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17 00:50:38

그라도 GH1

파일:GRADO GH1.jpg [1]

1. 개요2. 특징3. 음성향

1. 개요

오직 청음[2]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만 수제 제작[3]해서 판매하는 그라도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헤드폰으로 기존 플레그쉽 헤드폰 RS1e에서 하우징 소재를 나무로 바꾼 제품이다. GH1이라는 모델명은 Grado Heritage를 줄인 것인데 말 그대로 그라도의 유산을 담습한 한정판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RS1e와 동일하거나 아주 약간 비싼 정도이다.

2. 특징

기존 플레그쉽 헤드폰 RS1과 사양이 동일하지만 GH1이 한정판이 된 큰 이유는 하우징에 사용된 나무 때문이다. RS1에서는 마호가니 목제를 사용하지만 GH1은 단풍나무를 사용했는데 단풍나무를 사용한 이유는 단단하고 질기기에 악기 그중에서도 기타에도 사용될 정도로의 장점이 있다.
파일:Grado GH1 WOOD.jpg
존 그라도(최초 그라도 헤드폰 제작자)조나단 그라도(그라도 헤드폰 후계자)

그리고 GH1 제작에는 그라도 창립자 조셉 그라도의 고향 브룩클린[4] 선셋파크에서 자란 단풍나무만이 쓰이는데 해당 지역의 목재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헤드폰이 단종된다. 현재 확인된 수량은 1000개이다.

참고로 그라도 헤드폰은 여러모로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므로 한정판이라는 말만 듣고 무턱대고 사기 전에 청음이나 기타 사용자 후기들을 접해보고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구매했다면 그라도의 이런 특징을 받아 들여야 하는게 맞다. 아니면 그라도 좋아하는 지인에게 팔던가.

일단, 그라도는 오픈형 헤드폰 전문에다가 패드가 구멍이 송송난 쿠션 소재라 다른 오픈형 헤드폰들보다 소리가 더 많이 센다. (볼륨을 크게해서 들으면 주위 사람들과 비슷한 볼륨으로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다는 드립까지 있다.) 그라도 특유의 도넛 모양 패드는 사용자가 유닛을 잡아 위치를 잡아줘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한마디로 패드가 귀에 딱 맞게 착용되었다는 느낌을 갖기 힘들다. 케이블도 거의 음향기기용 인터케이블에나 쓰일 수준으로 매우 두껍다. 그냥 두꺼운 정도가 아니라 정말 두껍다. DAP에 사용하기에도 매우 불편하고 거기에 교체가 불가능하도록 납땜된 케이블이라 리와이어링도 어렵다.

또한, 그라도는 허술한 마감으로 유명해서 박스는 매우 작고 초라하며 GH1 제품 실물도 한정판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허술하다. 얼마나 마감이 허술하냐면 패드는 케이블에 눌려서 살짝 찌그러져 있고 유닛을 잡아주는 부분의 플라스틱도 불로 잘라서 만든 것으로 이로 인하여 절단면이 거칠고 날카로운데 이 부분을 가공하지 않았다. 심지어 사출도 곳곳에 대놓고 보인다. 정말 손으로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할 정도이다. 철망 내부로 케이블 납땜 마감한 것이 보이고 케이블도 보이는 등 요즘 헤드폰에서는 매우 보기 힘든 공개적인 마감인 것은 어찌보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또한, GH1은 요즘 헤드폰들이 사용하는 알루미늄 유닛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가격대 플래그십 헤드폰 치고는 가벼운 편이다. (이러한 가벼운 무게 때문에 품질이 의심스럽다는 사람도 있다.)

3. 음성향

전체적으로 밝은 성향의 음색이며 저,중,고음이 강조된 W형으로 착색된 음색이다. 저음은 울림이 많고 어두운 음이면서도 무게감이 있다. 중음은 이와 다르게 밝고 명료하며. 고음은 중음처럼 밝고 명료하면서도 시원하고 날카롭다. 분리도는 플래그십 답게 매우 높지만 전체적으로 음이 풍부하지는 않고 섬세함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보통 이렇게 밝은 성향에서 이런 어둡고 무게감 있는 저음은 힘든데 그라도가 이런 음을 구현했다는 것은 놀라운 부분이다. 그러면서도 음이 아주 명료하고 밝기 때문에 각 음들이 확 분리되며 악기 음들도 잘 강조 되어 있어서 음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다만 공간감은 오픈형 답지 않게 좁은편이다. 아마도 전체적으로 강조된 음색때문에 공간감이 좁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나마 오픈형이라서 답답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음의 위치감이 좋으며 잔향감이 있어서 좋다.

전체적인 성능으로 따지면 같은 가격대 플래그십 헤드폰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라도는 성능이 아닌 청음으로 가치를 보아야한다. 특히 그라도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라도 특유의 모든 음이 강조되어 명확하게 표현되고 밝으면서도 생생한 착색음에 매료된 경우가 많다. 마치 연주자가 직접 옆에서 들려주는 듯한 생생한 음 표현은 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그라도는 밝은 성향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야 말로 만능에 가깝다고 생각할 정도로 팝, 포크, 락, 디스코, 바로크 어느 장르를 매칭해도 장르 매칭이 매우 우수하다. 딱하나 흠은 조용한 발라드 개열은 매칭이 별로라는 것. 이러한 장르는 조용하고 정중한 음으로 표현해야 하지만 그라도는 워낙 음의 강조가 심한지라 분위기가 확 깬다. 국내 커뮤니티에서 그라도와 최고로 잘 맞는 음악이 하드락과 헤비메탈이라고 소문이 난 것도 그라도의 이러한 성향 때문. (특히 시원스러운 고음이 특징인 SR80e이 오픈형 최강의 록 헤드폰이라고 유명해져서)

정리하자면, 그라도는 원음과 성능보다 청음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한번 꼭 감상해볼만한 헤드폰이다. 주의 할 것은 그라도는 소리 성향이 전체적으로 음이 강조되어있고 쏘는 음이 많기 때문에 음악을 너무 장시간 즐기다가는 귀의 피로가 심해진다. 되도록이면 20~30분의 시간을 정해놓고 감상하다가 쉬는게 좋다. 특히 국내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매칭이라고 알려진 헤비메탈과 락 장르는 불륨 조절에 크게 신경써줘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즐기고 난 후엔 이미 귀는 극한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참고로 옴수는 32옴이기에 그냥 직결해서 감상해도 출력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옴수가 높은 DAP나 헤드폰 앰프를 사용하면 전체적으로 음이 좀더 강조되어 분리도도 향상되고 악기 위치 감도 더 좋아진다. 다만 분리도가 상승해서 음이 소란스러운 감이 있으니 차분한 음을 선호하는 분은 그냥 직결해서 감상하자.

[1] 그라도는 특유의 투박하고 고전스러운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GH-1은 하우징까지 나무로 되어있어서 GH-1을 처음 본 사람들은 한 50년대에 제작된 헤드폰을 보는 착각까지 한다고 한다. [2] 헤드폰 제작자 존 그라도는 주파수 측정치를 보지 않고 오직 청음으로만 헤드폰을 제작한다고 한다. 이유는 측정치를 보면 실제 음이 아닌 측정치에 의존해서 제작하게 된다는 이유다. [3] 그라도 헤드폰은 브루클린 아파트 건물 본사에서 손으로 조립해서 제작하는 수제 헤드폰이다. [4] 참고로 브룩클린에 그라도 본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