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31 17:07:25

검방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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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검방을 쓰는 이유3. 검방전사가 나오는 작품4. 비슷한 용어

1. 개요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패를 동시에 든 전사를 부르는 호칭. 대다수의 게임에서 이 검방전사는 전사 계열 클래스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등장한다. 서구권에서는 Sword and Shield, Sword and Board라고 칭한다.

다만 방패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 동아시아 매체에선 방패가 천대받기에 그냥 검만 들고 나오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심하면 검만 2자루 들고 나오는 이도류로 무쌍을 찍기도 한다.

2. 검방을 쓰는 이유

이러한 검 + 방패 조합이 정석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위풍. 얄팍한 장검 하나만 들고 서 있는 것보다 크고 튼튼한 방패를 함께 들고 있으면 전체적으로 체구가 더 커 보이고 단단한 인상을 준다. 도검을 비롯한 한손무기를 쓰는 전사는 방패를 함께 드는 것만으로 폴암이나 양손 망치 혹은 양손검 같은 중병기를 든 풍채 좋은 전사들과 비벼볼만한 묵직함을 갖게 되는 것. 소형 방패는 이러한 효과는 적지만, 검 하나만 드는 것보단 확실히 심심함이 덜하다.

또 우리가 보는 동화에 나오는 기사들은 대개 검하고 방패를 동시에 들고 나올 때가 많은데, 전문가들은 이를 방패가 '누군가를 지킨다'는 상징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야말로 '정의를 수호하는 기사'의 이미지에 딱 들어맞는 것. 방패를 들면 플레이어도 이런 듬직한 이미지를 어느 정도 누리게 된다. 다만 만화나 소설에서는 방패를 들면 그 캐릭터가 둔하고 무겁게 보인다고, 또 방패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인다고 검 한 자루만 들려주기도 한다.[1]

둘째, 방어력. 태생상 전사는 좋으나 싫으나 주로 근접 전투를 해야 되는데 이러면 당연히 몬스터한테 피격당할 위험이 증가한다. 심지어 무기가 검이면 리치가 짧아서 더 위험하다! 따라서 게임 개발자들은 방패라는 방어구를 추가해 전사의 생존력을 보완하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도 이점이 있는데, 인간은 전투 상황에서 방패를 하나 든 것만으로도 든든해져서 굉장한 심리적 안정감을 얻으며,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방패로 직접 가드하는 조작이 가능하다면 더더욱. 게다가 여차할 때 상대 공격을 방패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은 더 여유 있는 컨트롤을 허락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반격할 기회를 갖게 만들어서, 역설적으로 보다 저돌적이고 과감한 전투를 가능하게 한다.

셋째, 현실성. 방패를 든 것과 안 든 것은 생존력에 천지차이가 있기에 검투사든,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든 한손무기를 쓰면 빈손에는 방패를 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아무리 나라가 돈이 많아도 제대로 된 갑옷은 대단한 기술과 노력, 시간이 들어가는 고가품이라[2] 모든 일반 병사에게 보급하기엔 난점이 많은 방어구였지만, 방패는 기본적으로 판때기일 뿐이므로 복잡한 공정 없이 대량으로 생산하는 게 가능했기에 어느 군대에서나 갑옷은 못 줘도 방패는 갖출 정도였다.[3] 때문에 뭔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한손무기를 쓰면서 빈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는다는 건 여벌의 목숨을 포기하는 짓으로 보이게 되므로 현실성을 중시하는 작품에선 의미 없이 전사의 손을 놀려두지 않는다.[4]

검술이 뛰어나다면 방패가 없어도 검만 휘둘러 공격을 막아낼 수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검으로 그런 짓을 할 수 있으면 방패로는 더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뛰어난 검술도 방패보다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주긴 어렵다. 공격의 궤도를 일일이 읽어내 막대기 한 자루 면적으로 막아내는 것과, 그냥 큼직한 판때기 하나 앞에 갖다대 막는 것 중 무엇이 쉽고 안전할지는 자명한 일이다. 애초에 아무리 무술 실력이 날고 기어도 전쟁터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화살을 칼을 휘둘러 전부 막는 건 인간의 신체능력으론 불가능하다. 물론 게임 같은 가상매체는 판타지적인 면모가 강하므로 방패보다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주는 검술이 없다곤 볼 수 없지만, 말 그대로 판타지적인 검술일 뿐으로 현실성은 떨어진다.

게다가 여러 매체에서 칼끼리 마구 부딪혀도 부러지는 묘사가 잘 나오지 않아 부각되지 않는 사실이지만, 의 내구도는 사실 일반인들이 으레 짐작하는 것보다 약하다. 현실에선 한 번만 잘못 부딪혀도 칼날이 나가고, 강한 충격에 계속 노출되면 결국 휘어지거나 부러진다. 실제 역사에선 칼잡이들끼리 결투할 경우 서로 검을 부딪히면서 의미없이 챙챙거리는 것보다는 상대가 검을 휘두를 때 생기는 허점을 찌르는 카운터를 노리거나 상대의 검격을 받아 흘려 무장을 해제시키거나 아예 검을 잡고 있는 손이나 다리 등 신체를 노려 자세를 흐트러뜨린 뒤 끝장내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애당초 검은 방어를 하라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물론 이것도 게임에만 있는 특수금속이나 제조기술로 만든 검이라며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긴 하지만, 그런 특수 금속과 공정으로 갑옷과 방패를 만들면 되지 않겠냐는 반박이 바로 제기되는 등 대충 편리한 설정으로 땜빵하려 할수록 당연히 현실성은 떨어지게 된다.[5]

3. 검방전사가 나오는 작품

  • 다크 소울 시리즈, 엘든 링
    방어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유리한 게임답게 검방의 효율이 좋다. 1,2편에서는 몇몇의 무기를 빼고 한 손 계열 무기가 그저 그랬지만 3편에선 기사를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롱소드만으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해 효율이 높아졌다. 특히 다크 소울 1, 2와 엘든 링의 경우 찌르기에 특화된 창 종류와 자검 종류의 무기들은 방패를 든 채 찌르는, 일명 가드 콕콕이라는 방식의 운용도 가능하여 매우 편안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6]
  • 마운트 앤 블레이드
    현실적인 전투를 지향하는 게임이라 방패의 활용도가 높다. 특히 눈 먼 화살에 맞아 고슴도치가 되고싶지 않다면, 그냥 끼는 것이 신상에 좋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
    시리즈 대대로 존재한 무기인 한손검은 실제로는 왼손에 검, 오른손에 방패가 한 세트인 무구이다.[7] 다만 방어에 특화된 무장들로 랜스, 건랜스가 존재하므로 한손검 자체의 방어능력은 "있기는 하다" 수준의 최악이고,[8] 몬스터 헌터: 월드 시점에 이르러서는 방패는 역시나 무기로서 불을 뿜는다. 물론, 피하기 까다롭거나 맞으면 바로 수레를 탈 공격을 긴급히 가드하는 용도로는 충분한 성능을 자랑한다.
  • 엘더스크롤 시리즈
    방패가 추가 방어력을 제공하고, 방패를 들어 공격을 블락할 수 있다.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에서는 방패로 상대를 튕겨낼 수 있고(배쉬) 이때 비틀거리는 상대방을 편하게 때릴 수 있다. 또 방패 등 장비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스카이림에서 무기나 마법을 양손에 하나씩 착용할 수 있으나, 방패는 오른손에 착용할 수 없다.

4. 비슷한 용어

RPG나 전략 시뮬레이션, 실시간 전략 게임. 액션 게임 등 무장 종류가 중요한 곳에서는 단순하게 대표 무기만으로 '검병', '도끼병' 하는 식으로 나누기보다는 주무장으로서 함께 쓰는 것을 전부 고려해서 표현하는데, 방패를 든 경우 '검방'(한손검+방패), '둔방'(한손둔기+방패), '도방'(한손도끼+방패) 등으로 표현한다. 전략 게임이라면 '검방보병', '둔방보병', RPG류라면 '둔방전사', '도방전사' 식으로 쓰인다.[9]

다만 창병의 경우 창이 얼마나 긴지가 더 중요한 데다가 장창이라면 보통 방패를 들지 않고 단창을 드는 경우는 그것대로 거의 예외 없이 방패를 들어서, 투창은 방패가 별로 중요하지 않고 궁병처럼 아예 투사병종으로 빠져서 방패를 들더라도 그냥 '창병', '장창병', '투창병'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기병 역시 중기병인지 경기병인지, 충격기병인지 궁기병인지가 운용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라서 방패 여부는 잘 표시하지 않는다. '창방보병'이나 '검방기병' 등이 전혀 안 쓰이는 것은 아니나, 사실상 백병전 보병( melee)에 대해서 주로 쓰인다.


[1] 그래도 기사같은 경우엔 방패가 없으면 밋밋한 걸 넘어서, 기사 특유의 보편적인 모습 자체가 성립이 잘 안된다. 그러한 기사의 정체성을 살려주기 위해서라도 방패를 같이 그려준다면 방패가 정면으로 다 드러나는 측면 방향으로 세우는 게 아닌, 방패가 뒤로 가려지게 반대편으로 돌려서 그리거나 아예 타지 내지는 버클러 같이, 크기가 작은 방패를 착용시킨다. [2] 가령 사슬 갑옷을 만들려면 칼질을 버틸 수 있는 양질의 철이 필요하고, 고리 하나하나를 대장장이가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며, 갑옷 장인이 그 고리를 잘 엮어야 한다. 하다못해 가죽 갑옷이라도 처리된 가죽을 온 몸을 감쌀 정도로 구해야 하고, 이를 인체의 형태에 맞춰 가공해야 한다. [3] 실제로 총기가 전장을 지배하기 전까지 단병접전을 하는 병과의 군인들은 죄다 방패로 무장하고 있었다. 냉병기 시대의 무구들 중 투사체 무기를 안정적으로 막을 수 있는 건 판금갑옷을 제외하면 방패뿐이었기 때문. 1대1 결투 상황이 아니라 작정하고 상대방을 죽이려는 야전에서 병사들의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요인을 꼽으면 압도적인 1위인 '패주로 인한 일방적 살육' 다음으로 3위와 큰 차이가 나는 2위가 화살/투석 등 투사체로 인한 사망이다. 방진을 짜고 서로 맞대결하는 중에는 양쪽 모두 상대방에게 결정적인 피해를 끼치지 못한다. 이때 피해를 입히는 것이 투사체. 어느 한 쪽이 투사체로 인한 인명 손실과 상대 방진의 물리적 압박과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기 하락으로 더 이상 방진을 유지할 수 없게 되면, 그 때부터 대량으로 살육당하기 시작하는 것이 냉병기 시대 야전의 모습이었다. [4] 실제 서양 검술서에도 단검 같은 부무장을 들거나 정들게 없으면 의자 다리라도 들라고 가르친다. [5] 상식적으로 검은 날카로움을 유지하기 위해 넓이를 최대한 얇게 만드는데, 그럼 당연히 해당 면적의 내구도 또한 떨어지게 된다. 연필 심을 갈면 갈수록 뾰족해지지만, 그만큼 부러지기 쉬워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6] 이 경우 공격 도중 적에게 반격을 당하더라도 방패에 공격이 막히기 때문에 거의 노리스크로 공격을 가할 수 있다. 다크 소울 3에서도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 도중 반격을 당할시 창이나 자검으로 가드한 판정이 나기 때문에 사실상 봉인. [7] 방패를 사용하지 않는 무기들의 모션을 보면 플레이어 헌터는 오른손잡이로 그려짐에도 방패를 오른손에 드는데, 상대하는 것이 인간급이 아닌 거대한 괴수들이기 때문에 정밀한 공격보다는 전력 방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설정이 있다. [8] 애초에 랜스, 건랜스의 방패는 상체를 전부 가리는 대형 방패인 데 반해 한손검의 방패는 기껏해야 버클러 수준이다. [9] 같은 방식으로 방패 없이 한손무기를 쌍수로 들면 '쌍검', '쌍둔' 등으로 부르며, 양손무기를 들면 '양손검', '양손도끼' 등으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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