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여인

문득 뭔가 떠오른 듯 피우나가 물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거지?


-다른 이유요?


-여자지?


-여자요?


-아직도 생각을 분리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 다 들린다고. 수시로 여자 생각을 하더라고. 도시에 나가서 욕구라도 좀 풀고 싶은 거야?


피우나가 능글거리는 투로 말했다. 아찬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하, 그럴리가요. 여자 생각이야 그냥 종종 나는 거지요. 이 몸이 그래도 남자인데. 당연한 거 아닙니까?


-흠, 어떨 때 보면 또 그런 느낌은 아니던데. 뭔가 간절하게 그리운 느낌? 옛 애인을 떠올리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찬이 고개를 돌려 파우나를 바라보며 정색하고 말했다.


-제 생각을 읽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으신지도 모르겠군요.


-웃기지 마. 뭔데? 뭐냐고?


역시 통하지 않았다. 아찬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쉬며 적당히 둘러댔다.


-그냥… 떠오르는 얼굴이 있습니다. 꿈 같은 데서 가끔 보이는 여자예요. 운이 좋다면 만날 수 있겠지요…


아찬이 말꼬리를 흐렸다.


-꿈속의 여인? 운명의 상대 같은 거야? 의외의 구석이 있군?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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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여인>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