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석학은 이처럼 금석에 새겨진 다양한 문자를 탁본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문자를 해독하고 연구하는 것을 통칭하는 연구영역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마모된 문자를 해석해 그 시대의 인류학 가치를 밝히고, 숨겨진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하는 학술적 탐구라 할 수 있다. 추가로 금석문에 대해 설명하자면 금석문은 재료의 특성상 새겨 넣기가 매우 힘들고 분량이 한정되기 때문에, 그 내용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가 정교한 표현의 문장으로 정제하고, 글자를 새기는 것도 철저히 숙련된 장인의 손길이 묻어난다. 금석문은 또 그 내용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대표하는 문체와 서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문양 및 조각 등 문화의 전반적인 암호를 풀 수 있는 종합예술의 보고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석학이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조선시대 후기, 청의 고증학의 영향을 받으면서부터다. 실학자이자 서예가로 추앙받는 김정희가 당시까지만 해도 무학대사의 비석으로 알려졌던 북한산 비봉의 비석을 신라진흥왕 순수비로 고증했으며, 우리나라 최초로 금석학파를 성립시켰다. 하지만 김정희로 대표되는 조선 금석학은 이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쇠퇴의 길을 걸어, 오늘날까지 체계적인 학문적 발전이 미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