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로페즈의 작중 행적을 기록한 문서이다.2. 과거
절그럭. 절그럭.
사람의 힘으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기중기의 강철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리며 부드럽게 돌아가고 있다.
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있는 듯, 한번 출렁일 때마다 부러질 듯 휘어지며 한 물림, 한 물림 줄을 끌어당긴다.
미스트 기어. 안개를 연료로 사용해 작동하는 발명품들.
'안개' 라는 어쩌면,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 힘은, 오랜 기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노란색 색안경을 낀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잠시 다시 생각했다.
"흠. 신이 내린 선물일지도 모른다니."
저 안개는 이미 안개신이 내린 안개인 것을.
안개신이라는 존재.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가 있음을 부정하는 이는 단 하나도 없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 안개가 바로 그것이니까.
백해에는 안개신을 추종하고, 그 실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들었으니까.
절그럭.
상념을 깨는 소리에 남자는 시선을 다시 기중기로 돌렸다.
남자는 궁금했다. 이렇게 완벽하고 선물과 같은 안개의 힘이, 어째서 이들에게는 독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주는 걸까?
요수.
로페즈는 오랫동안 그것을 연구했다.
요수와 요기. 그리고 신수와 안개. 그 차이에 대해서.
하지만 요수와 요기 자체를 그른 것으로 여기고 있는 선계의 사람들은, 그 요기가 가득한 공해로의 접근을 오랫동안 꺼렸고,
그 덕에 '환란의 땅' 이라 불리는 공해 아래의 지역은 아직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덜컹.
거대한 기중기가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와 함께 멈췄다.
그리고 무언가와 힘을 겨루는 듯, 팽팽해졌고, 기중기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탄성 안에서 기울어지면서, 당장에라도 부러질 듯 보였다.
이번에 잡은 요수도 꽤 크고 무거운 모양이었다.
"로페즈, 잠깐 이것 좀 봐주겠어?"
"네."
로페즈는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기중기를 조작하는 곳 앞으로 이동해 안경을 살짝 고쳐 썼다.
레버를 조작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기괴한 모습의 괴물의 뿔이 허공에 떠 있는 부유섬에 걸려 있었다.
이대로 당겼다간, 저 괴물이 부러지든, 기중기가 부러지든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했다.
로페즈는 소매를 걷었다. 잔근육이 가득한 팔은 이런 일이 이미 수없이 있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뿔이 걸리지 않게 기중기를 다시 내리고, 옆으로 이동해서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덜컥.
"음? 이제 걸린 게 없을 텐데"
"역시, 말을 듣지 않지? 아까부터 이상하더라고."
"기중기의 미스트는 모두 채워둔 겁니까?"
"그럼. 아침에 꽉꽉 채워 놨지."
로페즈는 기중기의 미스트를 주입하는 연료통을 확인했다.
하지만 남자의 말과 다르게 연료통은 텅 비어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안개가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하나도 없…"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비공정의 선체가 크게 흔들리며 기울며, 묵직한 것이 로페즈의 머리에 부딪혔다.
거대한 요수가 매달린 쪽으로 크게 기울기 시작한 비공정은, 이내 동력을 완전히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탈출을 위해 각자 자신이 가진 미스트 기어를 작동시키려 했지만, 단 하나도 동작하는 것이 없었다.
'선계의 안개가 모두 사라졌어? 어째서? 어떻게…?'
핏빛으로 물드는 흐릿한 시야 밖으로 사람들과 함께, 더 높은 곳에 떠 있던 비공정들이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로페즈가 타고 있던 비공정은, 거대한 요수의 무게로 빠르게 환란의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주마등처럼 빠르게 흐르던 생각은, 가장 중요한 것을 떠올리고는 멈췄다.
"로절린드… 사벨리… 위험…"
그리고, 생각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사람의 힘으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기중기의 강철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리며 부드럽게 돌아가고 있다.
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고 있는 듯, 한번 출렁일 때마다 부러질 듯 휘어지며 한 물림, 한 물림 줄을 끌어당긴다.
미스트 기어. 안개를 연료로 사용해 작동하는 발명품들.
'안개' 라는 어쩌면,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 힘은, 오랜 기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노란색 색안경을 낀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잠시 다시 생각했다.
"흠. 신이 내린 선물일지도 모른다니."
저 안개는 이미 안개신이 내린 안개인 것을.
안개신이라는 존재.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가 있음을 부정하는 이는 단 하나도 없었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이 안개가 바로 그것이니까.
백해에는 안개신을 추종하고, 그 실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들었으니까.
절그럭.
상념을 깨는 소리에 남자는 시선을 다시 기중기로 돌렸다.
남자는 궁금했다. 이렇게 완벽하고 선물과 같은 안개의 힘이, 어째서 이들에게는 독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주는 걸까?
요수.
로페즈는 오랫동안 그것을 연구했다.
요수와 요기. 그리고 신수와 안개. 그 차이에 대해서.
하지만 요수와 요기 자체를 그른 것으로 여기고 있는 선계의 사람들은, 그 요기가 가득한 공해로의 접근을 오랫동안 꺼렸고,
그 덕에 '환란의 땅' 이라 불리는 공해 아래의 지역은 아직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덜컹.
거대한 기중기가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와 함께 멈췄다.
그리고 무언가와 힘을 겨루는 듯, 팽팽해졌고, 기중기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탄성 안에서 기울어지면서, 당장에라도 부러질 듯 보였다.
이번에 잡은 요수도 꽤 크고 무거운 모양이었다.
"로페즈, 잠깐 이것 좀 봐주겠어?"
"네."
로페즈는 조금 높은 곳에 있는 기중기를 조작하는 곳 앞으로 이동해 안경을 살짝 고쳐 썼다.
레버를 조작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기괴한 모습의 괴물의 뿔이 허공에 떠 있는 부유섬에 걸려 있었다.
이대로 당겼다간, 저 괴물이 부러지든, 기중기가 부러지든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했다.
로페즈는 소매를 걷었다. 잔근육이 가득한 팔은 이런 일이 이미 수없이 있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움직였다
뿔이 걸리지 않게 기중기를 다시 내리고, 옆으로 이동해서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덜컥.
"음? 이제 걸린 게 없을 텐데"
"역시, 말을 듣지 않지? 아까부터 이상하더라고."
"기중기의 미스트는 모두 채워둔 겁니까?"
"그럼. 아침에 꽉꽉 채워 놨지."
로페즈는 기중기의 미스트를 주입하는 연료통을 확인했다.
하지만 남자의 말과 다르게 연료통은 텅 비어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안개가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하나도 없…"
커다란 소리와 함께 비공정의 선체가 크게 흔들리며 기울며, 묵직한 것이 로페즈의 머리에 부딪혔다.
거대한 요수가 매달린 쪽으로 크게 기울기 시작한 비공정은, 이내 동력을 완전히 잃고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탈출을 위해 각자 자신이 가진 미스트 기어를 작동시키려 했지만, 단 하나도 동작하는 것이 없었다.
'선계의 안개가 모두 사라졌어? 어째서? 어떻게…?'
핏빛으로 물드는 흐릿한 시야 밖으로 사람들과 함께, 더 높은 곳에 떠 있던 비공정들이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로페즈가 타고 있던 비공정은, 거대한 요수의 무게로 빠르게 환란의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주마등처럼 빠르게 흐르던 생각은, 가장 중요한 것을 떠올리고는 멈췄다.
"로절린드… 사벨리… 위험…"
그리고, 생각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로페즈는 본래 요괴를 연구하던 요괴학자로, 요괴들이 유독 미스트에 취약하다는 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를 위한 요수 표본을 찾아 회수하던 중 선계의 모든 안개가 급작스레 사라지는, 훗날 '구름 없는 밤'이라 불리는 사건이 발생했고, 로페즈와 그의 조수였던 사벨리, 로절린드 등의 일행은 비공정이 추락해 환란의 땅으로 떨어지게 된다. 허공에서 무방비하게 낙하한 충격으로 그의 동료들은 몰살당했으며[1] 로페즈도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로절린드와 사벨리가 위험하다고 퍼뜩였으나 곧 기절하고 말았다.
로페즈는 기존부터 안개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 선계의 질서 자체에 의문을 가진 상태에서, 구름 없는 밤 당시에 참극을 겪으면서 안개신에게 불신을 가지게 된다. 정작 이런 자신과 다르게 안개신의 체제와 질서를 공고히 한 대마법사 마이어에게 깊은 증오심을 갖게 되었다.[2]
3. 선계
모험가 일행이 학자 지구에서 나왔을때 처음 출현. 이후 생활 지구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요괴를 모험가 일행이 처치한 이후 첫 대면하게 되었고, 광장으로 나왔을때 이 시기에 백해로 온 여행자가 있다는 것에 의아해 하면서 조용히 지내라고 충고한다. 청연으로 찾아온 브림 일행에게 어둑섬의 일을 듣고나서 어둑섬으로 흰 구름 감시자 라르고를 보낸다. 이후 안개고원으로 간 뒤 모험가 일행을 경계하는 행동을 보임과 동시에 솔리다리스를 뒤흔들 계획을 세운다.4. 안개고원
이면 경계를 탈출한 모험가&슈므와 조우. 안개고원을 어슬렁거리는 모험가와 슈므에게 청연으로 돌아가라고 얘기한 뒤, 모험가에게 이곳에 관련된 일은 너희들 일이 아니라며 무슨일이 일어나던 빠지라고 경고한다.5. 어둑섬
본편에서는 등장하지 않으며, 에필로그 파트에서 등장한다.[3]지금 상태로 꽤 오래 버텼다며 이제 가려둔 것을 드러낼 때라는 말과 함께 이면 경계를 파괴한다. 그렇게 파괴된 이면 경계를 둘러보다 경계문진 사이에 있던 안개신 무의 기억 중 일부 세 가지[4]를 읽어보던 중 그 중 마이어가 기다린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개신이 아무 생각없이 잠든 건 아니었으나 이미 소용없다며 '우리들'은 더 오래전부터 준비했다고 마이어와 안개신의 노력을 비웃는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그에게 접근한 사도 힐더의 목소리가 뇌리에서 울려퍼지자 당황치 않고 정체를 밝히라고 하는데, 힐더도 찰나의 연결이라 간섭할 수 없다고 안심시킨다. 로페즈는 조화가 어긋난 찰나에 이 공간에 개입한 능력에 감탄해 언제부터 지켜본건지 궁금해하는데, 힐더는 선계가 오랫동안 고립되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로페즈와 그 일행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겠다고 하는데, 로페즈는 그럼 적이냐는 질문에 힐더는 자기 손에서 벗어난 칼자루를 찾기 위해 로페즈와 협력할 조력자라고 한다.
로페즈는 칼자루 같은 영문모를 소리도 그렇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다고 하자, 힐더도 서로 믿기보단 같은 목적에 가치를 두자며 회유한다. 다름아닌 마이어라는 같은 적을 둔 동지로서 말이다. 로페즈도 그 말은 마음에 든다며 혹하는데, 힐더도 그 반응에 만족한 그때, 마침 아주 오랜 인연의 그 여자가 보낸 손님[5]이 마계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림과 동시에 시간이 촉박하다며 마이어를 찾기 위해 필요한 것을 설명해준 뒤 황급히 통신을 끊기로 한다.
6. 아스라한 : 무의 장막
안개신 레이드 1부 스토리 마지막 시네마틱에서 반추하는 세계의 중추에 진입한 것으로 등장한다. 그곳에서 스스로 봉인된 안개신의 본체를 발견했는데 조사해보던 중 "요기만 있는 것이 아니군…"이라며 다른 기운을 느끼지만, 당장은 목적을 위해 안개신의 봉인을 요력을 사용해 무력화시켜 봉인에 균열이 가는 것을 확인한 뒤 "됐군." 이라며 만족스럽게 읊조리는 것으로 시네마틱이 끝난다.7. 아스라한 : 안개의 신, 무
모험가 일행이 로페즈에 들어닥치기 전, 로페즈는 안개신이 중천에서 준비한 일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걸 알아냈지만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의아해하고, 더욱이 클라디스가 안개신과 더불어 신참 땅지기를 지키려는 이유도 모르겠다며 독백한다. 이후 자신을 쫒아 온 모험가 일행을 마주하기에 앞서, 안개신의 기억을 힘으로하여 자신의 기억을 매개체로 삼아 두 부하를 소환해낸다. 소환해 보니 나온 건 이전에 죽은 자신의 수하들인 '사벨리', '로절린드'. 로페즈에게 소중했던 두사람의 형상으로 나올 줄 몰랐던만큼 별로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자신이 알던 두 사람과는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을 정리하며 어쨌든 진격시킨다.[6]모험가 일행이 사벨리와 마주하면서 카밀라가 선계가 멸망하면 로페즈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왜 이런 짓을 하냐고 질문하다. 이에 사벨리는 조소하며 로페즈와 우리 남매는 이미 죽었기에 신경쓰지 않고, 더욱이 우리를 죽인 살해자가 바로 대마법사 마이어임을 밝히고 소멸한다. 이어서 마주한 로절린드 또한 지금의 선계를 증오하긴 마찬가지며 로페즈의 계획이 진행되면 선계가 멸망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소멸한다. 작전대로 두 사람이 소멸하며 발생한 음과 양의 기운을 회수한 로페즈지만 생각 이상의 저력을 느껴 상황이 예상을 벗어났다고 독백한다.
모험가 일행이 기어이 자신을 쫒아와 마주하자 결전을 시작한다. 모험가가 안개 + 요기 + 기억 공간의 3중 제약으로 본래의 출력에 턱없이 모자른데 반해, 로페즈는 음양의 기운에다 부조화된 기억 공간에서 거의 무한에 가까운 힘을 보충받아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싸울수록 로페즈도 도저히 방심할 수 없었는데, 모험가가 기억 공간의 제약에 적응해 족쇄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때문에 모험가가 족쇄에 해방되기 전에 계속 몰아붙히는데 땅지기 슈므가 사벨리와 로절린드 남매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7] 로페즈도 슈므의 의도는 눈치챘지만 그럼에도 두 남매에 대한 이야기에 평정을 유지하지 못했고, 그 틈에 슈므가 기억 공간의 조율을 시도하자 쓸데없는 짓이라며 가볍게 캔슬시킨다.
시간을 지체하면 안된다고 판단하여 과연 모험가가 기억공간 자체를 파괴할 힘도 버틸 수 있을지 보자면서 힘을 모으던 중, 그 빈틈을 보고 난입한 클라디스가 기억 공간을 재조율해 로페즈는 힘의 보급이 끊기고 상처를 입는다. 로페즈는 모든 희망을 놓고 체념 했을거라 생각했던 클라디스가 돌연 배신한 것에 이를 가는데, 클라디스는 한번도 안개신을 배신한 적이 없다는 너스레에 결과적으로 배신당한 것은 자신이었다며 헛웃음을 낸다.[8]
더이상 싸우는 것을 불가능 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도주하기 직전, 모험가에게 흥미를 느끼고 자신에게 협력을 요구한 힐더란 여자를 아냐고 묻는데, 모험가가 기겁해 절대로 믿지 말라는 말에 어차피 선계가 멸망하면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한다. 게다가 자신이 후퇴해도 마이어가 없으니 안개신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막을 수 없다고 확신하고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후퇴한다.
하지만 로페즈의 예상과 다르게 클라디스는 마이어의 도움없이 안개신을 정신차리게 할 방법을 찾아낸 상태였다. 다만, 그 방법이란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약에'가 전제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작전안의 실현성이 전무해 폐기한 계획이었다.[9] 그래서 다른 방안으로 안개신을 최대한 잠재워 또다른 방법들을 찾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이어 벌어져 시간제한이 촉박해지자 자포자기했으나, 기적적으로 폐기한 작전안에 부합한 규격 외 인물인 모험가 덕분에 한계까지 미뤄둔 작전을 개시해 안개신을 구하는데 성공하며 로페즈는 거하게 뒤통수를 맞게 된다.
어둑섬 외곽 부근에서 청연을 살피던 로페즈는 모험가 일행이 예상치 못하게 안개신을 구해내 자신이 실패했음을 인정한다. 게다가 그간 모은 힘까지 모험가와 결전에서 몽땅 써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활동하기 힘들 것 같다고 혀를 찬다.[10] 때문에 중천으로 후퇴하면서 자신의 명으로 마이어와 관련된 오래된 기록을 반출해온[11] 포르스와 다이앤의 보고를 받는다.
포르스가 모험가 일행이 서로를 "믿었기에"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에, 로페즈는 믿음 따위에는 힘이 없다고 일갈한다. 이에 포르스는 선계인의 기준과 전혀 다른 모험가의 모습에서 조금씩 흔들리던 신념이 결국 그러면 왜 내가 당신(로페즈)을 믿고 따라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으로 발전하게 된다.[12] 이렇게 방황하는 포르스를 다이앤이 다잡지만, 정작 다이앤도 보고할 때 "에르곤 님"이라 부르다가 정정하면서 한 때 깨어난 숲의 아름의 일원인 것에 대해 완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음을 보여준다.[13]
[1]
현실로 치면 멀쩡하게 날아가던
비행기가 갑자기
항공유가 증발해버리면서 동작불능이 되어 추락한 것이다.
[2]
물론 이것만이 동기의 전부인지 시발점에 불과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시기상 천년 가까이 살아온 인물이기 때문.
[3]
시간상 모험가 일행이 어둑섬에서 불신위괴와의 전투를 벌이던 당시로 보인다.
[4]
안개신이 깨어나면 선계가 위험하다는 기억,
그 아이를 지켜달라는 기억, 마이어와 관련된 기억.
[5]
카인을 쓰러뜨리기 위해 마계로 출발한
그림시커의 검객인
솔도로스와
신검 양얼이다.
[6]
이 둘은 로페즈의 기억속에서 비롯되어 안개로 빚어진 존재로 실제로 존재했던 둘과 아예 다른, 기억만 이어받은 별개의 존재라며 반가워하는 두 명에게 로페즈가 착각하지 말라고 일축한다. 그럼에도 이 둘은 이어받은 기억만으로 충성을 다짐하고 로페즈의 명령은 무엇이든 받들겠다며 맹목적으로 따르자 로페즈도 그런 둘에게 착잡함을 감추지 못했다.
[7]
슈므는 흰 구름 계곡부터 모험가와 동행했기에 반추하는 세계에서 모험가가 약해진 것을 유일하게 눈치채고 있었다. 무의 장막 에피소드에서 모험가가 기억 공간에서
포르스와 싸울 때 굉장히 걱정한 모습도 보인다.
[8]
클라디스가 기억 공간을 재조율할 수 있던 건 안개신과 깊게 연결된 제사장의 권한 덕분이었다. 클라디스를 조종하며 아무런 방해없이 기억 공간을 아군삼아 싸우던 로페즈가 제대로 당한 셈.
[9]
안개신을 구하려면 먼저 안개신이 간직한 추억과 오염된 불필요한 기억을 모두 소거시켜야 한다. 문제는 기억이 사라져 무지성이 된 안개신은 선계의 안개를 모두 회수하고 폭주한다는 점이다.
선계인은 안개=미스트가 생활 기반부터 마법까지 다양하기 이용하기에 안개가 없어지면 무력해진다. 게다가 안개 없이 싸울 수 있다 해도 기억을 보충하기 전까지 폭주하는 신과 대적해 막아야 한다. 싸울 수단도 없고, 그렇다고 신과 맞서 싸울 존재가 과연 있을지 모를 최악의 조건에 도저히 실현 가능성이 전무하니 클라디스도 다른 방법을 찾아 헤메게 된 것.
[10]
즉, 로페즈는 그간 모은 힘 + 안개신의 기억공간이란 특수한 상황 덕분에 모험가를 몰아붙혔지 더이상 그러기 힘들어진 것. 사실상 모험가를 처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를 그대로 날려먹은 것이다.
[11]
마이어의 오래된 기록들은 안개신과 주로 연관되었고, 무의 눈 측에선 로페즈의 의도를 착각해 "오래된 안개신의 기록을 반출했다"고 오해한다.
[12]
이 생각을 할 때의 포르스는 로페즈가 향한 역성문을 잠시 등진 모습을 보인다.
[13]
부조화로 하나된 그들이 아이러니하게 서로의 관계에 보이지 않는 부조화된 균열을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