 썩은 술을 마시는 것 밖에 안된다. 의학적이고 원론적으로 생물사체의 완전 멸균 및 방부를 달성하려면 도수 70도(정확히 70~80도)의 아주 독한 수준의 알코올이던지 아니면 포르말린을 써야 한다. 도수 70도가 넘는 술, 즉 보드카 혹은 바카디 151, 스피리터스가 없진 않지만[3] 이러한 높은 도수의 술로 담금주를 만드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중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진로와 같은 대형 주류회사가 시중에 내놓는 대용량 담금주의 경우 대게 35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70도 이상의 초고도수 술을 시중에서 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기에, 최소 35도 이상, 40[4]~55도[5] 이상의 담금주로 만드는 것이 권장된다.

소염 작용, 항암 작용, 고혈압 치료, 정력 상승 등을 한다면서 뛰어난 효능을 가진 듯이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정부기관과 대학 연구소들에서 의학적으로 증명도 되지 않은 광고성 멘트들이다. 말벌독에 들어가 있는 멜리틴(melittin) 이 항염작용을 해서 의약품으로 쓰인다고 근거없는 헛소문이 퍼져있지만 소염작염이 없고 당연히 약품으로 쓰이지 않는다. 게다가 말벌독에는 멜리틴 말고도 온갖 화학 물질들과 알러지(알레르기) 작용을 하는 히스타민도 있다. 술 효과로 뿅가죽네를 바라다가 아나필락시스 쇼크 진짜 뿅가죽을 수도 있다. 술 자체가 적당히 마시면 약간의 소염 작용은 있을 수 있지만 담금주 같은 독한 술은 약주로 위스키잔에 홀짝거린다 해도 간에 무리를 준다. 항암은 커녕 이런 술을 계속 마시면 간암이나 간경화를 불러온다.[6] 더욱이 고혈압 환자가 술 마시면 안되는 것은 기초 건강 상식이다. 알코올에 담그면 독이 중화되어 안전하다고 믿는 경우도 있으나, 말벌독 성분은 알코올을 퍼부었다고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보존될 뿐이다. 이걸 "말벌독이 많아야 효능이 좋지!" 라고 하며 정반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말벌독 때문에 심혈관질환을 치료하려다 발작하고 간기능의 문제 - 간부전이 올 위험이 있다. 정력 좀 올리겠다고 검증 안된 술 마시다가 정력 효과는커녕 몸만 망가질 수 있으며, 정력상승에 있어서 노봉방주보다 더 안전한 방법은 쌔빠지게 많다. 독을 독으로 치료하겠다는 이독제독이나 독을 먹고 내성을 쌓는 만독불침인도인이 아니라면어디까지나 유사과학 혹은 판타지일 뿐이다.[7] 거기에 이미 죽인 상태에서 넣은 거라면 독 성분을 뱉지 못해 효과가 없거나, 또는 뒤늦게 독을 뱉어 독 성분이 남아있게 되어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말벌 독을 뺀 말벌집은 꿀벌집과 다르게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이 목재로 된 말벌집과 애벌레를 이루는 단백질 등 이 두개는 알코올에 잘 분해되지도 않는다. 그냥 단순하게 설명하면 목숨 걸고 벌집을 떼다 40도짜리 담금주로 시간 보내면서 몸에 안 좋은 말벌독에 소주를 섞어먹는 셈이다. 그러니까 괜히 위험하고 쓸데없는 짓 하지 말자.

말벌집의 주재료인 말벌의 타액의 경우, 꿀벌집의 프로폴리스와 비슷하게 (말벌집에 프로폴리스가 포함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항균 능력이 우수해서 프로폴리스와 같은 면역력 증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긴 하다. 그 외에 말벌 애벌레에 근육의 젖산 축적을 막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단 점이 밝혀지는 등 어느 정도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곤 있으나 실질적으로 빛을 보는 게 언제일지는... 애초에 이런 식으로 쓸 거면 그냥 프로폴리스 먹는 게 낫다.

술과 다른 재료의 안정성 역시 보장할 수 없다. 제조는 자유지만 판매는 불법이라 검증된 관리와 품질 보증이 안되는건 당연지사. 한국이야 담금주를 구하기 쉽다지만, 중국 등지에서 밀수입된 술의 경우 값싼 메탄올이나 공업용 알코올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어서 대충 담금주에 벌꿀을 첨가하고 대충 떼어낸 벌집 등을 넣어 속여 파는 등 불법적인 상품도 많다. "에이 그래도 사람 먹는 용으로 판매하는 건데 그런 일이 있겠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먹는 것으로 사람 속이는 건 세계 어디서든 셀 수도 없이 많다. 노봉방주라고 다를 건 없다.

3. 기타

주변에 성가신 말벌집을 없애고 그 부차물로 노봉방주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말벌주를 목적으로 말벌집을 따러 다니는 사람도 많다. 후자의 경우 말벌집 제거를 의뢰하면 말벌집을 뜯어가준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위험한 말벌집 뜯어가 주니 고맙고 양조하는 사람은 쉽게 말벌집 얻어가고 서로 이득인 셈.

유튜버 우마가 직접 말벌집을 수거해 만든 노봉방주를 프리모팀과 함께 먹었었다. 양주 특유의 나무 향이 난다고. 담그는 과정 시식 영상

상술했듯 의외로 고급 위스키 맛이 나기 때문에 효능은 몰라도 그냥 맛 때문에 일부러 찾아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노봉방주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말벌꿀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프응이 만든 등검은말벌꿀

4. 같이보기



[1] 담금주 중에서도 35도~40도를 넘는 제품들이 있는데, 이렇게 보드카/ 위스키// 고량주 수준으로 높은 도수의 스피릿(담금주)이 권장된다. [2] 2024년 기준 일반 소주 약 16~16.9도, 빨간뚜껑 약 20~21도, 진로골드 약 25도. 과실주가 아닌 이상, 노봉방주나 뱀술같은 경우 최소 25~30도부터 쓰일만하다. [3] 스피리터스 정도의 도수를 가진 술은 그냥 마시는 용도가 아닌 칵테일을 통한 희석이나 담금주로 만들어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왜나면 도수가 95도라 그냥 먹는 건 물이 약간 섞인 알콜을 그대로 먹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 [4] 통상적 위스키 / 럼주 / 보드카 도수 [5] 문샤인 수준의 스피릿 원액(주정) 혹은 다단식 증류기를 이용해서 뽑아낸 고도수 보드카 및 고량주(이과두주) 수준의 도수 [6] 간암까지 기다리지 않더라도 말벌술은 담근지 최소 1년이 지나야 섭취가능한 수준이며, 이 술도 하루에 소주잔으로 1잔이상은 마시지 않는데 이 술을 서너잔 마시면 독이 과하고, 체질에 따라 그날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7] 인간의 면역 체계는 대부분 세균이나 박테리아 등에 대한 면역체계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백신이 만들어질 수 있으나, 말벌독과 같은 히스타민류와 같은 고분자 단백질 화합물/ 독소에 대한 후천적 면역력 획득은 거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