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8 23:52:23

두껍전

1. 개요2. 줄거리3. 추가설명

1. 개요

고전소설 중 하나인 우화 설화로 짐승들이 등장하여 세상을 소개하는 줄거리다.

2. 줄거리

여느 날과 다름없이 평화로운 숲속에서 노루 가문의 당주 장 선생이 생일을 맞이하여 수많은 동물들을 초대했다. 이 때 산군 호랑이는 일부러 초대하지 않았고, 상석에 앉아야 하는 인물을 정하게 되자 평소 상석 자리에 욕심이 많은 여우 노인이 앉으려 하자 모두 반발했고 꾀 많은 토끼가 가장 나이많은 노인이 이 상석에 앉는 것으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노루와 여우는 자신들이 천계에서 별을 박았다고 하면 바로 사다리를 만든 건 자신이라 얘기하며 우열을 가리려 하는데... 갑자기 마을 촌장인 두꺼비 노인이 슬피 울기 시작했다. 의아해져 우는 이유를 물어보니 자신에게는 13명의 결혼한 아들들이 있는데 이 아들들 중 매우 총명하여 자신이 가장 아끼던 장남이 예전에 자신이 키운 나무로 사다리를 만들어 별을 박으러 나갔다가 별을 박던 중 사다리에서 추락사하는 바람에 큰아들이 죽은 이맘때가 되면 서럽다고 흐느겼다.

이에 토끼는 두꺼비 노인이 가장 웃어른이라 평가하면서 두꺼비 노인이 상석에 앉게 되었다. 노루 노인은 평가에 조용히 승복하나 여우 노인은 화가 나 불복하고 두꺼비 노인에게 삼황오제 시대부터의 온갖 중국 고사들을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다. 이에 두꺼비 노인은 자신 역시 그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수하는데 가장 압권은 여우 노인 자신이 천계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두꺼비 노인은 그가 천계에 왔을 당시 자신은 천계에서 사귄 오랜 친구인 남극선옹과 술을 한 잔 하면서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천계 동자가 와서 여우가 겪은 오만 소동을 얘기해주자 그걸 못 본게 아쉬웠다고 쓴 입맛을 쯥쯥 다셨다.[1]

이에 동물들 모두 이 웃지 않을 수 없는 소동에 포복절도, 배꼽을 잡고 마구 뒹굴며 큰 소리로 웃었고 여우는 모두에게 제대로 망신을 당하고 너무 부끄러워서 큰 소리로 울면서 도망쳤다.[2] 이 때 이전부터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산군인 호랑이가 노루가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화가 나 있어 깽판을 치려던 중 두꺼비 노인의 지혜에 눌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나갔다.

3. 추가설명

두껍전은 전형적인 쟁좌형(爭座形) 소설, 즉 상좌[3]에 앉기 위해 다투는 소설이라 하는데, 본래 인도의 불경인 본생경(本生經, 자타카)에 있던 이야기가 쟁좌형 소설의 원류로 간주된다. 이 이야기가 중국을 통해 건너와 고려로 왔으며, 해당 이야기는 고려대장경의 십송률(十誦律)에 적혀있다.

두껍전과 십송률은 등장동물부터 차이점이 존재하는데, 사막새, 원숭이, 코끼리이다.

평소 제 잘난 맛에 살아왔던 세 짐승이 어느날 본인의 오만방자한 마음가짐에 회의감을 느꼈다. '나이가 많은 자가 있으면 분명 공경할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에 도달한 그들은 세동물이 항상 보아왔던 나무를 두고 나이를 견주었으며, 이 이야기에선 사막새가 가장 나이가 많음으로 결론났다. 짐승이라도 손윗사람을 공격하는 마음만 생겨 세동물이 악업과 사념을 끊었다는 나름 불도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두껍전은 줄거리 항목에 적혀있든 등장인물이 노루, 여우, 두꺼비로 한국인에게 좀더 친숙한 동물로 변화되었고, 설전(說戰)을 나누게 되는 배경도 명나라 천자에게 칭호[4]를 받은 축하연으로 변하였다.

전개양상은 특히 많은 면에서 발전되었다. 십송률에서는 각 동물들이 자신의 나이를 입증하는 경험담에 대해 서로 몇마디 정도만 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밋밋한 전개였다. 성깔이 오만하다며 두껍전에서 역시 처음은 노루-여우-두꺼비라는 삼파전에서 그 양상을 따라갔으나, 뒷부분에서는 '여우의 아니꼬움'이라는 요소를 추가하여 두꺼비-여우의 2차 설전을 벌이면서 동물간의 대화를 좀 더 재밌고 해학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도 의의가 있다.

조선 중후반대에 이르면 이러한 쟁좌형 플롯(plot)이 인기를 끌며 유행하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가 가장 잘아는 '토끼와 자라', 그중에서 판소리 사설 형인 수궁가(水宮歌)가 그러하다.


[1] 천계동자가 왠 주둥이가 길쭉한 놈이 문밖에 서서 똥이라도 얻어먹을려고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었는데 그게 너였냐면서, 그때 내 술먹은 똥이라도 줄걸 그랬다며 망신을 준다. [2] 어느 전래동화책에서는 망신만 당하고 화가난 여우가 어르신은 왜 이리 피부가 울퉁불퉁 하냐면서 두꺼비를 외모비하하며 발악하는 내용도 있다. 아니면 두꺼비에게 왜 그렇게 턱을 열었다 닫았다 하냐 비웃자 "젊은 니가 나이 든 네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는 것에 화가 나서 그렇다!"라고 되받아친다. [3] 웃자리, 그러니까 나이많으신 웃어른이 앉는 자리. [4] 숭록대부(崇綠大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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