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고전 소설 중 하나인 우화 설화로 짐승들이 등장하여 세상을 소개하는 줄거리다.2. 줄거리
여느 날과 다름없이 평화로운 숲속에서 노루 가문의 당주 장 선생이 생일을 맞이하여 수많은 동물들을 초대했다. 이 때 산군 호랑이는 일부러 초대하지 않았고, 상석에 앉아야 하는 인물을 정하게 되자 평소 상석 자리에 욕심이 많은 여우 노인이 앉으려 하자 모두 반발했고 꾀 많은 토끼가 가장 나이많은 노인이 이 상석에 앉는 것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이에 노루와 여우는 자신들이 천계에서 별을 박았다고 하면 바로 사다리를 만든 건 자신이라 얘기하며 우열을 가리려 하는데... 갑자기 마을 촌장인 두꺼비 노인이 슬피 울기 시작했다. 의아해져 우는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에게는 13명의 결혼한 아들들이 있는데 이 아들들 중 매우 총명하여 자신이 가장 아끼던 장남이 예전에 자신이 키운 나무로 사다리를 만들어 별을 박으러 나갔다가 별을 박던 중 사다리에서 추락사하는 바람에 큰아들이 죽은 이맘때가 되면 서럽다고 흐느겼다.
이에 토끼는 두꺼비 노인이 가장 웃어른이라 평가하면서 두꺼비 노인이 상석에 앉게 되었다. 노루 노인은 평가에 조용히 승복하나 여우 노인은 화가 나 불복하고 두꺼비 노인에게 삼황오제 시대부터의 온갖 중국 고사들을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다. 이에 두꺼비 노인은 자신 역시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수하는데 가장 압권은 여우 노인 자신이 천계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두꺼비 노인은 그가 천계에 왔을 당시 자신은 천계에서 사귄 오랜 친구인 남극선옹과 술을 한 잔 하면서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천계 동자가 와서 여우가 겪은 오만 소동을 얘기해주자 그걸 못 본게 아쉬웠다고 쓴 입맛을 쯥쯥 다셨다.[1]
이에 동물들 모두 이 웃지 않을 수 없는 소동에 포복절도, 배꼽을 잡고 마구 뒹굴며 큰 소리로 웃었고 여우는 모두에게 제대로 망신을 당하고 너무 부끄러워서 큰 소리로 울면서 도망쳤다.[2] 이 때 이전부터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산군인 호랑이가 노루가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가 나 있어 깽판을 치려던 중 두꺼비 노인의 지혜에 눌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나갔다.
3. 추가설명
두껍전은 전형적인 쟁좌형(爭座形) 소설, 즉 상좌[3]에 앉기 위해 다투는 소설이라 하는데, 본래 인도의 불경인 본생경(本生經, 자타카)에 있던 이야기가 쟁좌형 소설의 원류로 간주된다. 이 이야기가 중국을 통해 건너와 고려로 왔으며, 해당 이야기는 고려대장경의 십송률(十誦律)에 적혀있다.두껍전과 십송률은 등장동물부터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사막새, 원숭이, 코끼리이다.
평소 제 잘난 맛에 살아왔던 세 짐승이 어느날 본인의 오만방자한 마음가짐에 회의감을 느꼈다. '나이가 많은 자가 있으면 분명 공경할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도달한 그들은 세동물이 항상 보아왔던 나무를 두고 나이를 견주었으며, 이 이야기에선 사막새가 가장 나이가 많음으로 결론났다. 짐승이라도 손윗사람을 공격하는 마음만 생겨 세동물이 악업과 사념을 끊었다는 나름 불도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두껍전은 줄거리 항목에 적혀있든 등장인물이 노루, 여우, 두꺼비로 한국인에게 좀더 친숙한 동물로 변화되었고, 설전(說戰)을 나누게 되는 배경도 명나라 천자에게 칭호[4]를 받은 축하연으로 변하였다.
전개양상은 특히 많은 면에서 발전되었다. 십송률에서는 각 동물들이 자신의 나이를 입증하는 경험담에 대해 서로 몇마디 정도만 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밋밋한 전개였다.
조선 중후반대에 이르면 이러한 쟁좌형 플롯(plot)이 인기를 끌며 유행하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가 가장 잘아는 '토끼와 자라', 그중에서 판소리 사설 형인 수궁가(水宮歌)가 그러하다.
[1]
천계동자가 왠 주둥이가 길쭉한 놈이 문밖에 서서 똥이라도 얻어먹을려고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었는데 그게 너였냐면서, 그때 내 술먹은 똥이라도 줄걸 그랬다며 망신을 준다.
[2]
어느 전래동화책에서는 망신만 당하고 화가난 여우가 어르신은 왜 이리 피부가 울퉁불퉁 하냐면서 두꺼비를 외모비하하며 발악하는 내용도 있다. 아니면 두꺼비에게 왜 그렇게 턱을 열었다 닫았다 하냐 비웃자 "젊은 니가 나이 든 네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는 것에 화가 나서 그렇다!"라고 되받아친다.
[3]
웃자리, 그러니까 나이많으신 웃어른이 앉는 자리.
[4]
숭록대부(崇綠大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