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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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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아라이 쇼지가 왜 나루가미 학원에 왔냐고 물었을 때 대답하고 싶지 않다 혹은 동아리가 많아서(아라이를 3~4번째로 고르면 출현)를 선택할 경우 들을 수 있다.

옛날에, 나루가미의 럭비부에 사오토메 히로키와 쿠리하라 코다이 라는 두 콤비가 있었다. 사오토메는 키가 크고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쿠리하라는 덩치는 조금 작지만 다리가 무척 빨랐다고 한다. 두 사람은 동아리 내에서는 레귤러였지만 늘 추가시험을 봐야 할 정도로 성적이 형편없었다. 동아리 담당 선생은 두 사람의 성적을 더 이상 넘겨버리기 힘들어서, 다음 번의 시험에서 또 낙제할 경우에는 시합에 보내주지 않겠다는 큰 선언을 내린다. 두 사람은 럭비를 무엇보다도 좋아했기 때문에 시합에 나갈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시험 공부를 한다고 해도 늘 낙제했던 두 사람이 성적을 훅 올리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간단한 해결방법을 생각해냈다. 오밤중에 학교에서 가서 시험지를 훔쳐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밤중의 학교에서 직원실 근처에 숨어 사람이 전부 나가기를 기다렸다. 만약 들키면 어떻게 할지 주저하는 쿠리하라에게 사오토메는 너는 빠르기 때문에 도망치면 된다고 말하고, 사람이 전부 빠져나가자 두 사람은 깜깜한 직원실에 들어간다. 창 밖의 가로등 불빛에만 의존해서 미리 조사해둔 시험지가 있는 선생의 책상 밑으로 다가간다. 서랍은 열려 있었고, 순조롭게 시험지를 카피한 뒤 두 사람은 직원실을 빠져나왔다.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워서 오히려 무서워질 정도였다. 그런데 입구까지 오자, 쿠리하라가 사오토메에게 뭔가 이상하다고 말하고 사오토메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이 신발을 갈아신고 있는데, 갑자기 쿠리하라가 무언가를 가리키며 당황하고, 사오토메는 처음엔 적당히 해두라고 화를 내지만 사오토메에게도 쿠리하라가 보고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자 당황한다. 그것은 무수한 그림자들이 줄을 지어 입구를 드나들고 있는 광경이었다. 아라이는 사카가미에게 그 정체불명의 것들이 무엇일 것 같냐고 묻는다.

1. 성불하지 않은 영혼
1.1. 혼자서 돌아간다(한밤중의 진입)1.2. 쿠리하라를 찾는다(내버려둔 대가)
2. 모른다(그림자에 사로잡혀서)

1. 성불하지 않은 영혼

아라이는 구교사에는 여러 영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이 본 것도 그런 것일지 모른다고 말한다. 정체모를 것이 굳이 다가갈 이유는 없어서 두 사람은 몰래 자리를 빠져나가기로 한다. 그런데 그 때 사오토메가 부주의로 신발상자를 건드려서 큰 소리를 냈다. 쿠리하라가 사오토메를 나무랐고, 흰 그림자들의 행진이 멈추었다. 방금의 소리로 두 사람의 존재가 들켜버렸다고 판단되자, 사오토메와 쿠리하라는 도망치기 시작했다. 목표하는 장소는 없지만 어디든 도망치는 것이 그 자리보다는 안전하다고 판단했던 것.
깜깜한 교내를 달려서 3층의 계단에 다다랐을 때, 사오토메는 쿠리하라가 안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쿠리하라를 큰 소리로 불러보았지만 아무 반응도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사오토메는 쿠리하라를 찾으러 갈지 혼자 돌아갈지 고민한다. 아라이는 만약 사카가미가 사오토메의 입장이 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다.

1.1. 혼자서 돌아간다(한밤중의 진입)

아라이는 사오토메가 사카가미처럼 몰인정한 인간이 아니었다고 하며, 사오토메는 쿠리하라를 찾기로 했다고 한다. 동료를 소중히 하는 성격의 탓에, 사오토메는 무서웠지만 쿠리하라를 찾기로 한다. 계단에서 내려와 2층의 계단과 복도를 살펴보았지만 어디에도 쿠리하라는 보이지 않았다. 이제 갈 곳은 1층밖에 없었다. 필사적으로 그 곳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사오토메는 용기를 내서 계단의 층계참 사이로 1층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사오토메를 부르는 쿠리하라가 있었다.

그런데 쿠리하라의 모습이 이상했다. 사오토메가 그것을 자세히 보자 쿠리하라의 허리 밑으로 무수하게 감겨있는 흰 손들이 쿠리하라를 끌고 가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팔들은 쿠리하라의 하반신에서 상반신까지 뻗쳐오고 있었고, 사오토메는 계단의 난간을 붙잡고 쿠리하라에게 손을 뻗쳤다. 평소 상대 팀을 뿌리치는 포지션을 맡던 사오토메는 힘에 자신이 있었지만 왠지 쿠리하라를 쉽게 끌어올릴 수 없었고, 쿠리하라에게 뻗쳐진 팔들은 쿠리하라를 타고 사오토메의 팔까지 감겼다. 체온을 빼앗기는 듯한 차가움에 불구하고 손을 놓지 않는 사오토메는 쿠리하라에게 「우리들은 나루가미 학원의 럭비부의 레귤러이기 때문에 이 정도 일에 질 수 없다」고 소리치며 다시 한 번 쿠리하라를 끌어당긴다.

그 때, 쿠리하라를 감고 있던 흰 팔들이 갑자기 사라지자 반동으로 인해 두 사람은 나가떨어졌다. 왜인지 모르게 살아난 두 사람은 긴장에서 해소되어 웃을 수 있었다. 다음 날의 시험이 되자, 역시 두 사람은 시험을 망치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 날 밤의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우정은 더 깊어졌고, 추가시험 이후의 시합에서 굉장한 콤비를 이룰 수 있어 현재는 프로로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시합 때는 괴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 괴현상이란, 시합을 촬영한 사진에는 반드시 흰 팔들이 나타나고 그들의 팀과 시합해서 진 선수들은 뭔가가 팔이나 다리를 잡아당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는 것. 아라이는 그게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들은 도망치지 못했던 걸지도 모른다면서 이야기를 마친다.

1.2. 쿠리하라를 찾는다(내버려둔 대가)

그렇지만 사오토메는 쿠리하라를 버리고 혼자 도망쳤다. 아무리 럭비로 몸을 단련해도 정신을 단련하는 것은 무리였는가, 혼자 도망치기로 하고 내뺀 사오토메는 어느 새 정신을 차려보니 실내화를 신은 채 학교 근처의 길을 달리고 있었다.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한 사오토메는 그대로 집으로 가버렸다.

다음 날, 쿠리하라가 등교하지 않았고 그 전날에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사오토메는 어젯 밤의 일과 쿠리하라의 실종에 대한 충격으로 시험은 완벽하게 망치고 말았다. 추가시험과 대회출전 금지령을 받게 된 사오토메는 그것들보다 쿠리하라의 실종에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듯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추가시험과 금지령이 풀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오토메는 그 일을 잊게 되었다.

그리고 평소의 컨디션을 찾은 사오토메는 드디어 기다리던 시합에 나가게 되었다. 최적의 기분으로 상대 편을 뚫어 그라운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질주하던 사오토메는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자신의 허리에 손을 감은 창백한 쿠리하라가 너만 돌아갔다고 하며 그를 묶어놓고 있었던 것이었다. 단련된 힘으로도 자신을 붙잡고 있는 쿠리하라를 풀 수 없었던 사오토메는 자리에서 날뛰어버리고, 결국 다른 선수들에게 붙잡혀 퇴장당했다.

이후 사오토메는 럭비를 그만 두었다. 스포츠맨이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사오토메는 지금은 늘 무언가를 무서워하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홀쭉해졌다고 한다며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

2. 모른다(그림자에 사로잡혀서)

그들 역시 그 그림자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정체모를 것이 굳이 다가갈 이유는 없어서 두 사람은 그림자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밖을 내다보자 아무도 없었다. 조심스럽게 나간 두 사람의 앞에는 칠흑같은 밤이 비치는 유리문이 있었다. 쿠리하라가 그 문을 열려고 하자,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당황한 쿠리하라를 제쳐두고 힘에 자신이 있는 사오토메가 필사적으로 문을 열려고 하지만 열리지 않고, 사오토메는 문을 부수려고 했지만 일체의 반동조차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유리문 밖이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밤이어도 달빛이라든가 가로등 빛이 있기 마련인데, 유리문 밖은 그야말로 새까맸다. 그것을 보고 있는 사오토메가 쿠리하라의 반응에 뒤를 돌아보면, 이미 그들을 둘러싼 흰 그림자의 무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후 그들을 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나루가미 구교사에는 영혼이 지나가는 길이 있는데 아마 그 두 사람은 거기에 휩쓸린 것일지 모른다. 밤 중에 어쩌다가 학교에 오게 될 경우에는 조심하라고 말하면서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