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3 06:34:56

딜교

1. 개요2. 분석3. 기타

1. 개요

환하는 것. 게임 분야에서 주로 쓰이는 용어이다보니 여기서 말하는 은 피해를 입히다라는 뜻의 to deal damage에서 damage를 생략하고 deal만 따온 한국식 게임 용어이다. 어원 역시 to trade damage로 해당 맥락 하에 줄여서 trade라고도 한다. 데미지를 주고 받는다는 것은 즉, 나도 한 대 치고, 너도 한 대 치고 하며 가벼운 공격을 주고 받는 것을 의미한다. 복싱으로 비유하자면 서로 잽과 훅을 슬쩍슬쩍 날리는 것. 보통 이것을 먼저 시도하는 것을 딜교를 걸다, 딜교를 신청하다 정도로 표현한다.

2. 분석

딜교를 하는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일단은 이것도 "공격"이니만큼 상대방을 긁어놓고 자신이 이득을 조금이라도 취하기 위함이다. 대규모 병력 전투가 주류가 되는 RTS류의 게임에서는 상대 병력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소규모 병력으로 성공적인 견제를 위해, 혹은 자원 수집 지역을 안전하게 늘리기 위해 등의 이유로 상대 병력과 소모전를 벌여주면서, 일단 당장에는 큰 싸움이 일어날 타이밍을 뒤로 미루며 그 시간동안 자신이 하고자 했던 액션을 취한다. 영웅 하나하나가 주력이 되어 전투를 벌이는 AOS류 게임에서는 상대 영웅의 체력을 깎아놓아 상대방 영웅의 증원이 오기 전까지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그동안 자신이 적극적 액션을 취할 수 있게 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물론, 딜교가 걸린동안 한쪽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쫒겨난게 아니라면 양쪽 모두가 피해를 입기에 딜교 자체를 선호치 않는 유저들도 있다. 실제로 가볍게 한 대 툭 쳐서 시작된 딜교중 상대방이 죽자고 달려들어 물려죽으면 오히려 상대 좋은 일만 해주는 것인 셈.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아군에서 성공적인 딜교를 걸어낸 경우 적을 위축되게 하고, 상황이 좋다면 첫 딜교 이후 살짝 벌어진 격차가 점점 커져 스노우볼을 굴려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딜교를 걸어보려는 상대방을 무시해버리면, 상대는 자신에게 들어오는 견제가 없으니 자기 맘대로 날뛰어버리므로, 딜교에 굉장히 적극적인 상대를 만난다면 좋든싫든 대응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딜교를 성공하면 약간의 이득이 있지만, 실패하거나 적절히 대응치 못하면 상대가 얻어간 약간의 이득보다 절대량이 훨씬 큰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딜교라 하는 행위는 겉으로 보기엔 서로 짤딜을 넣으며 툭툭 치고 받는 것 처럼 보여도 화면 너머엔 "결코 뒤로 빠질 수 없는 상남자들이 영혼의 무빙과 날카로운 판단력을 발휘하는 것" 정도로 미화되기도 한다.

이게 커지면 한타가 된다. 1:1이 아니라, 주력 부대 혹은 다대 다 상황에서 누가 툭 던진 딜, 군중제어 기술 하나가 화근이 되어 상대방이 덥썩 물면 아군 세력도 다같이 응수하기 위해 양쪽 팀의 세력이 한 점에 뭉쳐 진흙탕 싸움이 된다. 단순한 원거리 평타나 짤짤이 포킹 기술 뿐 아니라 아군과 상대방이 보유한 모든 기술과 최고 전력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은 바야흐로 게임 최고의 보는 맛.

쓸데 없이 기술 낭비 마나 낭비라기보단, 딜교를 걸었을 때 걸린 상대의 움직임을 보면 상대방의 성향을 단박에 파악할 수 있어 게임 초중반의 심리전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후반에 가서 한 방 싸움이 게임의 판도를 크게 바꿀만한 타이밍의 딜교는, 한타를 이겨 게임을 이기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상대방의 작전을 방해하고, "과격하게 움직이지마, 너 움직이면 너도 죽어" 식의 압박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최후반 한타 직전의 딜교는 그야말로 한 게임 도중 최고의 긴장감과 집중력을 선사하는 폭풍전야.

혹은 적을 성공적으로 공격한 것 자체에 이득이 있는 경우, 이를테면 성장형 스택이 쌓인다던가, 기술이 강화된다던가 등이 있는 경우 딜교에 미친 양반이 되어 뭐만 하면 공격하려고 눈을 뒤집은 싸움닭이 되기도 한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경우 이러한 스택형 기술/패시브가 많아서, 적을 한 대라도 공격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경우가 많아 게임 시작 후 서로 1레벨인데 모두가 미드에 모여 5대 5 한타와 딜교를 벌이는게 암묵의 전통인 경우도 있다. 이후 각자의 라인으로 영웅들이 흩어져도 저런 특성이 있는 영웅들은 적 영웅만 봤다 하면 스택에 미쳐서는 딜교를 걸어대려 하는 모습, 혹은 더 나아가 보기 좋게 물었다가 매복하고 있던 아군에게 갱킹을 당하고 전광판으로 쫒겨나는 모습 마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3. 기타

"뭔가 두 사람이 한 대씩 주고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비슷한 피해를 입거나 비슷한 리턴을 얻어가는 것" 정도의 뉘앙스에서 착안하여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딜교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역시 키배. 모종의 이유로 의견차가 발생한 두 유저가 댓글과 대댓글로 서로 원투펀치를 날려대는 것을 보며 구경하는 유저들은 "딜교 신청을 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표현하며, 어느 한 쪽이 두들겨 맞고 쓸쓸하게 퇴장하는걸 보고" 딜교 개손해" 라는 식의 표현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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