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Downforce공기역학용어로 비행기가 이륙할 때 쓰이는 양력과는 반대방향(아래)으로 작용되는 힘이다.
주로 모터스포츠에서 많이 듣게되는 용어인데, 이쪽 분야에서는 공기저항을 이용해 차체를 바닥으로 눌러 접지력을 확보하는 것을 이른다.
2. 모터스포츠
모터스포츠의 트랙은 엔진 리미티드 구간과 그립(=접지력) 리미티드 구간으로 대략 나뉜다. 엔진 리미티드 구간이 직선 구간으로 차량의 출력을 요구하는 구간이라면, 그립 리미티드 구간은 코너 구간으로 차량이 적절한 접지력으로 코너를 빨리 돌아나가는 것이 관건이 되는 구간이다. 접지력이 낮으면 작은 실수에도 차량이 스핀해버릴 수가 있는 반면, 접지력이 높아질수록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코너를 탈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추월이 대부분 코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접지력은 차량의 매우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이다.그런데 차를 끈에 묶어 매달아놓을 수도 없는 노릇, 코너를 돌 때 차량에 걸리는 횡방향 원심력을 이겨낼 방법은 차가 튕겨나가버리지 않도록 바닥으로 눌러주는 방법 뿐이다. 이때 차량 자체의 무게를 늘리지 않으면서 바닥으로 차를 붙잡아주는 힘을 생성할 방법은 공기의 흐름을 이용하는 것이다. 차량 후면의 리어윙과 리어 디퓨저, 범퍼 측면에 부착하는 카나드 등의 에어로 파츠들, 스포츠카 특유의 납작한 차체, 공기 터널이라고 할 수 있는 차량 하부 구조물들[1]이 고속 주행 시 공기의 저항을 받으며 차량을 아래로 눌러주는 다운포스를 생성한다.
표면적이 크면 클수록 공기와 맞닿는 면적이 넓어지게 되어 공력효과가 극대화되므로 전면 투영면적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차체를 최대한 크고 넓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차량의 총체적 공기저항값인 cdA를 산출해보면 일반 자동차에 비해서 무척 높은 편이기 때문에 에어로다이나믹에 치중하는 슈퍼카들은 날렵한 외모와는 다르게 비슷한 마력대의 GT카나 스포츠 세단에 비해 속칭 직빨, 즉 최고속도 성능이 다소 희생되는 경향이 있다[2].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너링의 향상으로 인해 주행안정성과 전반적인 운동성능이 높아져 눈에 가장 잘 보이는 수치인 서킷 랩타임을 단축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에, 다운포스 증대 경향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3] 현재의 스포츠카들은 과거의 스포츠카들 만큼 출력대비 최고속도가 그리 높지 않다. 그 대신 코너를 보다 높은 속도로 통과해 랩타임 자체를 단축해버리는 것이 에어로 설계의 핵심 목표이며, 슈퍼카 & 하이퍼카를 다른 장르의 스포츠카와 차별화하는 장점이기도 하다.
당연한 말이지만, 다운포스를 늘린다고 차가 바닥에 풀로 붙인 것처럼 접착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에어로다이나믹을 잘못 설계한 차가 잘 달리다 하늘로 이륙해버리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수 톤에 달하는 거대한 쇳덩어리가 제어를 벗어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기에, 한 번 일어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실제로 닛산 GT-R이 2015년 뉘르부르크링 고속코스에서 다운포스를 제대로 잡지 못해 차가 관중석으로 날아가버려서 관객 한명이 숨진 사고[4]가 있었다. 1999년 르망 24시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CLR이 날아간 사고가 있었다 #.
공기역학 부문은 모터스포츠 팀에게서 돈 빨아먹는 하마이다. 전산유체역학에 관련된 것들이 거의 대부분 그렇듯 컴퓨터만 돌려서는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기에 윈드터널 등을 이용한 실제 풍동시험이 강제되다시피 하는데, 이거 돌리는 거에 전기비가 어마무시하게 들어간다. 에어로의 중요성이 다른 모터스포츠들보다 훨씬 높은 종목인 포뮬러 1의 경우 비교적 가난한 팀들은 엔진 공급사의 윈드터널을 빌리기도 하며, 에어로 설계를 똑바로 하지 못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바닥에 머무르기도 한다.
오토바이 역시 초고속 레이싱 바이크에 한해 다운포스를 활용할 수 있다. “윙릿”(winglet)이라는 작은 에어포일을 바이크 페어링(앞바퀴 부근을 감싸는 공기역학적 구조물)에 부착하는 등 다운포스를 활용해 전륜 접지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있었다. F1 레이스 카들은 후륜 다운포스에 중점을 두지만 오토바이는 전륜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오토바이의 경우 급가속시 앞바퀴가 들리는 현상이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후륜에 다운포스를 가할 경우 전륜 들림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그러나 윙릿은 곧 반대에 부딛혔는데, “날카롭게 튀어나온 구조물을 오토바이에 다는 건 레이서에게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현재 오토바이는 다운포스 생성용 구조물을 페어링 내부에 집어넣는 방식만 허용된다.
[1]
포뮬러 1/레이스 카들의 바지보드(Bargeboard)와 같은 구조물.
[2]
F1 레이스 카들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가변형 리어윙인
DRS를 장착한다.
[3]
차량 후면에 팬을 설치해 저속으로도 다운포스를 생성한 BT46 Fan Car 기종이 있었으며, 2등과 무려 30초의 차이로 우승을 거두기도 했다. 다만 이 개조는 형평성에 어긋난단 항의 아래에 바로 사용이 금지되면서 한 대회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4]
영화
그란 투리스모에서 이 사건을 다룬 장면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